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다다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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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로 인공지능(AI) 돌풍을 일으킨 오픈AI가 새로운 초거대 언어모델(LLM) 'GPT-4'를 공개했다. 기존 GPT-3.5 모델 대비 성능과 활용도가 대폭 향상된 점이 특징이다. 

GPT 모델을 기반으로 AI 사업을 추진 중인 SK텔레콤, 베스핀글로벌 등 국내 기업들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 등장한 GPT-4를 기반으로 서비스 고도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 똑똑하지만 안전하게

GPT-4는 이전 모델에서 발생했던 여러 문제점들을 개선한 것은 물론, 더 '사람같은' 모습으로 고도화가 이뤄졌다. 다만 매개변수 등 구체적 사항은 공개되지 않았다.

14일(현지시간)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GPT-4가 이전 모델보다 더 창의적이고, 오류를 덜 내며, 덜 편향적"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GPT-4에는 '멀티모달' 기능이 적용됐다. 문자와 텍스트 뿐만 아니라 이미지까지 받아들이고 이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예를 들어 사용자가 곰팡이 핀 피자 사진을 입력하고 "피자 맛있겠지?"라는 질문을 던지면 "곰팡이가 있는 피자는 건강에 해롭습니다"라고 대답하는 방식이다.

/사진=오픈AI 홈페이지
/사진=오픈AI 홈페이지

샘 알트먼 CEO는 "이번 버전은 멀티모달 기능으로 인해 기존보다 더 다양한 프롬포트를 이해할 수 있다"며 "전보다 창의성 높은 결과물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대용량 텍스트 처리도 가능하다. 오픈AI에 따르면 GPT-4는 영어 기준 2만 단어 이상을 한번에 기억하고 이해할 수 있다. 이는 A4용지 기준 약 5장이 넘는 분량이다. 이전보다 문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오픈AI는 GPT-4 모델이 미국 모의 변호사 시험에서는 90번째, 대학 입학 자격시험 SAT 읽기와 수학시험에서는 각각 93번째와 89번째 백분위수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SAT 등 주요 시험에서 상위 10%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기존 GPT-3.5 버전에서 발생했던 문제도 개선했다. GPT-3.5 기반 챗GPT는 인터넷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학습해 사용자 질문에 대한 답을 제공했다. 정답보다는 문맥상 답과 가장 유사한 정보를 기반으로 답하곤 했다. 이 때문에 틀린 답도 맞는 것처럼 대답하는 '환각현상'이 문제로 지적돼왔다.

오픈AI에 따르면 GPT-4는 의료 등 전문적 질문에 대해 이전보다 29% 더 정확한 답을 제공할 수 있다. 또 비윤리적인 질문에 응답할 가능성도 82% 더 줄었다. 다만 오픈AI 측은 "약점을 일부 개선했지만,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韓 기업 새로운 국면 맞이할까

GPT-4는 챗GPT 유료 버전 '챗GPT 플러스'에 우선 공개된다. 또 대기를 거쳐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 형태로도 제공될 예정이다. 

글로벌 기업들은 이미 GPT-4에 대한 탑재 계획을 밝혔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즉각 자사 검색엔진 '빙'에 GPT-4를 탑재한다고 선언했다. 구글과 'AI 전쟁'을 벌이고 있는 만큼, 격차를 벌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또 오픈AI 측은 교육 기술 기업 '듀오링고', '칸아카데미'와 핀테크 스타트업 '스트라이프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제품에 GPT-4를 통합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도 소매를 걷어붙였다. SK텔레콤, 베스핀글로벌 등 GPT-4 고도화 계획을 밝혔던 기업들은 이미 고도화 계획을 수립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SK텔레콤은 챗GPT 및 GPT-4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를 병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과 챗GPT를 연계해 사용자가 채팅을 통해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GPT-4 등장 이후 SK텔레콤은 구체적 적용 방안에 대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AI 기반 클라우드 관리 플랫폼 '옵스나우360'을 띄운 베스핀글로벌은 당장 다음달부터 GPT-4를 서비스에 적용할 예정이다. 옵스나우 360은 클라우드 운영 관리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통합 제공할 뿐만 아니라, AI를 더해 완전한 자동화를 구현한 점이 특징이다. 자산 관리부터 비용 관리, 보안 관리, 개발·운영 ▲장애 감지 등 핵심적 클라우드 관리 요소를 자동화한 것이다.

베스핀글로벌 관계자는 "지금 계획으로는 4월부터 GPT-4를 적용한 오픈베타 서비스 진행이 예정돼있다"며 "이번 GPT-4는 한국어 능력이 향상돼 챗봇 뿐 아니라 AI 콜 봇 서비스에도 적용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가은 기자 7rsilve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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