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디미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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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폭락했던 주요 가상자산 가격이 이번주 폭등했다. 하락폭을 모두 회복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 비트코인은 3600만원대를 재돌파했다. 이더리움도 250만원 재돌파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미국 은행 줄파산으로 위기를 맞았던 가상자산 시장이 미국 정부의 은행 자금 지원 프로젝트 발표와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에 상승세를 탄 모습이다.


일주일새 1000만원 올랐다...32% 폭등한 비트코인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18일 오전 9시 기준 비트코인은 전주 동시간 대비 32.42% 상승한 개당 3617만6000원에 거래됐다. 지난주 260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비트코인이 일주일만에 1000만원 이상 급등한 것이다. 

이달 들어 미국 소재 은행들이 줄줄이 파산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은 순식간에 하락했다. 이달 초 크립토 친화적인 미국 소재 은행 실버게이트가 파산했다. 가상자산 거래소 FTX와 알라메다 리서치를 주요 고객으로 뒀던 실버게이트는 은행 규제 기관의 조사, 의회 조사 및 미국 법무부의 조사에 직면하면서 결국 파산을 선택했다.

비트코인 차트 / 사진=업비트

또 지난주 실리콘밸리은행(SVB)도 뱅크런 사태로 인해 순식간에 파산했다. 예금인출 요청이 늘면서 18억달러를 손해보고 매도 가능 보유채권을 팔았는데, 이 조치가 더 많은 예금인출 요청과 더불어 주가 폭락을 불러온 것이다. 아울러 미국 금융당국은 뉴욕 시그니처 은행도 폐쇄조치했다. 은행 시스템 리스크 전염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

하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가 은행 유동성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격 기업에 총 250억달러(약 33조원) 규모의 유동성을 제공하는 은행 자금 지원 프로그램 출범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연준은 실버게이트, 실리콘밸리, 뉴욕 시그니처 은행의 파산 및 폐쇄 조치에 따른 은행 붕괴 시스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난 13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번 은행권 위기 관련 연설에서 "행정부의 신속한 조치는 국민들에게 미국 은행 시스템이 안전하다는 확신을 줘야 한다. 미국 납세자들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어떠한 부담도 지지 않을 것이다. 반면 은행 투자자들은 보호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의회와 규제 기관에 은행 규칙을 강화할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 은행 줄파산에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조절에 나설거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CME Fedwatch)에 따르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오는 3월 2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준비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25bp) 인상할 확률을 82.7%로 점치고 있다. 금리 동결 가능성은 17.3%다.

또 지난 15일 미국 노동부는 2023년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0.3% 상승)를 하회하는 수치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4.6% 상승해 예상치(5.4% 상승)를 하회했다. PPI는 시간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반영된다. 아울러 미국 금리스왑 시장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이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100bp(1%p)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 줄파산 문제를 미국 정부가 나서서 해결한 가운데,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까지 높아지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훈풍이 부는 모습이다.


비트코인 따라가는 이더리움...요지부동 리플

이더리움도 비트코인과 덩달아 급등했다. 이더리움은 전주 동시간 대비 22.08% 상승한 개당 236만3000원에 거래됐다. 이번주 이더리움과 관련된 주목할만한 소식은 업그레이드 소식 뿐이었다. 지난달 테스트넷 업그레이드를 성공한 이더리움은 내달 메인넷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 외신에 따르면 이더리움 코어 개발자들이 오는 4월 12일 상하이 하드포크를 진행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더리움 차트 / 사진=업비트

이번 일정은 개발자 투표를 거친 뒤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상하이 하드포크는 스테이킹(예치)했던 이더리움과 보상 물량까지 출금할 수 있는 대형 업그레이드다. 업그레이드 소식 이외에 특별한 이슈가 없었던 이더리움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영향을 받아 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리플은 비트코인 급등에도 요지부동이다. 리플은 전주 동시간 대비 0.19% 하락한 개당 500원에 거래됐다. 500원대를 회복하긴 했지만 유의미한 가격 변화를 보이진 않았다. 최근 리플 가격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의 소송 소식에만 반응하고 있다.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리플 차트 / 사진=업비트

외신에 따르면 J.W. 베렛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자문위원이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SEC는 리플을 과소평가했다. 그들은 리플과의 법정 싸움이 이렇게 길어질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며, 합의로 끝나길 바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만약 SEC와 리플의 '미등록 증권 소송'의 약식재판 결과가 나오더라도, SEC가 항소하고 대법원까지 사건이 올라간다면 최종 판결까지는 4~5년까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카카오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는 전주 동시간 대비 8.3% 상승한 개당 332.4원에 거래됐다. 또 네이버 관계사 라인이 발행한 가상자산 '링크'는 전주 동시간 대비 8.1% 상승한 개당 5만4700원에 거래됐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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