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3사가 차세대 통신 기술 '오픈랜(개방형 무선접속망)' 연구개발(R&D)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된다. 오픈랜은 각각 다른 제조사의 통신장비를 연동해 쓸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오픈랜 도입시 이동통신사가 원하는 장비를 맞춤형으로 선택해 특정 네트워크 제조사에 대한 종속성을 탈피하고, 운용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이 기술은 5G는 물론 차세대 통신기술인 6G 효율화에 필수적인 요소로 꼽힌다.
오픈랜은 무엇?
1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통신3사는 오픈랜 기술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다양한 제조사 기지국 장비를 서로 연동하게 되면 기존보다 더 효율적으로 망을 구축해 안정적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통신3사는 글로벌 통신사와 함께 국제 오픈랜 표준화 단체 'O-RAN 얼라이언스'에 참여해왔다. 오픈랜 기술 핵심인 '개방형 표준'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통신사와 장비 제조사가 제공하는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SW)에 대한 표준이 마련되면 각 사업자별 장비를 상호 연동하기가 용이해진다.
또하나 중요한 지점은 무선 기지국 운용체계 SW와 하드웨어 장비를 분리하는 것이다. 이는 장비 제조사에 상관없이 SW만 업데이트 하면 되는 환경을 구현하기 때문에 통신사가 한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한 여러 회사 통신 장비를 함께 사용할 수 있어 기지국을 촘촘히 구축해야 하는 5G·6G 통신 운용 효율성도 높아지는 효과가 있다.
통신3사, 오픈랜 R&D '잰걸음'
최근 이같은 통신3사들의 노력이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 먼저 SK텔레콤은 지난 10일 글로벌 통신장비 기업 '노키아'와 클라우드 기반 오픈랜 가상화 기지국 상용망을 설치, 안정적 5G 속도 및 커버리지 성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뿐만 아니라 양사는 트래픽 자동 최적화가 가능한 '지능형 기지국 제어장치(RIC)' 개발·검증에도 성공했다.
지능형 기지국 제어장치는 기지국별로 동시 접속자 수, 트래픽 규모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해 부하가 큰 트래픽을 인접 기지국으로 분산시키는 방식이다. 이를 활용하면 대형 경기장·공연장 등 일시에 많은 인원이 몰리는 공간 트래픽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안정적 서비스를 제공하고, 체감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KT 또한 일본 대표 통신사 'NTT도코모', IT기술 장비·서비스 기업 후지쯔와 협력해 5G 기지국 장비 연동 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융합기술원에 오픈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자체 개발한 5G 기지국 장비와 후지쯔 장비를 연동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오픈랜 연동 규격을 제안해 오픈랜 얼라이언스로부터 표준 승인을 받았다. KT가 제안한 규격에는 국내 5G 무선망 환경에서 사용 중인 설정값과 구성 방식이 담겼다. 국제 오픈랜 규격에 국내 망과 환경 조건이 반영될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간 오픈랜 얼라이언스에서 제시한 분산장치와 무선장치간 인터페이스는 국내에서 사용 중인 설정값 등이 고려되지 않아 실제 적용은 물론, 국내 통신 부품기업들이 외국 망을 구축하기도 어려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이달 초 노키아 및 국내 통신장비 제조사 '삼지전자'와 협력해 5G 오픈랜 글로벌 표준 시험망 구성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LG유플러스 상용 코어망을 활용해 노키아 '오픈랜 분산자치(O-DU)'와 삼지전자 '오픈랜 무선장치(O-RU)'를 연동하는 시험을 진행한 것이다. O-DU와 O-RU는 오픈랜 국제 표준 규격에 기반한 기지국 장비다.
시험망 구성이 성공하며 LG유플러스는 오픈랜 통합 솔루션을 확보했다. 향후 LG유플러스는 이들과 협력을 지속해 국내 통신환경에 적합한 오픈랜 장비를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또 LG유플러스는 지난달 오픈랜 얼라이언스가 주최한 글로벌 '플러그페스트' 행사에 참여해 RIC·기지국·단말 간 연동 검증 결과를 소개하기도 했다.
오픈랜 생태계 확장 본격화는 5G·6G 시장 안착은 물론, 국내 통신장비 사업자들에게도 새로운 기회로 다가올 전망이다. 오픈랜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비 종류에 대한 한계가 사라지게 되면 기능과 가격 등에 강점이 있는 국내 기업들이 시장 공략에 나설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국내 중소 통신장비업체 관계자는 "통신장비 업계도 오픈랜 표준화가 확립되는 시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표준화가 이뤄지면 과거 타사 장비가 들어가있는 기업을 공략하지 못했던 반면, 가격과 기능에 대한 강점을 내세워 '윈백'을 노릴 수 있는 지점이 많아진다"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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