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액은 제자리걸음, 이용자도 15%나 줄었다

사진=이베이코리아
사진=이베이코리아

신세계그룹이 약 3조4000억원에 사들인 '지마켓글로벌(옛 이베이코리아)'이 뒷걸음질치고 있다. 성장 지표로 분류되는 거래액(GMV)은 늘지 않고 있는데, 이용자는 대거 이탈하고 있다. '새벽배송' 등 킬러 서비스 발굴에 투자하는 비용은 늘어나고 있는데, 네이버·쿠팡 등 견조한 경쟁업체들로 인해 점유율 확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분석이다. 

11일 모바일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지마켓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안드로이드+iOS) 560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월(640만명) 대비, 약 14% 가량 이용자가 빠졌다. 지난 7월 옥션의 MAU는 264만명으로, 같은 기간 16% 가량 줄어들었다.

이커머스 성장 지표로 불리는 GMV 또한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지마켓글로벌의 2분기 GMV는 1% 증가한 4조497억원으로 나타났다. 앞서 1분기 GMV은 3조798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감소했다. 

실적 또한 좋지 않다. 지마켓글로벌은 2분기에 매출 3373억원을 거뒀으나 18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마켓글로벌의 영업손실은 거래액이 늘어나지 않는 가운데 물류비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업확장을 위한 '투자'로 비용 부담이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지마켓글로벌은 '새벽배송' 등 이커머스 킬러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3월 시범 운영을 시작한 새벽배송 서비스를 서울 전 지역으로 확장해 정식 시작했다. 새벽배송은 2020년 2조5000억원에서 2023년 11조9000억원으로 성장이 점쳐지는 '블루오션' 시장으로 꼽힌다.

문제는 유의미한 거래액 확대로 이어지지 않으면서, 비용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마트는 지마켓글로벌과 스타벅스코리아 인수에 따른 무형자산 감가상각비(PPA)를 매 분기 400억원씩 비용처리해 수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10년간 상각하겠다고 밝힌 금액만 1조6000억원이다. 

네이버와 쿠팡 등 이커머스 시장에서 지배적인 점유율을 확보한 사업자들이 존재한다는 점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각 네이버쇼핑 24.3%, 쿠팡 19.6%로 추산된다. 이같은 쏠림 현상이 한층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의 온라인 시장 내 쿠팡 점유율 추정에 따르면 2021년 17.4%, 2022년 20.1%, 2023년 24.9%으로, 쿠팡은 지난해 이미 이를 달성했다.

신세계그룹 편입효과도 극적이지 않다. 인수합병후통합(PMI) 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탓이다. 멤버십·물류·마케팅·페이먼트 시스템 등이 완성되지 않았다.

지마켓글로벌 관계자는 "아직은 '투자'의 단계"라고 언급했다. 그는 "3월부터 신세계그룹과 PMI가 이뤄지고 있는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여름은 이커머스 '비수기'로 꼽히는 기간이고, 빅스마일데이 등 주력 프로모션도 이뤄지지 않기 때문에 극적인 성장이 가시화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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