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영아 기자
/사진=이영아 기자

 

제품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가는 과정을 하나의 놀이로 여기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겨냥한 '무신사버스'가 화제다. 무신사버스는 무신사와 가상공간을 뜻하는 메타버스를 합친 용어다. 소비자들에게 다차원적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 활용, 새롭게 선보인 캠페인이다. 무신사버스에선 가상인간 '무아인'을 만날 수 있다. 무신사의 모델인 배우 유아인을 본 뜬 캐릭터로, 같이 런웨이를 걷고 쇼핑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무신사가 메타버스 쇼핑 공간을 만들고, 가상인간을 활용한 캠페인을 여럿 선보이는 것은 고객 경험 확장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스스로 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디지털 체험 요소를 강화하고 브랜드의 정체성을 녹여낸 체험 공간을 늘려 한 차원 높은 고객 경험을 선보이게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무아인과 함께하는 쇼핑...무신사버스 열렸다

지난 27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밋 메타(Meet Meta, 메타를 만나다)' 팝업 체험 공간에서는 무신사버스를 체험할 수 있다. 무신사버스는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인터넷 링크만 접속하면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웹XR' 기술로 제작돼 접근성이 높다. 무신사버스에 입장하면 본인의 아바타를 선택한다. 아바타 선택 후, 자신에게 맞는 패션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시작하게 된다. 무아인은 길을 안내해주기도 하고, 뒤돌아보며 기다려주는 등 몰입감이 뛰어난 경험을 제공한다.

런웨이를 걷다보면 무아인 화보와 함께 무신사 캐치프라이즈가 양 옆으로 등장한다. 각 쇼룸에는 캐쥬얼, 스포츠, 키즈 패션 브랜드 옷이 진열돼 있었다. 쇼룸 공간은 각기 다른 콘셉트로 디자인돼 쇼룸을 둘러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쇼룸을 둘러보다 마음에 드는 옷을 골라 직접 입어볼 수 있었다.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밋 메타(Meet Meta, 메타를 만나다)' 팝업 체험 공간에서 무신사 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영아 기자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밋 메타(Meet Meta, 메타를 만나다)' 팝업 체험 공간에서 무신사 버스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이영아 기자

 

이는 유아인이 실제로 모든 고객과 만나는 경험은 어렵겠지만 메타버스란 가상공간을 이용해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무신사버스 안에서는 다양한 세대를 넘나드는 무아인도 만나볼 수 있다. 운동을 즐기는 무아인, 어린 시절의 무아인, 여정이 끝난 다음 시니어가 된 무아인이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무신사는 무아인이 고객과 만날 수 있도록 다양한 활동 무대를 만들어왔다. 무신사 스토어에선 스포츠, 럭셔리, 뷰티, 골프, 키즈, 아울렛 등 패션 카테고리별 특성에 맞춘 무아인이 노출된다. 무신사에 입점한 다양한 브랜드 콘셉트와 스타일을 보여주는 아이콘으로 자리잡고 있는 것이다. 고객이 가상공간에서 입점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버추얼 쇼룸 '무신사 VR룸'에서도 무아인을 만날 수 있다. 쇼룸에 입장하면 무아인이 직접 나서 VR룸을 소개한다.


무신사 패션 세계관 확장...고객 락인 이끈다

무신사가 메타버스까지 영역을 넓히는 이유는 '고객 락인'을 이끌기 위해서라는 평가다. 새로운 디지털에 능숙하고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는 디지털과 오프라인을 융합한 새로운 콘셉트의 매장에 흥미를 느끼고 찾아다니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수요를 만족시켜주는 게 플랫폼의 확장 전략이 됐다는 의미다.

이승환 소프트웨어 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이제는 전문인력이 없는 기업들도 자사 서비스에 버추얼 휴먼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며 "엔터테인먼트와 유통, 교육, 금융, 방송 등 전분야에서 새로운 활용 사례가 나오고, 개발 및 신사업 기회 창출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무신사가 공개한 버추얼 휴먼 '무아인' /사진=무신사
무신사가 공개한 버추얼 휴먼 '무아인' /사진=무신사

 

메타버스를 통한 패션 콘텐츠 강화는 무신사의 정체성 또한 반영된 행보다. 2005년에 '거리 패션'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무신사는 운영 초기부터 '오픈 리포터' 제도를 도입, 사진과 패션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스트릿 스냅을 촬영할 기회를 제공하며 패션 콘텐츠의 저변을 넓혀왔다. 이는 패션 피플의 다양한 스타일과 패션 트렌드를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호응을 얻었다. 그 결과, 방대한 양의 콘텐츠가 쌓이며 오늘날의 무신사를 만들었다.

패션 콘텐츠로 색다른 고객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높은 구매 전환율로 연결시킨 것. 무신사는 스토어, 29CM, 스타일쉐어 등 꾸준히 전문 카테고리도 키워내며 지난해 거래액 총합을 2조3000억원까지 끌어올렸다. 패션 플랫폼 최초로 연 거래액 '2조 시대'를 열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무신사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400만명, 회원수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기업 가치 또한 우상향이다. 현재 무신사의 몸값은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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