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네이버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사진=네이버

네이버가 올해 채용 속도 조절을 이어가며 비용 효율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글로벌 경기불황으로 정보기술(IT) 업계에 채용 한파가 닥친 가운데, 네이버 경영진은 '위기관리'를 경영 키워드로 내건 바 있다. 올해도 경기불황이 지속될 전망인 만큼, 인건비 통제에 나선 것이라고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22일 IT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최근 진행 중이던 경력 채용을 결국 중단했다. 네이버 경력 채용에 지원한 개발자 A씨는 "수시 채용 절차를 진행하던 와중에 채용 절차 중단을 전달받았다. 사람 뽑는 부서가 많이 줄었다고 이야기는 전해들었지만, 막상 맞딱뜨리게 되니 막막하다"라고 전했다.   

핵심 계열사로 꼽히는 네이버웹툰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네이버웹툰 개발직군 신입 수시 채용에 지원한 B씨는 "면접을 기다리던 와중에 내부 사정으로 채용 절차를 더는 진행할 수 없다는 회사 측의 연락을 받았다. 관련 직무 채용이 열리면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답변은 받은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 경영진이 강조한 인건비 통제가 가시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2020년에서 2021년 사이, 인재 확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공격적인 채용을 진행한 결과 비용이 증가했다"며 "2022년 인건비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통제하기 시작했다"고 말한 바 있다.

실제 코로나19 사태로 찾아온 IT 업계의 호황 속에 개발자 등을 대거 채용했던 당시(2021년) 네이버 인건비는 매 분기 두 자릿 수 이상으로 가파르게 뛰었다. 2021년 상반기엔 전년 동기 대비 40% 이상의 상승률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김 CFO 등 경영진이 새롭게 선임되자,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지난해 4분기 인건비로 4700억원 가량을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8% 가량 증가한 것으로, 증가폭이 크게 둔화했다.

올해도 채용을 줄이며 인건비 효율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성과급을 대폭 삭감하는 등 조치도 취했다. 이달 초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023년은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경제 상황에 직면하고 있고, 네이버 역시 당분간 매우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가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네이버의 지난해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8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1.6% 감소하며 4년 만에 역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들은 비용 절감에 들어간 상황에서 네이버 또한 마케팅비, 인건비를 줄이는 등 효율화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다만, 네이버 측은 '채용동결'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네이버 관계자는 "필요한 인력은 계속 충원한다는 채용 기조에 변함은 없다"라고 강조했다. 네이버웹툰 또한 "채용은 경영 계획과 수요를 감안해 유동적으로 운영한다. 올해는 불확실한 대외 환경으로 인해 보수적인 채용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