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코인원
사진 = 코인원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암호화폐) '클레이'의 국내 유통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지난 2년간 차갑게 식었던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에도 봄바람이 불고 있다.  

지난달 가상자산 거래업체 '지닥'이 '클레이' 거래를 지원을 선언한데 이어 이달 초 '데이빗', 그리고 이번엔 국내 대형업체 코인원까지 클레이 거래중개에 소매를 걷고 나섰다.

특히 앞선 업체들과 달리, 코인원은 금융당국이 인정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갖고 있는 사업자라는 점에서 클레이 유통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지난 3일 카카오의 첫 가상자산 지갑서비스 '클립'이 출시되면서 모처럼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에도 활기가 넘치는 모습이다. 


은행계좌로 '클레이' 사고판다, 양성화 기대감 '솔솔'


4일 코인원은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오는 5일부터 원화마켓에서 클레이 거래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3시30분부터 코인원을 통해 클레이 입금이 가능하며, 일반 투자자가 사고파는 것은 오는 5일 오후 6시부터 가능하다.

국내 시중은행으로부터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발급받은 국내 이른바 '4대 가상자산 거래소(빗썸, 업비트, 코인원, 코빗)' 가운데 클레이 지원을 하는 곳은 코인원이 처음이다. 앞서 국내의 한 중소 거래업체 지닥에서 처음으로 클레이를 원화마켓에 상장했으며, 이후 2일부터 또다른 거래업체 데이빗에서도 거래 지원에 나선 바 있다. 양사 모두,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을 받지 못해 일종의 우회입금 수단인 벌집계좌를 활용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이후, 금융당국은 벌집계좌를 통한 가상자산 거래를 사실상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로인해 관련업계에선 코인원의 클레이 상장을 계기로, 국내 가상자산 거래시장의 양성화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프로젝트의 현황과 기술 업데이트 등이 불분명한 가상자산 거래가 줄고, 클레이를 비롯한 실체가 있는 대기업 가상자산이 대거 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상자산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라는 대기업이 발행한 가상자산이 본격적으로 유통되기 시작하면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들의 피로도와 부정적 인식이 많아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사진 = 그라운드X
사진 = 그라운드X

 


카카오의 첫 디지털자산 지갑 '클립' 하루새 10만명 몰렸다 


지난 3일 카카오의 블록체인 개발자회사 그라운드X는 자체 블록체인 '클레이튼' 기반의 가상자산 클레이를 주고 받을 수 있는 지갑서비스 클립을 카카오톡에 탑재했다. 그리고 출시 당일 10만명이 넘는 이용자가 몰려 들며 클립에 대한 높은 인기를 입증했다.

사실 그간 카카오를 비롯 국내 대기업들 대부분 가상자산을 리워드로 제공하는 블록체인 서비스 개발에 열을 올렸다. 기존 서비스보다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운영비가 적게 드는데다, 분산원장의 특성을 활용해 서비스 안정성부터 이용자 빅데이터까지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상자산을 고객 유치의 수단으로 활용, 플랫폼 경쟁력이 약한 기업일수록 블록체인 서비스에 공을 들여왔다. 

하지만 가상자산에 대한 법적정의가 결정되지 않은데다, 자금세탁과 투기를 우려한 각국 정부가 지난 2년간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 스탠스를 유지하면서 국내 블록체인 개발시장은 침체기에 돌입했다. 투자유치를 위해 불법으로 낙인 찍힌 블록체인 서비스를 접는 기업들이 속출했고, 가상자산 거래시장 또한 급속도로 위축돼갔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세계 공통으로 나타난 현상이었다.  

카카오 또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내놨지만 대내외 사정으로 보상형 가상자산 기반 서비스를 확장하지 못했다. 가상자산 투기를 우려한 정부의 부정적 스탠스가 지속된 데다, 카카오 내부에서도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증권 등 금융 인허가 사업에 집중하면서 카카오 블록체인 사업은 좌초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그라운드X는 포기하지 않고 기술개발과 규제를 대비한 운영최적화에 공을 들여왔고 결과적으로 카카오톡 기반의 지갑서비스 클립을 만들어냈다. 가상자산의 법적기준이 마련된 관련 입법이 진행된데다, 정부 또한 가상자산 투기에 대한 우려를 많이 내려놓으면서 클립 출시에 더욱 속도가 붙게 됐다. 

여기에 해외 주요 대기업이 시장 진출을 머뭇거린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카카오 클레이튼의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실제 현재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출시된 블록체인 앱은 약 51종으로, 이중 소셜과 게임 분야 디앱이 20여종에 달한다. 클레이튼 블록체인 앱의 일간 이용자 또한 1만명대에 달할 정도로 이용자의 관심 또한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차가운 겨울을 견뎠던 토종 블록체인 개발사들이 카카오라는 대기업의 출현으로 시장 정립과 블록체인 대중화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침 정부도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스타트업 육성에 팔을 걷고 있어, 특금법을 비롯한 규제입법이 빠르게 마련된다면 고용창출과 인터넷 혁명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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