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배달의민족
사진 = 배달의민족

#깃발 해방 중요하지만 실적개선도 급해

#수수료 외에 돈버는 곳 없고 '최대주주'도 부담

#생활품 배달, 로봇배송까지 신사업 확장


배달 앱 '배달의민족'을 서비스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수수료 정책 개편 시도로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800억원에 육박하는 순손실이 수수료 개편 시도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깃발꽂기'로부터 소상공인을 보호한다는 명분도 명분이지만, 수수료 수익 확보도 절실한 상황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매출액은 5700억원에 달해, 전년대비 2000억원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영업비용은 무려 6000억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 영업손실 또한 360억원에 달해, 적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손실은 760억원에 달했다. 거의 모든 사업 영역에서 외형적 성장은 거뒀지만, 실제로 수익을 거두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공격적인 투자가 실적에 직격탄


이처럼 우아한형제들의 실적이 나빠진 이유는 결국 투자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종업원 급여는 1100억원으로 전년대비 40% 늘었다. 신사업 뿐만 아니라, 앱 운영 고도화를 위해 경쟁사로부터 우수인력을 뺏어온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광고선전비 또한 2배 이상 늘어난 370억원으로 급증했다. 판매촉진비 역시 966억원으로 무려 10배 이상 늘어났다. 

아울러 쿠팡과의 경쟁을 위해, 배민라이더스 등 자체 배달서비스를 론칭하며 외주용역비도 1400억원을 기록, 전년대비 2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일부 지역에서 시작된 생활용품 배달서비스 'B마켓'과 로봇배달 등 신사업 확대로 인해 영업비용이 크게 늘어났다. 

특히 배달의민족의 서빙 로봇 렌탈 사업은 비대면 선호 추세에 맞춰 가속도가 붙고 있다. 올해 안에 전국 200개 업소에 300대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실외 자율주행 배달로봇은 아파트 단지, 대학 캠퍼스 등 시범 운영에서 성과를 내고 있고 캘리포니아 대학교 로스앤젤레스(UCLA) 산하 연구소 '로멜라' 와 요리 로봇 개발도 진행 중이다. 다만 로봇 사업의 경우, 모두 수익으로 이어지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의 해외시장 확대도 영업비용 증대에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6월 베트남 호치민에 런칭한 'BAEMIN'은 현지 정서에 맞는 지역 문화 마케팅 펼쳐 주목받고 있다. 올해 들어 배달의민족은 일본 진출을 위한 현지 인력 채용도 진행하고 있다.


굳이 이 시기에... 사회적 타협 필요해


이밖에도 관련업계에선 쿠팡이 쿠팡페이를 분사한 것처럼 우아한형제들 역시 배민페이 서비스 확대를 위해 올해 더욱 공격적으로 영업비용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배달의 민족은 올초 페이코 등 파트너사 결제서비스를 중단하고 배민페이 서비스 확대를 위한 사용자환경(UI) 개편에 주력하고 있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시기적으로 배달의민족이 여론이 악화될 수 있는 타이밍에 이같은 수수료 개편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지만 배달의민족이 현재 배달 시장의 판을 깔았고 관련 알고리듬 고도화를 위해서도 꾸준히 비용을 투입하고 있다"며 "수익 개선을 위한 별도의 행보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식업 스타트업의 한 관계자 역시 "일반적으로 점주는 배달 플랫폼으로 돈을 번다는 생각보다 배달의민족이 우리 수수료를 떼간다는 데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5.8%가 과하다고도 느낄 수 있을 것"이라며 "추후 딜리버리히어로와의 인수합병으로 과도한 수수료 인상, 광고료 인상에 대한 우려에는 동의하지만 이는 카드사 수수료처럼 사회적 타협을 통해 조율해야 할 문제"라고 언급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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