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SKT타워에서 열린 KB국민은행-티맵모빌리티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에서 (왼쪽)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와 (오른쪽)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지난 19일 서울시 중구에 위치한 SKT타워에서 열린 KB국민은행-티맵모빌리티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에서 (왼쪽)이종호 티맵모빌리티 대표와 (오른쪽)이재근 KB국민은행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모바일 뱅킹 서비스 개편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KB국민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에 버금가는 '영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실력주의 경영을 앞세운 이재근 행장의 젊은 감각이 KB국민은행을 빠르게 변모시키고 있다는 평가다. 덕분에 KB국민은행의 모바일 이용자는 국내 시중은행을 넘어 핀테크 업계 최대 수준까지 불어난 모습이다.

반대로 시중은행 중 모바일 역량 확장에 가장 공을 들이고 있다고 평가되는 진옥동 행장의 신한은행은 본체인 정작 모바일 뱅킹 이용자가 급감하며 표정을 구기고 있다. 야심차게 키우고 있는 배달앱까지 큰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모바일 경쟁전에서 크게 밀리는 양상이다. 성과로 보면, 별도 조직까지 꾸리며 모바일에 공을 들인 결과가 무색해졌다는 평가다.


이재근의 젊은 감각...KB 원앱 전략으로 빛나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뱅킹에 WMTI(웰스 매니지먼트 타입 지표) 서비스를 오픈, 비대면 채널의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29일 밝혔다. KB국민은행이 자체 개발한 투자자 유형 분류 방식인 WMTI는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는 성격 유형 검사인 MBTI 검사와 유사한 방식으로 투자경험, 활동방향 등을 분석해 고객의 투자스타일을 16가지로 분류한다.

이번 서비스 오픈으로 영업점을 방문 없이 본인의 투자스타일에 대한 맞춤형 진단이 가능하며 개인화된 포트폴리오를 제안받아 더욱 종합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앞서 KB국민은행은 모바일 뱅킹 서비스 KB스타뱅킹의 대대적 개편 계획을 밝히고, KB스타뱅킹 내에 KB금융그룹 서비스의 메뉴를 고객의 흥미와 관심 위주의 UI로 개선했다. 이를 통해 고객의 일상생활과 밀접한 주식, 카드, 자동차, 통신 등 10개 카테고리를 통해 직관적으로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어 KB스타뱅킹의 계열사 콘텐츠를 처음 접해보는 고객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

또한 'KB차차차', 'Liiv M', 'KB부동산', 'KB헬스케어' 등 KB금융그룹만의 차별화된 비금융 서비스들이 전면에 배치됐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도 자동차, 통신, 부동산, 건강 카테고리를 통해 만나볼 수 있으며, 10개의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KB스타뱅킹의 일상생활 제휴 콘텐츠를 더욱 확장해 나갈 예정이다. 이른바 토스의 '원앱 전략'을 벤치마킹, 온오프라인 연계 뱅킹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웹툰-웹소설 등 MZ 콘텐츠를 추가한 데 이어, 티맵모빌리티에 투자를 진행한 것 역시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무엇보다 KB스타뱅킹은 꾸준한 업데이트를 통해 모바일앱의 이용자 환경을 크게 개선, 기존 인터넷 빅테크와의 서비스 격차를 줄여냈다. 대표적으로 휴면예금-보험금 찾기 등 주로 인터넷 전문은행이 내놨던 콘텐츠도 속속 탑재했다. 비대면 금융상품도 인터넷 전문은행에 뒤지지 않는다. 덕분에 이용자 비중 또한 2030세대가 전체의 60%에 달할 정도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의 지난 7월 순이용자 규모는 1200만명에 육박한다. 매달 이용자가 늘어나는 것이 특징이다. 

 

KB국민은행 스타뱅킹(위)과 신한은행 쏠(아래)의 최근 6개월 월간순이용자 추이 그래프/표=모바일인덱스
KB국민은행 스타뱅킹(위)과 신한은행 쏠(아래)의 최근 6개월 월간순이용자 추이 그래프/표=모바일인덱스

 


홀로 남은 진옥동의 '쏠' 7월 이용자 급감...배달앱 '땡겨요'는 존재감 희미   

반대로 모바일 뱅킹 확장에 누구보다 공을 들인 신한은행은 오히려 전달대비 이용자가 빠지며, 표정을 구기고 있다. 신한은행 인터넷뱅킹 '쏠' 앱의 7월 순이용자는 900만명으로 KB국민은행 대비 무려 500만명 가량 뒤진다. 무엇보다 지난해 말 대비, 오히려 이용자가 50만명 가량 이탈하며 역성장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100만명 가량 이용자를 끌어모은 KB국민은행과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는 양상이다. 토스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과는 아예 비교가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진옥동 행장의 야심작으로 불리는 배달 애플리케이션 '땡겨요' 또한 부진의 늪에 빠져 표정을 구기고 있다. 한류스타 '싸이'를 앞세운 매스 미디어 광고와 주요 홍보채널을 통해 홍보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정작 공공 배달앱에도 밀리는 양상이다. 지난 7월, 신한은행 배달앱 '땡겨요'의 월간순이용자(모바일인덱스 MAU)는 38만명으로 경기도 공공배달앱 '배달특급(48만명)'에도 못미치는 성과를 냈다. 배달 플랫폼 3강으로 불리는 배달의민족(2020만명)-요기요(760만명)-쿠팡이츠(420만명)와는 비교 불가다. 

특히 경쟁사들 대비 크게 떨어지는 모바일 환경(UI-UX) 탓에 이용자들이 좀처럼 모이지 않고 있다. 실제 구글의 애플리케이션 마켓 구글플레이 내 땡겨요 이용자 평점은 고작 2.5점에 불과하다. 고객문의 등 CS의 경우, 아예 경쟁력이 없다는 게시글이 수두룩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땡겨요 출시를 비롯해 블록체인 등 야심찬 신사업 진입에도 기본적으로 신한은행은 모바일 DNA가 부족해 큰 힘을 쓰지 못하는 듯 보인다"면서 "구글플레이 평점이 큰 의미가 없을 수는 있지만, 겨우 2.5에 불과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분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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