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한달도 안남았다 '마이데이터'

#준비된 곳부터 심사하겠다는 금융당국

#핀테크와 싸워야 하는 전통금융... 네이버에 주목 


마이데이터를 두고 시중은행부터 카드사, 핀테크, 네이버와 카카오 등 테크핀 기업들이 분주하다. 마이데이터는 정보 주체인 '개인'이 본인 데이터에 대한 개방을 요청하면, 해당 기업이 보유한 데이터를 개인(요청자) 또는 개인이 지정한 제3자에게 개방하도록 하는 것이다. 데이터3법 중 하나인 '신용정보법' 개정안에 마이데이터 사업자를 '본인신용정보관리업'으로 명시적으로 규정했다. 

지난 13일 금융위원회가 마이데이터 예비 허가 사전 신청 접수를 시작하자, 관련 기업들은 신청 준비에 분주하다. 특히 기업들은 마이데이터로 공유될 신용정보를 가지고 차별화 전략을 만들어 내야하는 고민이 많다. 이런 가운데 강력한 플랫폼을 무기로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와 카카오를 대상으로 한 견제는 지속되고 있다. 


당국 '준비가 잘~된 회사부터' 허가 절차 진행 


내달 5일부터 금융분야 마이데이터 사업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금융위원회로부터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앞서 금융위의 사전 수요조사에서 119곳에 달하는 여러 기업군이 마이데이터 사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원활하게 진행하고자 13일 금융위는 구체적인 예비허가 사전신청 절차를 공개했다. 

이날부터 금융위는 마이데이터 예비허가 사전신청서 접수를 실시했다. 이는 내달 4일까지 진행되며, 이중 차수별로 최대 20개 기업에 대한 심사를 진행한다. 다만 지난 마이데이터 산업 허가방향을 발표한 5월13일 이전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출시한 기업들은 '기존 마이데이터 사업' 기업으로 판단해 '우선' 심사 대상이다.

당국은 신청 사업자의 준비사항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준비'가 잘된 회사부터 허가 절차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마이데이터는 시중은행을 포함한 전통 금융회사와 네이버와 카카오, 통신사 등 비금융회사, 그리고 핀테크까지 여러 산업군에서 뛰어든 신사업 분야다. 이런 상황에서 당국은 금융회사-빅테크-핀테크 기업간의 균형 등을 고려한다고 밝혀, 동일 기업군의 경우 경쟁사보다 마이데이터 선두권을 쥐고자 할 것이다.

특히 기업이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사업계획의 혁신성 등 정성적 평가요소를 충족하지 못했을 시, 임의적 보완은 허용되지 않는다. 보완이 필요한 항목에 대해 공식적인 보완 요구를 통해 처리돼,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심사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이에 금융당국은 최초 신청시 신중한 검토를 거쳐 신청하기를 당부했다. 


빅(핀)테크-전통금융 분주... 네이버 '데이터' 개방에 주목 


이에 마이데이터 허가 준비로 관련 기업들은 각자의 경쟁력과 보안 능력을 갖추며 준비하는 데 분주하다. 특히 핀테크나 전통 금융권에서는 앞으로 마이데이터로 공유될 신용정보들을 가지고 어떻게 차별화할 지가 고민이다. 

이에 이들은 마이데이터 시장의 시너지를 위해 협업이나 데이터 상호주의를 강조하는 것이다. 앞서 손현욱 비바리퍼블리카 실장은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거쳐야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다"며 "금융권의 창구나 인터넷쇼핑몰 등에서 조회되는 데이터는 다 개방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방적으로 데이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닌, 상호적으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핀테크 쪽에서도 제공할 것"이라며 "비대면 금융 쪽에서도 디지털 금융에 도움이 되는 논의를 마지막까지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 사진=금융위원회
/ 사진=금융위원회

이런 얘기가 나오는 이유는 마이데이터를 통해 공유되는 정보가 '신용정보'에 제한돼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라는 플랫폼이 보유하고 있는 일반 개인정보 등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전통 금융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로 유입되는 외부 데이터가 신용정보로 제한적이다. 자신들의 데이터를 개방하면서, 네이버의 데이터는 받지 못할수도 있다는 의미다.

실제 마이데이터를 준비하는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마이데이터를 끌어온다고 해도 기존 토스나 뱅크샐러드와 차별화를 할 수 있을까 싶다"며 "마이데이터 또한 핀테크 친화적인 또하나의 금융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금융당국 측에서도 상호주의 관점에서 최대한 정보를 개방해야 함을 강조하는 가운데, 네이버 측에서도 이를 의식한 메시지를 전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14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제7차 비상경제회의)에서 데이터의 소중함을 언급하며, 네이버도 데이터를 통해 사회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인공지능(AI)으로 분석 가공한 데이터를 클라우드를 통해 공개할 것"이라며 "이 데이터가 AI 연구와 산업에 자유롭게 활용돼 4차 산업혁명의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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