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현 닥플 대표 인터뷰

김성현 닥플 대표 / 사진 = 테크M
김성현 닥플 대표 / 사진 = 테크M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지난해 일본 최대 의사 포털사이트를 운영하는 M3와 손잡고 '라인헬스케어'를 설립했다. 작년 말 온라인 의료 상담 서비스를 시작한 라인헬스케어는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 틈을 타 본격적인 원격진료 시장 진출에 나섰다.

이런 디지털 기반의 의료 서비스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M3의 주가는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급등하며 고공행진하고 있다. 현재 M3 시가총액은 3.3조엔(약 38조원)에 달한다. 국내에서 비교하자면 카카오나 현대차보다도 큰 수준이다.

국내에서도 M3와 같은 의사 커뮤니티를 다양한 디지털 기술과 접목해 통합 헬스케어 서비스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려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바로 5만명 이상의 의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는 의사 커뮤니티 '닥플'이 주인공이다. <테크M>은 닥플의 김성현 대표를 만나 닥플의 비전과 전략에 대해 직접 들어봤다. 지난해 닥플에 합류한 김성현 대표는 경영 전략 전문가로, LG전자와 삼성SDS에서 사업성과 개선 및 서비스 전략 수립 등을 담당했으며 HwBC 엑셀러레이터 대표, 메디센서 사업총괄 사장 등을 역임했다.


"20년 간 의사들의 권익 대변해 온 커뮤니티 '신뢰' 강점"


닥플은 2000년 '닥터플라자'로 시작된 의사 커뮤니티다. 당시 의약분업 투쟁을 계기로 의사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주요 커뮤니티로 입지를 다졌다. 이후 의사들이 병원을 경영하거나 진료를 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공간으로 운영되고 있다.

닥플의 강점은 병원 경영이나 진료는 물론, 개인적인 관심사에 이르기까지 주변에 상담할 상대가 적은 의사들에게 귀중한 정보 공유의 장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닥플이 가진 정체성은 의사들이 직접 주도적으로 운영하는 커뮤니티라는 점"이라며 "태생부터 의사의 권익과 의료 서비스에 대한 자발적인 소통과 정보 공유를 목표로 뒀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런 의사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닥플을 병원 경영에 필요한 다양한 디지털 기반 기술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다. 특히 대학병원 등 3차 의료기관에 비해 디지털 전환에 더딘 행보를 보이고 있는 동네의원 등 1차 의료기관이 주요 타깃이다.

김 대표는 "국내 의료전달 체계에 있어 1, 2차 의료기관이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디지털 기술 도입에는 어려움이 많은 상황"이라며 "최근 인공지능(AI) 영상진단 서비스 등이 활발히 개발되고 있는데 1차 의료기관에서도 이런 다양한 디지털 기술을 의료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의사-데이터-환자 '삼각편대' 갖춘 유일한 플랫폼 될 것"


현재 닥플은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의료 수가를 시뮬레이션해주는 보험청구 사전심사 서비스인 'RX플러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올 하반기에는 환자 대상의 라이프케어 서비스인 '닥플케어'(가칭)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를 위해 닥플은 현재 PC 인터넷 기반의 플랫폼을 모바일 중심으로 개편하고, 개인정보보호와 데이터 보안도 강화할 계획이다.

닥플 'RX플러스' 소개 화면
닥플 'RX플러스' 소개 화면

김 대표는 이런 닥플 플랫폼을 통해 의사와 환자, 데이터라는 세 축을 연결하면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이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이 가장 중요한 만성질환 관리에 있어 병리치료와 함께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라이프케어를 함께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병원의 입지를 선정하거나 핀테크 기술과 연결해 안정적인 자금 마련 기회를 제공하는 등 병원 경영을 돕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원격의료 긴 호흡으로 봐야…1차 의료기관 디지털 혁신 돕겠다"


김 대표는 원격의료에 대해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판데믹 이후 비대면 진료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정부에서도 원격의료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의사들이 현장에서 아직 준비가 미흡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닥플에서 논의되는 내용을 보면 원격의료 자체가 무의미하거나 효과가 없다고 보기 보단 제도적 준비가 충분치 않다는 인식이 크다"며 "지금도 심각한 '의료쇼핑' 행태가 심화되거나 원격의료 시장을 대기업이 독과점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1차 의료기관에 대한 정책적 지원책이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정보보안의 신뢰성이나 환자의 의료정보를 화상 기반으로 취급하는 것이 적절한가에 대한 문제 제기도 있다"며 "충분히 안전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정부와 시장 참여자가 충분한 논의를 통해 조율하고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닥플 역시 장기적으로는 원격의료에 대한 로드맵을 갖고 있다. 하지만 서두르기 보단 긴 호흡을 갖고 현재 가능한 영역에서 먼저 의료 서비스를 혁신할 수 있는 영역들을 찾아 나갈 계획이다. 김 대표는 2022년 100억원의 매출 목표를 잡고 있다. 5년 내 상장도 계획 중이다. 

김 대표는 "현재 고려 중인 데이터 보안, 블록체인, 인공지능 등의 ICT 기반 혁신 기술들을 의료 서비스에 접목하면 3차 의료기관 뿐만 아니라 1, 2차 의료기관도 전반적인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며 "만성질환 원격 모니터링과 감염성 질환의 초기 발견 등 1차 의료기관의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으로도 충분한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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