사진  =  라인 

 

네이버가 일본 자회사 라인과 함께 일본 배달시장의 문을 두드린다. 현지업체 인수에 3300억원이라는 거액을 투입, 기존에 운영 중인 '라인 데리마'와 더불어 일본 배달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겠다는 포석이다. 국내에서만 서비스 중인 '배달의민족'의 우아한형제들이 약 5조원이라는 거액에 팔린 점을 미뤄볼 때, 네이버 입장에선 리스크가 큰 배팅은 아니라는 해석도 나온다. 


네이버+라인 3300억 공동 출자…일본 배달시장 잡겠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일본 자회사 'J 코퍼레이션'과 라인을 통해 약 3300억(300억엔)을 투입, 일본 현지 배달업체 데마에칸 주식회사의 지분 약 60%를 확보했다. 네이버가 직접 약 2250억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통해 J 코퍼레이션에 현금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J 코퍼레이션은 일본 내 펀드운용사인 미라이펀드를 통해 데마에칸 지분 30%를 사들였다. 라인은 별도로 데마에칸 지분 30%를 확보했다. 

이미 라인은 지난 2016년부터 데마에칸과 손을 잡고 파트너십을 유지해왔다. 이번 경영권 인수를 통해 데마에칸이 보유한 배달 인프라를 모두 라인 서비스에 접목시킬 수 있게 됐다. 데마에칸은 연간 3000만건의 주문건수, 가맹점수만 2만곳에 달하는 일본 최대의 배달서비스 업체다. 지난해 9월 기준, 직원수는 약 140명이다.


지진으로 뜬 라인, 코로나로 배달까지?


네이버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발생으로 모든 통신이 두절된 상황을 목격하고, 바로 그해 6월 메신저 '라인'을 론칭하게 된다. 지진으로 전화는 연결 안되지만 인터넷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는 이어지는 것에 주목한 결과였다.

그로부터 1년후 라인은 일본 열도의 1위 메신저로 자리잡았다. 거듭된 실패에서 얻은 교훈을 거름 삼았고,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총괄(GIO)이 일본에서 수년간 살다시피하면서 문화와 사회정서 등을 감안한 '준비된 성공'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라인의 이번 데마에칸 인수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시장의 크게 팽창할 것을 염두에 둔 행보로 분석된다. 앞서 라인은 자체 배달서비스 '라인 데리마' 외에도 테이크 아웃서비스 '라인 포케오' 등을 내놓으며 온오프라인 연결에 주력했지만 배달 인프라는 충분히 확충하지 못했다. 

그러나 데마에칸에 라인 인프라를 접목하는 한편, 데마에칸 ID와 라인 ID 계정을 통합해 데마에칸이 보유한 배달 역량을 고스란히 이식한다는 계획이다. 동시에 가맹점 기반의 클라우드 주방 서비스 등 다양한 신사업에 나서 종합 식품 마케팅 플래폼으로의 진화한다는 각오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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