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코인마켓캡
사진=코인마켓캡

 

국내 디지털 자산 시장의 법적 기준이 될 디지털자산기본법 도입이 다가온 가운데, 국내 시장 획정을 두고 토종업계 및 학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일각에서 주장하고 있는 업비트의 독과점 논란과 관련, 코인 시장의 특성 상 바이낸스 등 해외 사업자까지 범주에 넣어야한다는 것이다.

20일 글로벌 코인 통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최근 24시간 기준 바이낸스의 일거래량은 29.6조원으로 업비트(3.7조원)의 7배에 달한다. 특히 바이낸스의 국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사용자는 24만명 규모로, 국내 3위 코인 거래 사업자인 코인원과 유사한 규모다. 아울러 바이비트 등 일부 해외 거래소는 국내 유튜브 인플루언서 마케팅을 통해 수십만명의 이용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국내에서 바이낸스 등 해외로 빠져나간 코인 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지난 19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이 발표한 '22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래블룰' 시행 이후인 지난해 하반기 국내 거래소에서 외부로 출금된 가상자산 규모는 총 30조6000억원에 달한다. 특히 해외로 빠져나간 자금은 20조원 규모에 이른다. 

국내 코인 거래업계 한 관계자는 "통상 가상자산 투자자들은 바이낸스처럼 유동성이 풍부한 해외 거래소를 사용하거나, 국내엔 상장되지 않은 여러 가상자산을 거래하려는 경우 국내 거래소에서 해외 거래소로 자금을 보낸다"며 "국내 거래소에 원화를 입금해 가상자산을 사들인 후 해당 가상자산을 해외로 보내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쉽게 말해 단기 투자자금은 보통 업비트나 국내 거래소 대신, 해외 거래소를 더 선호한다는 것. 업비트의 독과점 논란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이야기다.

학계에서도 코인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 해외 사업자 현황을 면밀히 관찰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상승 서울대학교 교수는 지난 16일 열린 'DCON 2023: 건전한 시장 조성을 위한 디지털자산 컨퍼런스'에서 "빗썸이 2018년 점유율 89%, 업비트가 2021년 점유율 84%을 기록하며 거래소의 독과점 문제가 제기돼 왔지만 글로벌 1위 거래소 바이낸스와 국내 1위 업비트의 격차는 상당하며, 가상자산의 특성상 바이낸스와 업비트 모두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그는 시장 경쟁압력은 높고, 사용자 락인 효과도 꾸렷히 보이지 않는다"면서 "경쟁이 치열한 상태에서 좋은 거래소에 사람들이 몰리는 상황이며, 업비트의 시장 독과점 폐혜는 관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종합적으로 업비트의 과점을 논하려면 바이낸스 등과 함께 살펴야 한다"면서 "외국 플레이어의 국내 가상자산 시장 진입도 쉬운데다 시장 자체 경쟁도 치열하고, 심지어 국내 시장 독점이라고 해도 그 폐혜는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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