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가상자산 지갑 '노비' 출시 계획 발표

페이스북 리브라 지갑 '칼리브라'가 '노비'로 이름이 바뀐다. / 사진=노비 홈페이지
페이스북 리브라 지갑 '칼리브라'가 '노비'로 이름이 바뀐다. / 사진=노비 홈페이지

페이스북 메신저와 메신저 앱 왓츠앱에도 가상자산(암호화폐) 지갑이 연동된다. 

26일(현지시간) 페이스북은 가상자산 리브라(Libra)를 관리할 수 있는 지갑 서비스 '칼리브라(Calibra)'의 명칭을 '노비(Novi)'로 바꾼다고 발표하며 이 서비스를 페이스북 메신저와 왓츠앱에서도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노비'는 페이스북의 새 자회사인 '노비 파이낸셜(Novi Financial)'에서 운영하는 첫 서비스가 된다. 

노비는 새로움을 뜻하는 라틴어 노버스(novus)와 길을 의미하는 바이아(via)를 합친 용어다. 페이스북은 "돈을 송금하는 새로운 방법을 뜻한다"며 "지갑 이름은 바꿨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금융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프로젝트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노비를 이용해 돈을 충전하거나 송금, 인출하는데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송금도 즉시 이뤄진다. 페이스북은 리브라 네트워크 출시 시점에 맞춰 노비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날 페이스북은 노비를 이용하면 메신저에서 메시지를 보내는 것처럼 쉽게 돈을 송금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공지에 따르면 이용자는 노비를 별개 앱으로 사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페이스북 메신저와 메신저 서비스 왓츠앱(WhatsApp)에서도 노비를 이용할 수 있다. 

가상자산을 담아두고 송금하고 결제하는 금융 서비스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지갑을 이미 이용자를 대거 확보하고 있는 메신저와 연동해 대중들의 진입장벽을 낮추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의 일평균 이용자는 약 17억명, 월평균 이용자는 무려 25억명에 달한다. 특히 메신저 '왓츠앱'의 인도 이용자는 약 2억명으로 추산된다.  인도를 비롯한 신규시장 개척에도 안성맞춤이다. 

페이스북이 메신저에 가상자산 지갑 탑재를 공식화하면서 메신저들의 가상자산 지갑 탑재가 글로벌 트렌드로 자리잡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내에서는 카카오가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에 가상자산 지갑 '클립'을 탑재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라운드X는 자체 퍼블릭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내놨으며, 이를 기반으로 가상자산 '클레이(KLAY)'를 발행했다.

이 클레이를 관리하는 지갑이 '클립'인데, 카카오는 클립을 카카오톡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클립'은 내달 카카오톡에 탑재된다. 카카오톡에서 카카오페이머니를 충전하고 송금, 결제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처럼, 클립이 출시되면 클레이를 비롯 여러 가상자산 관련 금융 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인 '라인'도 마찬가지다. 라인 역시 메신저에 가상자산을 관리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할 것이 유력하다. 라인 역시 '링크체인'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가상자산 '링크'를 발행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이 '링크'를 관리할 수 있는 지갑이 라인에 탑재되는 것 역시 시간문제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형 IT기업들이 자체 메신저를 통해 대중들이 보다 손쉽게 가상자산 지갑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카카오톡 클립이 가장 먼저 출시되지만 카카오톡의 영향력이 국내에 한정돼 있는 만큼 글로벌 시장에서 페이스북이나 라인에 뒤지는 것이 사실이다.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가상자산이 국경을 넘나드는 특성을 지닌 만큼, 글로벌 영향력 확대를 위한 제휴와 협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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