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GDC 2023에서 선보인 김택진 대표를 모델로 한 디지털휴먼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엔씨소프트가 GDC 2023에서 선보인 김택진 대표를 모델로 한 디지털휴먼 /사진=엔씨소프트 제공

지난 20일(현지시간)부터 24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모스콘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게임 개발자들의 축제 '게임개발자콘퍼런스(GDC) 2023'에서도 인공지능(AI) 열풍이 불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오픈AI의 '챗GPT'로 산업 전 분야에 AI 혁신 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게임 개발 영역에서도 AI 활용이 눈에 띄게 확대되고 있는 것.

글로벌 게임 기업들은 이미 AI로 게임 개발을 돕는 툴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로블록스는 생성 AI 도구를 통해 코딩을 할 줄 모르는 사람들도 로블록스 안에서 게임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글로 설명하면 자동으로 이미지를 만들어 주거나, 코드를 입력하면 다음 코드를 자동으로 추천해주는 식이다.

이번 GDC에서 로블록스는 강연을 통해 '생성 AI 도구'인 '코드 어시스트'를 발표했는데, 이 강연에는 자리가 가득 차 더 이상 청중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강연 전부터 길게 늘어선 줄로 다른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에픽게임즈가 GDC 기간에 개최한 스테이트 오브 언리얼(State of Unreal) 행사에서는 언리얼엔진 5.2가 발표됐는데, 여기에도 AI 기술이 곳곳에 스며 있었다. 개발자가 콘텐츠 생성 툴을 사용해 정글을 꾸민다고 가정하면, 대형 나무를 화면에 넣기만 하면 주변 환경이 나무와 잘 어울리게 자동으로 조절해 주는 기능이 등장했다. 관련 시연을 선보이자 객석에서는 탄성이 터져 나왔다.

메타 휴먼 애니메이터도 마찬가지. 개발자가 자신의 표정을 녹화하면 가상의 얼굴에 표정이 그대로 녹아든다. 화가 난 표정에 여성, 남성은 물론 애니메이션 캐릭터 얼굴로도 변하는 모습을 시연하며 AI 시대를 실감케 했다.

이날 에픽게임즈의 행사장에는 엔씨소프트의 김택진 대표가 등장해 신작게임 '프로젝트M'을 소개하기도 했다. 물론 실제 김택진 대표가 아닌 김택진 대표를 모델로 한 디지털휴먼이다. 이날 김택진 대표의 디지털휴먼을 소개한 윤송이 엔씨소프트 최고전략책임자(CSO)는 "프로젝트M은 엔씨소프트의 혁신적인 AI와 그래픽 기술력을 집약해 개발 중인 신작"이라고 소개했다.

유니티 역시 메타휴먼 제작에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유니티의 디지털휴먼 개발 툴을 사용하면 리소스와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다. 예를 들면 과거에는 디지털휴먼의 표정을 일일히 구현해야 했지만, 유니티가 인수하 지바다이나믹스의 툴로 몇시간만에 수백개의 표정을 만들 수 있게 됐다는 것이 유니티 측의 설명이다.

국내 디지털휴먼 선도기업인 온마인드가 GDC에서 선보인 디지털휴먼 Y와 TK에 이 기술이 적용됐다.

GDC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한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이번 GDC의 최대 화두로 AI를 꼽았다. 그는 "이번 GDC 최고 화두가 AI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며 "위메이드도 이미 게임 시나리오 작성 등에 AI를 일부 활용하고 있다. 특히 게임 개발에 가장 시간이 많이 필요한 과정이 그래픽 개발 과정인데, 이 작업을 AI가 혁신적으로 개선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

샌프란시스코(미국)=허준 기자 joon@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