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워치 울트라 /사진=애플 행사 영상 갈무리
애플워치 울트라 /사진=애플 행사 영상 갈무리

 

애플이 이르면 내년부터 자사 제품에 자체 제작 디스플레이를 사용하기로 해 그동안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던 한국 기업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란 외신 보도가 나왔다.

11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애플이 삼성, LG 등 기술 파트너의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더 많은 부품을 자체 제작키로 했으며, 빠르면 2024년부터 자사 모바일 기기에 자체 맞춤형 디스플레이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조치는 디스플레이 주요 공급 업체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워치에 자체 제작 '마이크로LED' 쓴다

보도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말까지 애플워치 최상위 제품인 '애플워치 울트라'의 디스플레이를 자체 제작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마이크로LED로 변경하고, 이 디스플레이를 아이폰 등 다른 제품군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미이크로LED 디스플레이는 애플 사내에서 설계 및 개발된 첫 제품이 될 전망이다. 지금까지 애플은 삼성, LG, 재팬디스플레이, 샤프, BOE 등 다양한 제조사로부터 디스플레이를 공급받아 왔다. 이번 제품 개발은 애플이 주도하지만, 생산은 외부 업체에 맡길 가능성이 크다.

애플 M1 칩셋 라인업 /사진=애플 제공
애플 M1 칩셋 라인업 /사진=애플 제공

이 같은 행보는 애플이 그동안 파트너로부터 공급받던 부품들을 자체 제작으로 교체하려는 전면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회사가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에 대해 더 많은 통제권을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애플은 지난 2020년부터 맥에 인텔 칩 대신 자체 제작한 '애플실리콘'을 탑재하기 시작했으며, 아이폰의 무선칩 역시 자제 제작품으로 교체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의 자체 제작 디스플레이 전환은 이미 수년 전부터 추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애플은 마이크로LED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럭스뷰(LuxVue)'를 인수한 바 있다. 또 지난 2018년에도 애플이 마이크로LED 관련 특허를 내고, 팀을 꾸려 연구하고 있다고 보도된 바 있다.


삼성·LG에 미치는 영향은?

애플 아이폰은 소형 OLED 디스플레이 시장의 최대 고객사 중 하나로, 최신 제품인 '아이폰14' 시리즈의 삼성디스플레이 공급 비중은 82%에 달한다. 애플워치 디스플레이의 경우 LG디스플레이가 1차 공급사다.

애플의 자체 마이크로LED 디스플레이 개발 소식이 처음 제기된 게 아닌 만큼, 당장 OLED 밸류체인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국내 OLED 산업 내에서 애플워치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매출 규모가 크지 않고, 상대적으로 가격이 훨씬 높은 마이크로LED를 아이폰 등에 본격적으로 확대하기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대형 화면에 마이크로LED 도입시 생산 비용 효율성이 낮아 아이폰 같은 더 큰 화면의 제품으로 단기간에 확장 가능할 것으로 보기 어렵다"며 "현재 워치용 패널 가격과 비교해 마이크로LED 기술을 적용한 워치 패널의 가격이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실제 적용 가능 시점은 25년 이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아이폰 등으로 확대 적용되는 시점은 빠르면 2026~2027년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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