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 사진 = 네이버

 

#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올해 착공

AWS에 뺏긴 토종클라우드 시장을 잡아라

공공사업 연속 수주…클라우드 매출 80% '껑충'

 

네이버의 클라우드 서비스가 민간시장을 넘어 공공시장까지 파고들고 있다. 아직 아마존웹서비스(AWS)에 밀려, 주류 사업자로 보긴 어렵지만 제2 데이터센터 건립이 본격화되면서 외국업체에 빼앗겼던 토종 클라우드 시장을 되찾아오겠다는 의지다.


벌써 두번째! 지식정보 보고 '네이버 제2데이터센터' 올해 착공


지난 1일 네이버는 세종시와 데이터센터 입주 계약을 체결했다. 네이버는 지난해 12월 세종시와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LH 세종본부와 투자합의각서(MOA)를 체결한 이후 데이터센터 건립을 위한 계약 절차를 모두 마무리했다. 올 하반기에는 건축 설계를 마무리하고 건축 인허가 등 행정 절차를 거쳐 2022년 준공을 목표로 연말 착공에 나설 예정이다.

춘천에 이어 네이버가 두번째로 짓는 데이터센터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자율주행, 5세대(5G) 이동통신 등 첨단 산업의 인프라로 활용된다. 총 6500억원을 들여 집현리 내 29만3697㎡ 부지에 '하이퍼 스케일'(최소 10만대 이상의 서버를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규모로 건설된다. 

이미 기존에 데이터센터를 갖고 있는 네이버가 아시아 최대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또다시 짓는 이유는 데이터산업을 키우겠다는 야심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쉽게 말해 다양한 데이터가 쌓인 일종의 창고다. 데이터 주권을 갖기 위해 반드시 있어야하는 공간이다. 단순 상업용 정보 외에도 산업 내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매니지드, 호스팅, 백업 데이터 모두 데이터센터를 통해 저장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과 코레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네이버 클라우드의 고객사 정보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관리된다. 국내 기업들의 중요한 정보가 모두 담겨있는 셈이다.

특히 종이 서류가 사라지고, 대면 업무가 크게 감소하면서 데이터센터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가가 최근 조사한 '2020 데이터센터 산업 현황·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상업용 데이터센터는 2025년까지 연 평균 15.9%씩 성장해 700메가와트 이상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상업용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일본에 이어 아시아 2위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일본, 싱가포르, 홍콩에 이어 4위 규모다.

향후 5년간 국내 데이터센터 시장은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2025년까지 신규 구축 예정인 데이터센터는 32개에 달할 전망이다. 정부·공공 데이터센터가 5개, 민간 데이터센터가 27개 신규 구축될 예정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고성능 서버실 / 사진 = NIPA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고성능 서버실 / 사진 = NIPA

 


네이버의 미션, AWS에 뺏긴 토종클라우드 시장을 잡아라


구글을 상대로 자국 인터넷 시장을 지켜온 네이버의 새 미션은 아마존(AWS)에 뺏긴 클라우드 시장을 되찾아오는 것이다. 그 기반은 역시 막대한 가상 데이터를 저장하고, 관리할 수 있는 데이터센터에 있다. 

현재 국내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은 AWS를 비롯한 외국계 사업자의 비중이 70%에 달한다. 네이버는 한자릿수에 머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외국계 업체들의 서버 장애가 적지 않다는 것. 이미 네이버는 지난 2018년, 국내 최초로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서 실시하는 서비스형 인프라(I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인증을 받는 등 엄격한 공공기관의 심의 요건을 충족했다. 국내 사업자 중 최다인 14개의 보안인증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성을 검증받았다는 평가다.

네이버 클라우드만의 강점으로는 '신속한 고객관리'가 꼽힌다. 네이버는 장애에 민감한 금융 클라우드 고객사에 365일 24시간 고객센터를 가동하고 있다. 서비스 장애 복구 및 대응 측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세종 IDC를 비롯 2곳의 넉넉한 IDC를 통해 더욱 공격적인 클라우드 영업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공공사업 연속 수주…클라우드 매출 80% '껑충'


지난달 30일 네이버가 공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이버 클라우드를 운영하는 네이버 비즈니스 플랫폼의 지난해 매출액은 4900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20% 가까이 증가했다. 특히 클라우드 사업부문은 무려 85% 성장했다. 

그 바탕에는 남다른 공공 사업에서의 영업력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네이버는 지난 1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고성능 컴퓨팅 지원 사업'의 주관 사업자로 선정됐다. 

고성능컴퓨팅지원사업은 AI 개발에 특화된 고성능 클라우드 컴퓨팅 연산자원을 AI 중소‧벤처기업에게 지원해 국내 AI 제품‧서비스 개발 촉진을 추진하는 정부 사업으로 이미 네이버는 지난해 200개 기업과 기관을 지원한 바 있다. 2년차인 올해는 2월까지 1차 모집된 870개 기업을 대해 자원을 할당했으며, 이후에도 유휴자원을 활용해 수시 신청접수를 통해 자원을 제공할 예정이다. 

네이버는 해당 사업 외에도 AI 기반 국책의료사업(P-HIS, 닥터앤서, AI 응급의료시스템 등), 빅데이터 플랫폼 및 센터 구축 사업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관세기구, 한국은행, 재정정보원,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등 다수의 공공기관에 클라우드를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해 4분기에는 여의도 금융 클라우드 존 오픈 이후 긍정적인 반응 속에 의미 있는 금융사 고객들을 확보했다. 그 중 한화생명은 보험업계 최초로 보험금 지급 실시간 자동 심사를 위한 AI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특히 네이버는 AI와 IoT, Analytics 등 총 16개의 카테고리에 걸쳐 156개의 클라우드 상품을 확보, 기업 맞춤용 서비스에도 남다른 강점을 자랑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다양한 상품군 외에도 네이버의 인공지능 플랫폼 클로바, 파파고 등도 클라우드 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 클라우드 기업 중 가장 많은 보안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