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그라운드씬에서는 아직까지 최강팀이라 불릴만한 게임단이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e스포츠 리그에서 최강팀이 존재하지 않은 경우는 거의 없었기에, 배틀그라운드는 특이한 종목으로 분류되기도 했습니다.

자기장 등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많은 사람들이 배틀그라운드에서도 최강팀이 나오기를 바랐습니다. 팬덤이 형성되고 스토리가 만들어지게 되면 리그 흥행에도 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젠지 제외하고는 기복 심했던 팀들

배틀그라운드에서 유일하게 명문 게임단이라 불리는 팀은 젠지e스포츠(젠지)입니다. 가장 권위있는 배틀그라운드 국제대회인 펍지 글로벌 챔피언십에서 2019년 우승을 차지했고, 이후에도 국내-국제대회에서 꾸준한 성적을 기록했기 때문이죠.

안타깝게도 젠지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낸 팀은 거의 없었습니다. 프로팀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유독 배틀그라운드 리그에서는 팀들이 기복이 심한 플레이를 보여줬습니다. 1주차에 우승한 팀이 2주차에서는 탈락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대부분이었죠.

그런데 2021년부터 조금씩, 선수들과 팬들 입에 오르내리는 팀이 있었습니다.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리그를 위클리 단위로 바꾸면서 두각을 나타는 광동이 그 주인공이었습다.

2021년 광동은 PWS를 세번이나 우승하면서 국내 리그 최강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두각을 나타내기는 했지만, 아직까지는 팀들에게 두려운 대상까지는 아니었죠. 국제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고 선수들의 합이 아직까지는 완벽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2022년, 가장 두려운 팀은 광동?

선수들에게 가장 경계되거나 두려운 팀을 물어보면 각기 다른 팀의 이름이 언급되곤 했습니다. 경계되는 팀이 없다는 대답도 심심치 않게 나왔죠. 

대부분의 팀들이 기복이 심하기 때문에 운이 좋으면 우리도 우승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모두가 했고, 그래서 두려운 팀이 없다고 말하는 것도 이해가 됐습니다. 심지어는 젠지조차도 더이상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죠.

그런데 2022년, PWS 페이즈2부터 특이한 기운이 감지됐습니다. 1주차 우승팀도, 2주차 우승팀도 두려운 대상이 있냐는 질문에 모두 한 팀의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바로 광동이었습니다. 

재미있게도 이같은 발언이 나왔을 때 광동은 위클리 서바이벌 1, 2주차에서 모두 탈락한 상황이었습니다. 그것도 하위권으로 말입니다. 위클리 파이널에는 발도 들이지 못한 광동을 왜 두려워 하는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죠.

저력 보여준 3주차 위클리 파이널

광동은 위클리 파이널에 올라오지도 못하는 자신들을, 왜이리도 팀들이 두려워했는지 3주차 경기에서 그대로 보여줬습니다. 특유의 집중력과, 공격적인 전술이 폭발하면서 광동은 당당하게 3주차 위클리 파이널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매치에서 광동은 무려 30점을 추가하는 괴력을 발휘했습니다. 치킨과 20킬을 추가한 광동은 1, 2위 담원 기아(담원)와 기블리e스포츠(기블리)를 단숨에 제치고 역전 우승의 주인공이 됐습니다.

광동의 샷은 매서웠습니다. 마지막 매치에서 '레쉬케이' 김동준은 6킬을 포함 엄청난 데미지 포인트를 쌓으며 맹활약했습니다. 개인기량과 팀워크가 동시에 살아나자 광동을 막을 팀은 없어보였습니다.

최하위여도, 위클리 서바이벌에서 탈락해도 왜 팀들이 광동을 무서워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광동이 위클리 파이널에 올라오지 않기를 바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불붙은 광동의 저력은 막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했으니 말입니다.

이제 배틀그라운드 리그에서도 최강팀이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가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위기를 극복하고, 역전 우승도 가능한 저력있는 팀. 하위권에 있어도 모두가 두려워 할만한 팀이 생긴다는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2022 PWS 페이즈2는 이제 2주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 시즌 최종 우승팀이 누가될지, 어느 때보다 더욱 궁금해집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