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수익 냈다는 코스모체인 운영사 블랜디드
보상 모델로 모은 데이터, 마케팅에 활용해 가능성 확인
온라인 데이터 이어 오프라인 데이터 확보도 시도
직접 마케팅 활용 이어 직접 상품 제작도 고려

/ 사진=피츠미 앱 
/ 사진=피츠미 앱 

#수익 낸 블록체인 기업이 있다고?

#피츠미 데이터는 분명 쓸모 있었다

#오프라인 데이터도 모은다 


'데이터'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원유'로 불린다. 많은 기업들이 데이터를 확보해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 내려고 한다. 2년 전 비트코인이 불러온 블록체인 붐 당시, 의미 있는 데이터를 끌어오기 위해 자사 가상자산(암호화폐)을 보상으로 주고, 데이터를 받아 가공해 경쟁력 있는 데이터 상품으로 내놓고자 하는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다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성공적으로 상품을 내놓은 프로젝트를 찾기는 어렵다. 사실 실제로 매출을 일으킨 블록체인 기업을 찾는 것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이같은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 데이터의 가치를 증명해낸 기업이 있다. 뷰티 블록체인 프로젝트 코스모체인의 운영사인 '블렌디드'가 그 주인공이다.

'블랜디드'는 지난해 꽤 의미 있는 성과를 내며 살아남았다고 한다. 특히 그간 끌어모은 데이터를 가치고 마케팅으로 활용해 시장성이 있다는 점도 증명해냈다고 강조한다. 블랜디드는 어떻게 데이터에 접근했을까.  


데이터 주는 이용자에 가상자산으로 보상


송호원 코스모체인 대표는 26일 기자와 만나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데이터를 가지고 수익을 낼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며 "특히 4분기에는 그동안 쌓아온 데이터를 가지고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해본 것이 의미있었다"고 말했다. 

블랜디드는 코스모체인 운영사이자, 이 체인을 기반으로 한 뷰티 제품 선별 서비스인 '피츠미' 개발사이기도 하다. 지난해 중순 코스모체인은 카카오의 블록체인 계열사인 그라운드X의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으로 메인넷을 전환했다. 피츠미 이용자는 제품 선호도나 피부 정보 등의 데이터를 제공하고, 코스모체인 자체 가상자산(암호화폐)인 'COSM'을 보상으로 받는다.

다만 현재 COSM이 앱에서 노출되지는 않는다. 이는 COSM 보상을 목적으로 무의미한 제품 리뷰가 마구 등록되는 것을 막고 유의미한 제품 리뷰를 유도하기 위한 조치다. 실제로 COSM을 활용할 수 있는 이용처가 생기면  이를 공개할 예정이다. 


모은 데이터로 광고해보니... 효과 있네


피츠미는 블록체인 기반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피츠미 이용자들이 제공한 피부 정보나 상품 선호 데이터 등 여러 뷰티 데이터들이 클레이튼 네트워크에 기록된다. 

블랜디드는 이 데이터를 가지고 지난해 4분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실험했다. 국내 애드테크(광고기술) 기업 한 곳과 협업해 전통 뷰티 브랜드 기업이 요청하는 '맞춤형 마케팅'을 해 본 것이다. 블랜디드가 피츠미에 쌓인 데이터를 애드테크 기업에 전달하면, 애드테크 기업이 받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통 화장품 기업들에게 유리한 광고와 마케팅 서비스를 진행한 것이다.

효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브랜디드에 따르면, 피츠미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 결과 기존 마케팅 대비 광고 클릭 수가 늘어났다. 기존보다 5% 마케팅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도 냈다. 또 특정 제품의 잠재적 고객이 밀집돼 있는 곳에 집중 마케팅을 진행하니, 비용은 덜 쓰고 화장품 판매 매출 효과는 커졌다는 것이다. 실제 마케팅 비용 집행 대비 매출 효율(ROAS)가 기존 대비 3~8% 늘어났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데이터 비즈니스 더 고도화시켜야 


블랜디드는 데이터를 끌어모으는 것을 넘어, 끌어모은 데이터 활용 가치를 만드는 데 고민이 많았다. 이와 관련 송 대표는 "궁극적으로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데이터를 가지고 사업을 한다면,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많이 모아 이를 더 가치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용자들이 데이터 제공에 참여할 수 있는 매력적인 시장인가 ▲시장에 이미 자리 잡은 경쟁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와의 차별점은 무엇인가 ▲어떤 채널과 방식으로 데이터를 가져올 것인지 등의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블랜디드는 현재 다양하고 유사한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가 많고, 관련 온오프라인데이터들이 흩어져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해 뷰티 시장에 '데이터' 활용 수요가 있는 시장이라고 판단했다. 여기에 블록체인 기술은 정보 신뢰도를 뒷받침해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클레이튼 기반 디앱 가운데 코스모체인 사용자가 가장 많다. / 사진=스테이트오브더디앱스
클레이튼 기반 디앱 가운데 코스모체인 사용자가 가장 많다. / 사진=스테이트오브더디앱스

이런 고민의 결과물이 '피츠미'다. 피츠미는 26일 블록체인앱 전문 통계사이트인 ‘스테이트오브더디앱스에서 클레이튼 기반 블록체인앱 가운데 최다 이용자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카테고리 '시장' 부분도 마찬가지다.  앞서 글로벌 블록체인앱 분석 사이트 디앱닷컴이 내놓은 지난해 1년간의 블록체인앱 현황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피츠미는 가장 많은 이용자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배경에 대해 블랜디드 측은 많은 사람들이 쉽게, 자주 사용할 수 있는 뷰티 내용을 다루고 있는 점과 뷰티 커뮤니티 자체가 별로 없는 점 등을 꼽았다. 


마케팅 시작으로 향후 제품 제작도 나설 것


이렇게 데이터를 모았다면, 그 다음 숙제가 활용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데이터를 가지고 상품을 만들 것이냐, 유통을 할 것이냐 등을 선택해야 한다. 블랜디드는 상품 제작이나 유통보다는 '마케팅'을 우선순위에 뒀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막상 데이터를 활용하려고 해보니 쉽지 않았다"며 "일단 모은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부터 시작한 뒤, 향후 제품 제작 등으로 넓혀가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일단 매출을 발생시키면서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블랜디드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했다. 송호원 대표는 "온라인 데이터를 더 늘리는 것과 동시에 '오프라인' 데이터를 끌어모아 데이터 비즈니스를 고도화시키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온라인-오프라인 간 상호 영향 등을 분석하기 위해 오프라인 데이터로 확장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