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그라운드X
사진 = 그라운드X

 

카카오 산하 블록체인 개발 자회사 그라운드X가 발행한 가상자산 '클레이(KLAY)'의 가격이 개당 900원까지 치솟아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그라운드X가 밝힌 클레이의 총 발행량은 10억개로, 현재까지 유통된 클레이는 전체의 10% 수준으로 추정된다. 단순 시가총액 환산 시, 무려 9조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는 최근 기업공개(IPO)를 추진 중인 카카오의 게임 자회사 카카오게임즈(예상 시총 2조원)를 훌쩍 뛰어넘는 가치다.


'총 발행량 100억개' 개당 가격 900원…석달새 6배 올랐다 


23일 오후 8시 시준, 클레이의 개당 가격은 900원대로 석달새 무려 6배 급등했다. 

클레이는 그라운드X가 개발한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Klaytn) 내에서 사용하는 가상자산이다. 발행량은 총 100억개로 현재까지 약 10% 가량의 물량이 풀린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그라운드X는 매년 3%(3억개)씩 생태계 기여자들에게 클레이를 부여해 플랫폼 확장의 동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코인원과 지닥, 비트소닉을 비롯한 가상자산 거래업체를 통해 누구나 손쉽게 사고파는 것이 가능하다. 주식시장과 달리 거래업체에서 24시간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진 = 그라운드X
사진 = 그라운드X

 


도대체 왜 오르는건데?…유통 확장 기대감+저금리 기조 '훈풍'  


관련업계에선 클레이 자체의 본질적 가치에 주목한 투자자들과 더불어 ▲저금리 기조로 인한 가상자산 거래량 급증 ▲클레이의 유통 확장 가능성 ▲묻지마 투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그라운드X의 모회사가 카카오인 탓에 추후 카카오의 또다른 관계사인 두나무 '업비트'로의 상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세계 1위 가상자산 거래업체 바이낸스와도 파트너십을 체결한 만큼, 상장 가능성이 거론된다. 

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석달새 6배 오를 정도로 매수세가 과열 양상을 띄는 것은 정상적인 움직임이 아니다"라며 "국내 최대 거래업체 중 한 곳인 업비트에서 거래될 경우, 매수세가 폭증할 것을 예상한 투기수요가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다만 시세가 단기에 급등한 만큼, 급락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는 것이 투자업계의 설명이다. 가상자산의 특성상, 인위적으로 시장을 잠재울 외부요소가 적은 탓에 소문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돼온 탓이다. 

거래업계의 한 관계자는 "클레이 상장을 결정한 중소 거래소들이 하루새 수천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중"이라며 "클레이가 카카오 블록체인 대중화의 기폭제임은 분명하지만, 클레이 발행량이 100억개라는 점과 유통물량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는 점을 투자자들이 염두에 둬야한다"고 강조했다.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 사진 = 테크M 편집국
한재선 그라운드X 대표 / 사진 = 테크M 편집국

 


"아직도 이더리움 5분의1 규모?" 핵심은 카카오의 글로벌 확장성 


카카오는 지난 6월, 가상자산과 카카오톡을 연동하는 지갑서비스 '클립'을 론칭했다. 이를 통해 클레이를 주고 받거나 클레이튼 기반의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다만 업계에선 카카오가 2년전 블록체인 시장에 뛰어든 배경에 주목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카카오가 이미 자리를 잡은 내수보다는 글로벌 시장으로의 도약을 위해 블록체인을 꺼내들었기 때문이다. 인터넷 업계의 한 관계자는 "블록체인을 '넥스트 인터넷'으로 꼽고 글로벌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 클레이튼 출범의 배경"이라며 "이더리움과 마찬가지로 클레이를 개발자 및 파트너사의 보상으로 활용, 생태계 저변을 넓히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을 아시아의 이더리움으로 키우기 위해 생태계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그라운드X는 클레이튼 플랫폼을 함께 운영하는 파트너사에게 클레이를 보상형태로 제공한다. 카카오는 이같은 파트너사를 거버넌스 카운슬(노드 운영사)이라고 부르며 현재 넷마블과 셀트리온, LG인터내셔널, 아모레퍼시픽 등 굴지의 국내 기업 외에도 최근 글로벌 결제회사 월드페이가 30번째 파트너사로 합류했다. 이들과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카카오의 목표다. 

덕분에 클레이의 시총 규모는 어느덧 이더리움(시총 50조원)의 5분의1 수준까지 격차를 좁혔다. 여기에 페이스북과 텔레그램 등 해외 주요 인터넷 기업이 시장 진출을 머뭇거린 덕분에 글로벌 시장에서 인지도를 확보한 카카오 블록체인의 가치는 더욱 빛나고 있다. 현재 클레이튼을 기반으로 출시된 블록체인 앱은 약 50여종으로, 이중 소셜과 게임 분야 디앱이 20여종에 달한다. 클레이튼 블록체인 앱의 일간 이용자 또한 1만명대에 달할 정도로 이용자의 관심 또한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2년간 차가운 겨울을 견뎠던 토종 블록체인 개발사들이 카카오라는 대기업의 출현으로 시장 정립과 블록체인 대중화에 큰 기대감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며 "마침 정부도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는 스타트업 육성에 팔을 걷고 있는데다 특금법을 비롯한 규제 입법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고용 창출과 인터넷 혁명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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