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뒤에 있다는 PG사와 VAN사 

#온라인 결제 늘면서 PG사 시장변화 주도 

#토스 등 PG 품는 기업들도 多 


상점에서 물건을 살때도 이제 현금을 내는 것보다 카드나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더 많아지고 있다. 스타벅스 매장의 '사이렌오더'를 통해 알려진 매장 내 주문 및 결제가 국내 간편결제 앱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우리가 편하게 주문하고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간편결제 뒤에는 온오프라인 카드 결제 지원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VAN'사와 'PG'사가 숨어있다.

이용자들의 결제 습관 변화로 인해 VAN과 PG에도 작은 변화의 모습이 감지되고 있다. 


카드 결제는 VAN사가 맡고 온라인 결제는 PG가 맡는다 


온오프라인 상점에서 카드를 사용하면 '카드사와 상점 간' 통신을 연결하는 'VAN'이 작동한다. 이 VAN(Value Added Network)은 부가가치통신망사다. 카드사 등 금융기관과 가맹점 사이에 네트워크망을 구축해 카드 사용에 따른 승인을 중계하고 금융기관 대신 전표 매입 등의 업무를 대행하는 사업자다. 즉 오프라인 카드 결제를 위한 통신망을 제공하는 것이다. 

VAN사는 카드 거래 승인·중계 및 단말기(POS) 설치, 가맹점 모집 및 관리 등의 영역을 담당한다. VAN 덕분에 이용자가 서로 다른 카드를 내밀어도 점주가 모두 결제를 지원할 수 있다. 오프라인 상점에서 결제를 하면 결제 정보가 카드 단말기가 VAN사를 거쳐 카드사로 넘어간다. 주요 업체로는 NHN한국사이버결제, 나이스정보통신, 한국정보통신 등이 있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PG사는 온라인 결제를 지원한다. PG(Payment Gateway)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뜻한다. 온라인에서 금융기관과의 거래를 대행해 준다. 온라인 쇼핑몰 등 거래 참여 가맹점들이 자본이 크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개별적으로 다수 카드사와 계약을 맺기 어려워 통합적인 전자결제 인프라를 보유한 PG사를 활용한다. 

국내 대표적인 PG업체로는 KG이니시스와 NHN한국사이버결제, 간편송금서비스 업체인 토스가 인수한 LG유플러스 등이 있다. 이 3개사가 65~70%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휴대폰 결제서비스 시장에서 잘 알려진 다날과 KG모빌리언스 등 특정 방식을 특화한 PG서비스도 있다. NHN한국사이버결제에서 알 수 있듯이 VAN사와 PG사를 겸업하는 곳도 있다. 

이러한 결제 시장이 조성된 배경에 대해 KB증권 지난해 관련 보고서는 "신용카드를 중심으로 다수의 결제사가 존재하면서 가맹점 관리 업무나 수수료, 결제 대행 업무에 우호적인 시장이 형성됐기 때문"이라며 "2개의 메이저 카드사가 존재하는 미국시장은 국내시장과 달리 VAN 및 PG 기능이 결제사에 내재화돼 있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거래 늘면서 PG사 존재감↑


최근 온라인 소비 규모가 늘어나고 오프라인 상점에서도 모바일로 결제하는 서비스가 생겨나는 등 결제 시장의 변화가 PG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 전자지급결제대행업 / 사진=하나금융투자 보고서
온라인 전자지급결제대행업 / 사진=하나금융투자 보고서

2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9년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통계에 따르면 온라인 쇼핑의 확대로 전자지급결제대행서비스(PG)의 일평균 이용 건수와 금액은 1204만건, 5467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9.3%, 26.2% 크게 증가했다. 여기에 최근 코로나19로 콘텐츠나 배달, 요식업 등의 수요 증가로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보고서에서 KG이니시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대비 5%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하는 곳도 있다. NHN한국사이버결제가 운영하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코'는 모바일 무인주문결제 서비스 '페이코 오더'를 지난해 출시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식당에서 매장 내 테이블에 비치된 QR코드를 스캔하거나 앱을 이용해 주문·결제할 수 있다. 

김인필 케이프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간편결제와 (페이코 오더와 같은) O2O 시장 활성화는 기존 온라인과 오프라인 결제시장의 장벽을 제거하고 있다"며 "PG시장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확대돼 중장기적인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VAN사의 경우, 카드사 수수료 이익이 축소되고 카드사들이 VAN사를 거치지 않고 카드사와 가맹점 간 카드결제를 직승인하는 방식 등의 환경 변화로 VAN 시장 위축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PG 품기 나선 기업들


이 같은 시장 변화로 VAN사가 일찌감치 PG업 등록을 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결제 관련 업체들이 주력 사업의 우선순위만 다를 뿐 PG업무를 겸업하는 추세라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지난해 1분기 나이스정보통신의 PG 매출 비중이 VAN 매출을 앞섰다. / 사진=KB증권 보고서
지난해 1분기 나이스정보통신의 PG 매출 비중이 VAN 매출을 앞섰다. / 사진=KB증권 보고서

VAN업계 시장점유율 1위인 나이스정보통신은 100% 자회자 NICE페이먼츠가 PG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해 1분기 PG 부문 매출 규모가 VAN 매출보다 많아 시장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결제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나이스정보통신은 지난해 모바일 주문 서비스 '나이스오더'를 출시했다. 고객이 줄을 서지 않고 앱으로 간단하게 주변 매장에 음료와 음식을 주문할 수 있는 모바일 오더 앱서비스다. 

대형 유통사들이 간편결제 시장에 진입하며 PG사들과 속속 관계를 맺고 있다. 쿠팡의 핀테크 자회사 '쿠팡페이'가 PG사와 협력하고 있으며, 위메프는 지난해 PG사인 '페이플레이스'와 합병했다.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사인 카카오페이는 초기 LG CNS와 PG 업무로 협업을 했다 현재는 자체 PG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토스는 PG 시장에서 상위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전자결제 사업부를 인수했다. LG유플러스 전자결제 가맹점은 8만여개에 이른다. 앞서 김수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토스가 PG에 관심을 갖는 배경에 대해 오프라인 결제시장 확대 과정에서 가맹점을 확보하는 점을 꼽은 바 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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