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닐' 리우창헝/사진=중계화면
'닐' 리우창헝/사진=중계화면

대한민국은 e스포츠 강국입니다. 대부분의 종목에서 대한민국은 훌륭한 프로게이머를 배출하죠. 각국의 게임단은 대한민국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애를 쓰곤 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게임단은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선수들만으로도 라인업을 구성하기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리브 샌드박스가 대만의 카트라이더 프로게이머 '닐' 리우창헝을 영입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 모두가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죠. 카트라이더는 우리나라 프로게이머가 최강인 상황에서 외국인 선수는 전력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았기 때문입니다.

모두의 우려를, 자신의 실력 하나만으로 날려버린 '닐'의 활약이 그래서 더욱 대단해 보입니다. '닐'은 개인전 예선전에서 내로라 하는 선수들을 제치고 1위로 본선에 합류한 데 이어 32강에서는 조1위르 16강에 진출, 자신의 실력을 마음껏 뽐냈습니다.

'닐'은 박인수와 함께 엄청난 연습량을 소화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팀에 훌륭한 선수가 있다는 것이 좋은 자극을 만들어 준 것으로 보입니다. 결국 그는 '코리안 드림'의 첫발을 내딛는데 성공했습니다.

"사실 이렇게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일 줄은 몰랐어요.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것 같아 기분이 좋아요. 한국에 와서 정말 최선을 다했거든요. 정말 너무 기분이 좋네요.

노력을 많이 했지만 솔직히 긴장을 정말 많이 했어요. 무대 위에 올라가기 전에 구토가 나오더라고요. 제가 긴장을 푸는 방법이 기침을 하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열심히 기침을 했죠(웃음). 코로나19는 아니니 걱정하지 마세요(웃음)."

박인수와 '닐'은 이제 '절친'이라는 말이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급속도로 친해졌는데요. 비결은 하나입니다. 좋은 성적을 내고 싶은 '닐'과 원래 열심히 노력하는 박인수가 만나니, 저절로 친해질 수밖에 없는 것이었죠.

"원래 이렇게까지 열심히 연습하지는 않았는데 한국에 오기로 결정하고 난 뒤부터는 정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어요. (박)인수를 비롯해 같은 팀 동료들이 도와주고 있죠. 이자리를 빌어 정말 고맙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대만 최고의 선수인만큼 '닐'은 한국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붙고 싶은 마음이 있는 것은 당연할 것입니다. 32강 D조에서는 강한 선수가 없었기에 '닐'의 간절함은 더욱 컸을 것 같습니다.

"박인수를 비롯해 이재혁과 유창현 등 최강의 선수와 붙고 싶어요. 사실 지금 붙으면 질 것 같긴 합니다(웃음). 무대 경험을 더 많이 하고 긴장을 덜 한 상태에서 붙기 위해 최선을 다할게요.

개인적으로 문호준 선수와 붙어보고 싶긴 해요. 이왕이면 이벤트전 말고 리그에서 붙고 싶습니다. 언젠가는 문호준 선수가 리그로 돌아오기를 바라봅니다.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 드리고 앞으로도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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