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캐리커쳐 = 디미닛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캐리커쳐 = 디미닛

 

'배틀그라운드'로 대표되는 국내 게임개발사 크래프톤의 장외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어느덧 주당 122만원에 거래되며, 반년새 기업가치를 3배 가까이 끌어올린 것. 비록 장외거래인 탓에 변수가 적지 않지만 올해 예고된 기업공개(IPO) 또한 역대급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장외 '황제주'로 거듭난 크래프톤…반년새 3배 가까이 급등 


3일 금융투자업계 및 증권플러스 등 장외 주식거래 플랫폼에 따르면 이날 11시 기준, 크래프톤의 주당 장외거래가는 122만원으로 전일대비 9%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도 호가는 주당 140만원대까지 형성돼있다. 현재 확인된 총 발행주식수(808만5285주)를 환산하면 추정 시가총액은 무려 9조8650억원에 이른다. 

사실 올초만해도 크래프톤 IPO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실제 지난 2월, 글로벌 투자사 힐하우스캐피털은 크래프톤 주식 8만주를, 주당 50만원대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체 발행주(804만주)를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약 4조원대로 추산됐다. 이어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의 Pre-IPO에서도 이와 비슷한 3조원 후반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례 모두, Pre-IPO인 탓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텐센트가 5000억원(7~8조원 기업가치 기준)이라는 뭉칫돈을 투자한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확연히 기업가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미래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연간 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되는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면서 크래프톤 기업가치는 연일 급등하고 있다.

사진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사진 =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넷마블 기록 새로 쓸까…IPO 시 예상 시총만 20조? 


현재 플랫폼을 막론하고 K-게임의 대표주자는 단연코 배틀그라운드다. 전세계 주요 모바일게임 순위 대부분 톱10 자리를 꿰차고 있는데다, 이를 통해 연간 벌어들이는 순이익 규모만 1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특히 증권가에선 최근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수혜주인 게임주에 대한 가치를 높게 보고 있어 일각에선 크래프톤 IPO 시, 예상시총을 10조~20조원 규모로 추산한다. 비슷한 이익을 내는 기업군의 시총이 이미 수십조원에 달하는 만큼, 타이밍을 잘 맞추면 30조원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크래프톤과 비슷한 규모의 실적을 갖춘 게임사들의 주가수익비율(PER) 30~40배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미뤄볼 때 크래프톤의 기업가치 또한 이와 유사한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약 PER 30배를 기준으로 크래프톤의 기업가치는 1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투자업계에선 지난 1분기를 계기로 크래프톤의 기업가치 재산정이 한창이다. 비슷한 규모의 순이익을 내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경우 시가총액이 이미 18조원에 이른다. 크래프톤의 경우, 엔씨소프트와 비교해 IP 보유량이 적고, 히트작 또한 많지 않지만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엔씨소프트에 밀리지 않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2017년 13조원 규모의 시가총액을 확보하며 코스피에 입성한 넷마블의 기록을 뛰어넘을 공산이 크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 역시 증권가의 예상을 뛰어넘는 기업가치로 IPO를 이뤄낼 것으로 보여, 현재 게임주의 가치를 액면그대로 이해하긴 힘들다"면서 "배틀그라운드는 국내 게임 중 가장 해외 인지도가 높은 타이틀인데다 피어그룹 PER와 비교하면 보수적으로 접근해도 시총 20조원은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서울대 벤처 4인방 기다려! 장병규 추정 지분가치만 3조?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보유한 크래프톤의 주식수는 약 140만주로 전체 지분의 약 17.5%에 달한다. 아울러 장 의장의 배우자로 알려진 정승혜 씨가 보유한 지분 또한 2.1%에 달한다.

여기에 장 의장이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벨리즈원 유한회사(6.9%)와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2.3%)가 보유한 크래프톤의 지분량 또한 적지 않아, 직간접적으로 장 의장이 보유한 지분은 약 30%에 이를 전망이다. IPO 등을 거치며 일부 희석될 가능성이 높지만, 관련업계에선 IPO 시 장 의장이 최소 3~6조원의 지분가치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한다.

아울러 배틀그라운드의 개발자로 알려진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1.5%)와 10년간 크래프톤(구 블루홀)을 이끌었던 김강석(2.6%) 전 대표 또한 큰 규모의 차익실현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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