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카카오브레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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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의 인공지능(AI) 연구 자회사 카카오브레인이 '헬스케어'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확대는 두 축으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의료 영상 진단 및 신약 개발 분야다. 카카오브레인은 관련 사업팀을 꾸리고 AI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브레인은 헬스케어최고책임자(CHO) 직속 조직으로 헬스케어 사업개발팀을 만들었다. 회사는 지난해 말 배웅 CHO를 영입하며 헬스케어 분야 사업 확대를 위한 초석을 다졌다. 배 CHO는 연세대 의용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카이스트 바이오및뇌공학과를 거쳐 헬스케어 기업 '뷰노(VUNO)'에 선임연구원으로 몸 담았다. 뷰노는 AI 기반 의료기기 전문기업으로, 의료영상 진단 솔루션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카카오브레인의 헬스케어 사업개발팀은 의료 진단 분야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의료영상을 수집해 AI로 학습시켜 의사를 보조할 수 있는 수준의 판독 능력을 갖추고, 이를 사업화하겠다는 것이다.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전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의사들이 이미지를 보고 판독문을 쓰는 공수를 덜어주는 기술은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는 게 회사 측 생각이다. 이를 위해 사업개발팀은 비용 효율화를 포함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에도 나선다.

배웅 카카오브레인 CHO /사진=카카오브레인 제공
배웅 카카오브레인 CHO /사진=카카오브레인 제공

의료 영상 진단과 더불어 힘을 싣고 있는 분야는 신약 개발이다. 카카오브레인은 지난해 AI 올림픽 '캐글'의 그랜드마스터이자 카이스트 생명화학공학과 출신인 이유한 박사를 신규 영입하며 AI 신약 개발팀을 꾸렸다. 이후 인실리코 물질개발 및 AI 개발 경력이 있는 연구원들이 팀에 대거 합류했다. 파트너도 속속 확보했다. 올해 AI 기반 신약 개발기업인 '갤럭스'에 50억원을 투자했고, 함께 향후 5년 내 AI 기반 항체 신약 설계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AI 기술 회사인 카카오브레인이 헬스케어 사업에 주력하는 이유는 '효용성' 때문이다. 기술은 연구할 때가 아닌 사용될 때 그 진가가 빛을 발한다는 것. 김일두 카카오브레인 대표는 "카카오브레인의 기술은 세상의 가장 중요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쓰이고 싶다"며 헬스케어 사업 구상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다.

궁극적으론 헬스케어 사업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게 목표다. 국내 법과 제도가 아직 미미할뿐더러 해외 시장 확장성 또한 크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지난해 발표한 '디지털 헬스 산업 분석 및 전망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 규모는 2027년 5080억달러(약 720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실제 카카오브레인은 올해 카카오로부터 유상증자를 통해 400억원을 수혈받았다. 카카오브레인은 헬스케어 연구에 활용되는 초대규모 AI 등 신기술 개발과 사업 역량 고도화에 자금을 투입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일본 등 주요국에서 관련 법 개정, 원격진료 허용 등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 개발 여건이 형성되고 있다"며 "소위 빅테크 기업으로 불리는 애플, 화웨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지난 10년간 관련 특허를 300건 이상 출원했다. 헬스케어 시장성이 높다는 방증"이라고 언급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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