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테크M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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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상공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3사가 도심항공교통(UAM) 시장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상용화 시점을 오는 2025년으로 꼽은 가운데 통신3사들은 이에 앞서 진행되고 있는 국토교통부 '한국형 도심항공교통(K-UAM) 그랜드챌린지' 1단계 실증사업에 뛰어들어 기술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환경·교통혼잡 한번에 해결

UAM, 이른바 '에어택시'는 도심 내에서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차세대 교통 체계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기체 ▲버티포트 ▲서비스형 모빌리티 플랫폼(MaaS) ▲상공망 통신 등 다양한 기술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버스나 택시처럼 사람이 직접 탑승하는 기체는 '개인용 비행체(PAV, Personal air vehicle)'가 사용된다. 이 기체는 '전기 동력 기체(eVTOL, electric Vertical Take-Off and Landing)'이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며,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즉, 도심 인구 과밀화로 초래되는 환경 문제와 교통혼잡 현상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발생 소음 또한 일상 대화 수준에 불과하다. 속도는 시간당 150~300킬로미터(km) 수준이며, 비행기와는 달리 저고도에 해당하는 300~600미터(m)에서 운행된다.

SKT가 'CES 2023'에서 선보인 'K-UAM' 가상 체험/사진=SK텔레콤 제공
SKT가 'CES 2023'에서 선보인 'K-UAM' 가상 체험/사진=SK텔레콤 제공

수직 이착륙이 가능해 별도 활주로는 필요치 않지만, UAM 기체 또한 일종의 공항 역할을 하는 '버티포트'가 필요하다. 버티포트는 기체 이착륙은 물론, 전기 배터리 충전 및 정비까지 제공해야 한다. 쉽게 말해 UAM 체계가 구동될 수 있는 물리적 인프라를 담당하는 셈이다.

'MaaS'의 경우 UAM 기체와 다양한 지상 교통수단을 연계하는데 있어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버스, 택시, 철도와 UAM 기체에 대한 데이터를 통합해 사용자에게 최적의 루트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특히 모든 교통수단에 대한 검색·예약·결제가 단일 플랫폼 이뤄지는 환경을 조성한다.

UAM 기체에 대한 안정성은 '상공망 통신'이 책임진다. 도심 하늘을 날아다니는 만큼 기체 제어, 충돌 회피, 경로 변경 등을 구현하기 위한 실시간 통신 서비스가 뒷받침 돼야 하기 때문이다. 또 탑승객이 기체를 탑승한 상태에서도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에서도 필수적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기체부터 인프라까지, 발빠른 SKT

SKT는 오는 2025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반 기술 개발 확보 및 협력 체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2020년 결성된 국토교통부 주관 산학연관 협의체 'UAM 팀 코리아'에서 '통신·플랫폼·관제' 기술 개발에 매진 중이다. 또 한화시스템, 한국공항공사, 한국교통연구원, 한국기상산업기술원 등과 컨소시엄을 꾸리고 국토부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유영상 SKT 대표가 지대한 관심을 갖고 직접 관련 행보에 나서고 있다. 12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유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글로벌 가전·정보기술(IT) 박람회 'CES 2023'에서 조벤 비버트 조비에이션 최고경영자(CEO) 등과 경영진 회동을 갖고, 한국형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를 위한 사업 협력 구체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논의 내용은 ▲조비 에비에이션 기체 도입시 필요한 형식증명 절차 ▲초기 UAM 수요 발생을 위한 시범 사업 추진 방안 ▲항공기 이착륙장 '버티포트 인프라' 조기 확보를 위한 아이디어 등이다.

미국 새너제이 조비 에비에이션 생산시설에 있는 UAM 항공기 앞에서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션(왼쪽) CEO와 유영상 SKT CEO가 촬영하는 모습/사진=SK텔레콤 제공
미국 새너제이 조비 에비에이션 생산시설에 있는 UAM 항공기 앞에서 조벤 비버트 조비 에비에이션(왼쪽) CEO와 유영상 SKT CEO가 촬영하는 모습/사진=SK텔레콤 제공

조비 에비에이션은 글로벌 UAM 기체 제작 분야 선두기업이다. 이들이 제작한 기체는 글로벌 시장에 공개된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중 가장 먼 거리(249km·시간당 17m)를 가장 빠르게(시간당 330km) 비행할 수 있는 독보적 기술역량을 갖췄다는 평을 받고 있다. SKT는 지난 2월 조비 에비에이션과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맺고 내년부터 상용화가 가능한 기체에 대한 국내 독점권을 확보했다.

지난 8월에는 한국항공우주연구원(KARI)와 통신3사 중 처음으로 5G 상공망 구축에 나섰다. 대용량 데이터 전송, 저지연, 끊김없는 연결성 등 안정적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 향후 SK텔레콤은 UAM 통신 인프라 구축을 위해 ▲고도별 커버리지 확보 ▲통신 링크 안정성 확보 ▲상공망과 지상망, 상공망과 상공망 간 5G 통신 간섭 영향 최소화 등 주요 과제 해결에 나설 예정이다.


'UAM 전용 5G 항공망' 구축 완료한 KT

KT 또한 지난 2017년을 시작으로 현재 국토부 실증사업에 참여 중이다. KT가 꾸린 '연합군'은 현대자동차, 인천공항공사, 대한항공, 현대건설 등 각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사업자들이다. 

KT는 지난해 10월, 국내 이통사 중 처음으로 'UAM 전용 5G 항공망' 구축을 완료하고, 성능 검증을 마쳤다. 이 항공망에는 KT가 자체 개발한 '3차원 커버리지 최적 설계' 기술과 '네트워크 슬라이스' 기술 등이 적용됐다. 3차원 커버리지 최적 설계 기술은 평면적 공간에 적용하는 지상 커버리지 최적화와는 달리, UAM 운항구간을 3차원으로 모델링해 간섭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다. 

KT 관계자가 전남 고흥항공센터 일대에 구축한 UAM 전용 5G 항공망의 성능을 시험하는 모습
KT 관계자가 전남 고흥항공센터 일대에 구축한 UAM 전용 5G 항공망의 성능을 시험하는 모습

네트워크 슬라이스 기술은 특수, 일반 등 목적에 따라 트래픽을 분리해 주요 트래픽에 대한 전송 품질을 안정적으로 제공한다. KT는 이같은 항공망을 K-UAM 컨소시엄사와 중소 기체 제작사, 운항사에 지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시험 비행에서 항공망 프로파일과 설계, 운영 노하우 등을 축적한다는 전략이다.

KT는 이처럼 구축한 항공망에 양자암호통신 및 위성통신 기술을 더해 보안성과 신뢰성까지 다질 계획이다. 앞서 KT는 국내 1km 구간에서 무선 양자암호통신을 실증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UAM 서비스 보안성을 강화하고, 그룹 내 위성서비스 기업 'KT SAT'을 통해 저궤도 위성 서비스를 접목, 끊기지 않는 통신 환경을 구현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 5G 기반 UAM 교통관리 맡는다

LG유플러스는 5G 네트워크 기반 UAM 교통관리(UATM) 서비스에 초점을 맞췄다. 비행 중인 기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상공 교통 흐름을 통합 관리하는 일종의 '관제탑' 역할을 맡는 것이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카카오모빌리티, GS칼텍스, 제주항공, 파블로항공, 영국 버티컬에어로스페이스 등 국내외 사업자들과 컨소시엄을 구축했다. LG유플러스 컨소시엄은 안정적 상공통신망과 교통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안정성을 검증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와 부산시가 추진 중인 UAM 상용화 조감도/사진=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와 부산시가 추진 중인 UAM 상용화 조감도/사진=LG유플러스 제공

이는 지상과 상공 환경이 달라 데이터 전송 지연시간이 증가하는 '핸드오버'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LG유플러스는 상공 전파환경에 적합한 핸드오버 메커니즘을 연구해 ▲지연시간 최소화 ▲이착륙 및 운항 관제 지원 ▲운항 경로 이탈 시 비상 관제 지원 등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타사와 차별화된 지점은 LG유플러스가 국토부에서 추진 중인 실증사업 외에 부산 소재 지역 기관들과 협력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이다. LG유플러스 컨소시엄과 부산시는 ▲UAM 운항 경로 실환경 비행 연구 ▲권역별 버티포트 입지 조건 연구 ▲운용조건 연구 등 기초연구를 착수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LG유플러스는 오는 2026년까지 UAM 상용화 노선을 1개 이상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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