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친구탭'과 '채팅탭' 상단의 비즈보드 /사진=이영아 기자
카카오톡 '친구탭'과 '채팅탭' 상단의 비즈보드 /사진=이영아 기자

 

카카오 남궁훈 대표가 선언했던 카카오톡 변신이 본격화된다. 시작은 '광고' 사업 확장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광고판으로 불리는 '비즈보드'를 친구탭에 확대 적용하며 출발선을 끊었다. 그동안 비즈보드는 카카오톡 대화 목록을 보여주는 '채팅탭'에 적용돼왔다. 

1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전날 업데이트를 통해 친구탭 상단에 광고 지면을 추가했다. 기존 채팅탭에 적용되던 비즈보드를 확대한 것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광고주들의 커버리지 확장 요청 및 다양한 요구 충족을 위해, 내부 논의를 거쳐 친구탭에도 적용하게 됐다"면서 "카카오톡 사용에 있어 가급적 불편함이 없도록 꾸준히 사용성을 살펴보며 개선점을 만들어 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남궁훈 대표가 언급한 카카오톡의 대대적 변화가 시작된 것이다. 남궁 대표는 지난 4일 진행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카카오 사업 본질은 광고와 커머스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면서 하반기부터 카카오톡 변신을 통해 새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19년 처음 도입된 비즈보드는 일간메시지 수발신 100억건에 달하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하면서 연평균 50%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왔다. 현재는 카카오의 '황금알'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올해 2분기 비즈보드가 포함된 '톡비즈' 매출은 4532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가장 큰 비중(약 24%)을 차지한다.

이번 비즈보드의 확대적용은 3분기부턴 본격적인 매출로 반영될 예정이다. 추가적인 트래픽 확대 또한 기대할 수 있다. 비즈보드는 광고 내용에 따라 구매, 예약, 동영상 재생, 회원가입 등이 원클릭으로 진행되며 챗봇, 카카오톡 채널, 선물하기, 톡스토어 등 카카오톡의 다른 자산과도 연결되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비즈보드외 추가적인 광고 지면 확대도 준비하고 있다. 차세대 먹거리로 꼽은 '오픈채팅'이 대표적이다. 오픈채팅이란 서로 모르는 사람들이 관심사에 따라 대화하는 서비스로, 관심사를 검색한 후 주제에 알맞은 방을 선택해 모인 사람들끼리 카톡을 주고받는 것이다. 일간이용자가 900만에 달한다.

카카오는 카카오톡·다음·멜론 등 카카오 생태계 내 다양한 서비스에서 더 많은 관심사 그룹을 오픈채팅으로 유입하도록 접점을 넓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근 더보기탭과 다음 검색결과에 진입점을 추가했고, 채팅탭 상단에도 도입 예정이다. 올해 4분기부터는 광고를 포함해 수익모델을 본격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주목할 점은 오픈채팅방 개설 목적 자체가 관심사 기반으로 이뤄지는 만큼 주제별 맞춤형 광고가 가능해진다는 점이다. 비즈보드를 포함한 카카오의 광고는 그간 단순한 디스플레이 애드(DA) 방식으로 운영됐지만 이용자 관심사 기반 광고인 서치 애드(SA)로도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남궁 대표는 "현재 카카오 광고는 1%의 광고주가 70%의 매출을 가져오는 구조"라며 "오픈채팅 광고 도입은 '롱테일' 광고주로 확장한다는 의미"라고 언급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