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캐리커쳐 = 디미닛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 /캐리커쳐 = 디미닛

 

'배틀그라운드'로 대표되는 국내 게임개발사 크래프톤의 장외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어느덧 주당 166만원에 거래되며, 반년새 기업가치를 4배 가까이 끌어올린 것. 카카오게임즈 기업공개(IPO)의 기록적 흥행 탓에 일찍부터 크래프톤 주식을 사모으려는 수요가 대거 몰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비록 장외거래인 탓에 변수가 적지 않지만 벌써부터 내년 상반기로 예고된 기업공개(IPO) 또한 역대급 흥행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장외 '황제주' 거듭난 크래프톤…반년새 4배 급등 


16일 금융투자업계 및 증권플러스 등 장외 주식거래 플랫폼에 따르면 이날 11시 기준, 크래프톤의 주당 장외거래가는 166만원으로 한달새 전일대비 40%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매도 호가는 주당 180만원대까지 형성돼있다. 현재 확인된 총 발행주식수(808만5285주)를 환산하면 추정 시가총액은 무려 13조4000억원에 이른다. 

사실 올초만해도 크래프톤 IPO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높지 않았다. 실제 지난 2월, 글로벌 투자사 힐하우스캐피털은 크래프톤 주식 8만주를, 주당 50만원대에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전체 발행주(804만주)를 감안하면 기업가치는 약 4조원대로 추산됐다. 이어 진행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의 Pre-IPO에서도 이와 비슷한 3조원 후반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두 사례 모두, Pre-IPO인 탓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는 없지만 텐센트가 5000억원(7~8조원 기업가치 기준)이라는 뭉칫돈을 투자한 지난 2018년과 비교하면 확연히 기업가치가 크게 줄어든 것이다. 

그러나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미래성장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데다, 연간 1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추정되는 배틀그라운드가 전세계에서 변함없는 인기를 누리면서 크래프톤 기업가치는 연일 급등하고 있다.


비싸다고? 카카오게임즈 장외주 매수 효과 '톡톡'


동학개미라 불리는 개인투자자들이 비상장 크래프톤 주식을 사들이는 가장 큰 이유는 카카오게임즈를 통해 업계 통용 주가수익비율(PER)이 무의미하다는 것을 확인한 탓이다. 

실제 카카오게임즈는 연간 1000억원 미만의 이익 규모를 지닌 탓에 증권가 추정 시총은 2조원 수준에 불과했으나, 미래성장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총 5조원까지 몸집을 불렸다. 청약 신청을 위해 모여든 자금만 50조원에 달하면서 연거푸 상한가를 기록했고, 지난 11일에는 공모가의 3배에 달하는 주당 8만원대에 장을 마치기도 했다. 특히 상장 직후 차익실현 매물이 빠져나간 현 시점에도 여전히 주당 7만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로인해 일찍부터 장외시장에서 주당 5만~7만원선에 카카오게임즈를 사들인 투자자 모두 적지 않은 규모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업계에선 크래프톤의 PER 기준 시총이 20조원을 훌쩍 넘어서는 만큼, 현재의 장외거래 가격을 거품으로 볼 수는 없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카카오게임즈의 사례를 통해 피어그룹 PER 대비 미래성장 가능성 및 시장 환경이 더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크래프톤의 경우, 시기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확실한 캐시카우를 지닌데다 글로벌 히트작을 보유한 게임사라는 점에서 당분간 구주 매입을 위한 동학개미의 발걸음은 꾸준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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