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오더 이용자 크게 늘었다
네이버-카카오-NHN페이코 등
간편결제 서비스들 '스마트 오더'에 관심

/ 사진= 네이버 테이블주문 홈페이지
/ 사진= 네이버 테이블주문 홈페이지

#매장 결제도 비대면으로

#'사이렌오더'식 결제 국내에서도 확대 

#네이버 테이블오더 쓰면 리뷰쓰고 적립도 받고 


스타벅스에 주문 대기 줄이 길면 '사이렌오더'가 유용할 때가 있다. 사이렌오더는 '스타벅스' 모바일 앱을 통해 주문과 결제를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줄을 서지 않고 모바일을 통해 즉시 결제가 가능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우려로 비대면(언택트, Untact)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사이렌오더처럼 앱을 활용한 원격 주문 서비스 '스마트 오더'가 확산되고 있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배달의민족의 '배민오더' 누적 주문이 출시 5개월 만에 200만건을 돌파했다. 배민오더는 비대면 주문 및 결제 서비스로, 포장음식이나 매장 식사 사전에 주문을 앱을 통해 가능하다. 3월에만 배민오더를 통한 거래 금액이 100억원을 넘어섰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최근 비대면 소비가 확산되고 외출과 외식을 꺼리는 분위기에 배민오더 입점 문의도 꾸준히 늘고 있다. 


플랫폼 발판으로 오프라인 뚫는다 


"손님은 할인받고 리뷰 쓰면 적립도 받고, 저는 손님 리뷰 저절로 쌓이고 대중 포털사이트에서 검색도 되니 좋죠"

신촌에 위치한 한 카페 점주 노씨는 최근 네이버로부터 QR스티커와 프로모션 스티커 등으로 구성된 '테이블주문 키트(KIT)'를 무료로 받아 테이블 주문을 도입했다.

지난해 9월 네이버는 상점을 찾은 고객이 테이블에서 모바일로 주문에서 결제까지 한 번에 진행하는 '테이블주문' 기능을 정식 출시했다. 고객이 직접 테이블 위에 부착된 QR코드로 메뉴를 주문하고 네이버페이로 결제까지 하는 '비대면 원스톱 주문 톨'이다. 또 매장 도착 이전에 '미리주문'과 '포장' 결제도 가능하다. 

현재 테이블주문을 통한 결제 이벤트도 열고 있어, 주로 고객들이 혜택을 받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고 노 씨는 말했다. 특히 다른 스마트오더와 다르게 네이버 테이블주문은 네이버 블로그 리뷰는 물론 구매 이용자들의 평점과 간단한 리뷰도 참고할 수 있다. 네이버 내 플랫폼 장점을 활용한 것이다.

네이버에 앞서 가장 먼저 QR을 활용한 스마트오더를 출시한 기업은 NHN 페이코다. 일부 프랜차이즈를 대상으로 '페이코오더'를 출시했다. 이 또한 QR코드 인식을 통해 매장 주문과 포장 음식, 배담 음식 주문도 가능하다. 

/ 사진=카카오 챗봇주문 홈페이지
/ 사진=카카오 챗봇주문 홈페이지

카카오는 메신저앱인 '카카오톡'을 활용했다. 서비스명은 '챗봇주문'이다. 카페를 운영하는 중소사업들에게 카카오톡을 활용한 간편 주문 솔루션이다. 메뉴 안내부터 주문, 결제, 스탬프 적립까지 '카카오톡 채팅창' 안에서 모두 이뤄진다. 특히 카카오페이를 통한 원클릭 결제를 지원함으로써 결제 동선을 간소한 것도 특징이다. 

지난해 2월 카카오는 일찍이 챗봇주문을 선보였지만 아직 오픈 베타 테스트(OBT)로 운영 중이다. 2월 기준 약 247개 매장이 챗봇주문을 이용하고 있으며, 이를 사용하는 이용자 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지난해 11월 기준 테스트에 참여한 카페의 카카오톡 채널 친구 수가 최대 20배까지 늘어났으며, 챗봇 주문 사용률도 최대 70% 수준까지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정식 서비스 출시 시기는 미정이나, 요식업 등 타 업종으로도 일부 확대 적용 중"이라고 덧붙였다. 


간편결제 오프라인 확장의 열쇠 '스마트오더'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 그리고 페이코 등 간편결제는 주로 '온라인' 결제 시 이용해왔다. 실제 삼성증권 지난해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간편결제 이용 금액은 80조원 수준인데, 이 중 오프라인에서 사용된 금액은 20조원에 그쳤다. 간편결제의 온라인 사용 비중이 높은 가운데, 플랫폼사들은 오프라인으로 시장을 확대할 가능성을 '스마트오더'에서 봤다.

오프라인 결제 데이터를 모아 사업 확장 가능성도 있다. 삼성증권 보고서는 "스마트오더는 앱을 통해 이용자 인증을 거치기 때문에 고객별로 구매 기록이 남게 된다"며 "이를 통해 이용자별 타겟팅된 마케팅이 가능해진다"고 진단했다. 이어 "또 플랫폼사가 이러한 데이터 분석을 제공해 주기 때문에 자체 시스템 구축이 어려운 영세 매장에서도 데이터 기반 고객 관리와 마케팅이 가능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카카오의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카카오나우에 따르면 챗봇을 이용하는 카페 알레그리아 바리스타 팀장은 "손님의 웨이팅 시간에 관한 통계와 개별 고객의 선호 음료를 데이터화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크게 와 닿는 장점"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내 다른 서비스와 결합할 수도 있다. 보고서는 "네이버의 검색과 지도, 지역 정보 서비스인 '네이버 플레이스'와 스마트주문 간 시너지가 예상된다"며 "네이버의 검색과 지도 서비스에서 이용자 취향 기반 지역 매장 추천이 가능하며, 스마트오더에서 발생한 구매 데이터는 다시 네이버의 광고 서비스의 추천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카오 챗봇오더 또한 카카오톡 내 '플러스친구' 등록이 필수이기 때문에 고객관계관리(CRM) 활동이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챗봇오더 결제 정보를 기반으로 카카오 모빌리티 등 O2O 서비스에서 고객 맞춤형 광고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플랫폼사 외에도 스마트오더 방식을 이용해 오프라인 시장의 결제 주도권을 가져가고 싶은 다양한 업체들이 있다. 이미 커피 프랜차이즈들은 자체적인 스마트오더 서비스를 출시했으며 배달의민족의 '배민오더'부터 신한카드 등 카드사들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결국 여러 스마트오더 서비스들 가운데 범용성을 지닌 몇 개의 서비스로 통합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