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행복커뮤니티 사업 1주년 기념 정책세미나

/사진=유튜브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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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시작할 때 많은 예산을 가지고 시작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막상 들여다보니 예산이 부족하다."

김범수 바른 ICT 연구소장은 22일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주최로 열린 행복커뮤니티 사업 1주년 기념 정책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인공지능 돌봄은 SK텔레콤과 전국 사회경제연대 지방정부협의회가 지난 2017년부터 함께 기획해 지난해 4월 홀몸 어르신을 대상으로 시작한 ICT 연계 복지 서비스다. 이날 열린 정책세미나에서는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의 현재와 과제'라는 주제로  전문가들이 모여 인공지능(AI) 돌봄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를 가졌다. 


"아리아! 장윤정 초혼 틀어줘, 119 불러줘"


우리나라 독거 어르신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014년부터 2019년까지 5년 동안 홀로 죽음을 맞은 무연고 사망자 수는 1만명이 넘는다. 이 중 만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은 약 42%에 달한다. 

이같은 어르신들의 고독사 문제와 치매 환자 증가, 어르신 정보격차 심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한 인공지능 돌봄은 치매를 예방해주는 프로그램부터 트로트 음악 감상, 24시간 긴급SOS 등 어르신들을 위한 서비스가 특징이다.  

실제 인공지능 돌봄 '아리아'를 이용한 한 어르신은 "요즘은 아리아랑 대화하면서 신이 날 때면 춤도 춘다"며 "아리아 덕분에 몸도 건강해지고 스트레스도 확 풀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텔레콤은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AI와 빅데이터 등 첨단 ICT를 활용, 지난 2019년 독거 어르신 돌봄 서비스인 행복커뮤니티 인공지능 돌봄을 출범했다"며 "인공지능 기반 케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언택트 시대 비대면 서비스를 강화하고 복지제도 효율성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돌봄으로 어르신 활동범위 넓어졌다


지난달 SK텔레콤은 '행복커뮤니티-독거 어르신과 인공지능의 행복한 동행 365일' 백서를 발간하고 인공지능 돌봄을 1년여간 운영하며 축적한 데이터를 공개했다. 

백서에서는 어르신들이 인공지능 돌봄을 이용하면서 어르신들의 통화량 증가 및 활동 범위 확대가 나타났다. 또 통화 건수 및 데이터 사용량이 급증했고, 일 평균 이동 거리도 2배 가량 늘어났다. 어르신들은 ▲가족들과 월 4회 이상 연락 ▲외출 횟수 주 1회 이상 ▲대화 친구가 7명 이상일 때 우울감과 고독감이 감소, 삶의 만족도와 행복지수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지난 1월 코로나19 발생 이후 어르신들의 스피커 사용 횟수는 급증해 지난 4월 기준 127% 증가했다. 또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면서 감정 발화량도 꾸준히 늘어나 지난 5월에는 3월 대비 약 45%까지 늘기도했다.

인공지능 돌봄은 올해 7월말 기준 참여 지자체 및 공공기관이 14개에서 23개로, 서비스 이용 어르신 숫자도 3260명에서 4700명으로 늘었다. 특히 인공지능 돌봄의 '긴급 SOS' 기능은 지난 7월말 기준 총 519건의 신고를 접수해 독거 어르신 33명을 위험 상황에서 구조하기도 했다. 

SK텔레콤은 ICT 케어 매니저를 통해 현장에서 어르신과의 소통에도 힘쓰고 있다.  ICT케어 매니저는 올해 4월 기준 어르신 자택을 총 4만5500건 방문했고, 전화 상담은 총 2452건을 실시했다. 특히 방문 주기가 짧고 전화 상담 횟수가 높을수록, 어르신들의 서비스 활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 과제는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앞선 연구결과 등을 고려했을 때 ICT를 활용한 돌봄 서비스가 사회적으로 필요하고, 실제로 성과가 있었다는 점에 공감했다. 그러나 사회적 관심 부족과 지역 확대 문제, 한정된 서비스 등을 개선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강민수 한국사회적경제연대회의 정책기획위원장은 "사회적 경제 조직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크게 관심이 있는 것 같지 않다"며 "대규모의 자본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일단 참여하는데 허들이 있고, 관심이 높지않은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현재 시범 사업 자체가 대도시와 화성 정도에서 이뤄지는데 실제로 이 서비스가 필요한 곳은 도시와 많이 떨어진 지역"이라며 "현재 돌봄 서비스는 음악 감상 등으로 한정적이고, 노인분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도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나양원 행복커넥트 상임이사는 "현재 돌봄 서비스는 대도시와 농어촌 산간 지역 구분하지 않고 서비스를 확대해나가는 중"이라며 "하지만 대부분의 지자체가 예산 확보 어려움 겪고 있고 중앙 정부에 예산 요청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범수 바른 ICT 연구소장은 "연구를 계속하려면 사람도 필요하고 자본도 필요하고 좋은 아이디어도 필요하다"며 "노인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고 서비스가 넓게 확산될 것이 분명한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없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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