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디디다 컴퍼니 제공
/사지=디디다 컴퍼니 제공

애플의 혼합현실(MR) 헤드셋에 대한 기대감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전세계 증강현실(AR)·가상현실(VR) 헤드셋 시장이 올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지난 23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전세계 AR·VR 헤드셋 출하량이 전년 대비 18.2% 줄어든 745만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AR 헤드셋의 출하량은 78만대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는 반면 VR 헤드셋 출하량은 지난해 883만대에서 약 20% 감소한 667만대로 분석했습니다.

올해 AR·VR 헤드셋 시장 위축 요인으로는 '가격'이 꼽힙니다. 트렌드포스는 "VR 제조업체의 기대와 달리 고가 헤드셋의 판매량이 저조했다"며 "프리미엄 기기는 향상된 기능을 제공하지만 소비자들은 이에 대한 비용 부담을 꺼린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제조업체들은 가격 대비 성능의 비율(가성비) 높은 제품 위주로 판매 전략을 선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습니다. 

실제로 메타(옛 페이스북)는 지난해 10월 차세대 MR 헤드셋 '퀘스트 프로'를 선보인 뒤 시장의 냉담한 반응에 직면했습니다. 당시 출고가 1499달러(약 198만원)로 책정된 퀘스트 프로는 전문가용을 타깃하며 기존 퀘스트2와 비교했을 때 성능이 크게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퀘스트 프로의 가격은 플레이스테이션5와 엑스박스, 퀘스트2를 합친 것만큼 비싸다"며 "퀘스트 프로를 사용해도 마법 같은 경험으로 이어지지 않았다"고 평가했습니다.

이러한 트렌드포스의 암울한 전망은 애플도 모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트렌드포스는 "여러 기술적 제약 때문에 애플은 올해 선주문 중심으로 판매를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며 "애플 MR 헤드셋의 출하량은 10만대 미만, 총 생산량도 최대 30만대에 그칠 것"으로 봤습니다. 이는 애플의 전망을 크게 하회하는 수준입니다. 애플은 당초 첫해에만 300만대를 판매하는 것을 목표했습니다.

한편 애플 역시 최근 MR 헤드셋의 예상 판매량을 3분의 1 이하로 줄였습니다. 블룸버그 통신은 18일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이 MR 헤드셋의 출시 첫 해 판매량을 90만대로 대폭 낮췄다고 보도했습니다. 애플 MR 헤드셋의 가격은 3000달러(약 397만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과연 애플 MR 헤드셋이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자료=미디어뱀부
정리=김현기 기자 khk@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