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EPI Outlook 2020 발간

국민들은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부정적으로 보고 있는 반면,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은 증가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은 3일 이 같은 일반인과 전문가를 대상으로 과학기술과 과학기술혁신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과 평가를 담은 ‘STEPI 아웃룩(Outlook) 2020’을 발간했다고 밝혔다. ‘STEPI Outlook’은 STEPI가 국가 과학기술혁신 전략 개발과 정책 수립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매년 발간하는 연구보고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 중 52.8%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일자리가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과학기술 분야 전문가들은 75.1%가 일자리가 증가할 것이라며 국민과 대조적인 전망을 밝혔다.

이 같은 차이에 대해 4차 산업혁명 전문가인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일반적으로 기술 발전의 역사를 살펴보면 신기술이 등장하면 기존 일자리가 일부 사라졌따. 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며 “전문가들은 과거의 역사에 근거해 일자리에 대해 전망한 반면, 일반 국민들은 언론에서 보도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기존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부정적 보도에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경전 교수는 말과 자동차를 예로 들었다. 말 대신 자동차가 이동수단으로 활용되면서 말과 관련된 일자리가 대부분 사라졌다. 하지만 자동차 산업과 관련해 기존의 말과 관련된 일자리보다 훨씬 많은 일자리가 등장했다. 특히 기존에는 부자들만 말을 타 필요로 하는 인력이 매우 적었다. 반면 누구나 자동차를 타게 되면서 크게 늘어난 수요만큼 일자리도 크게 늘었다는 설명이다.

또 이 교수는 “웹툰 작가가 등장하기 전까지 이 같은 일자리를 예상했던 사람들이 거의 없는 것처럼 전문가들도 어떤 새로운 일자리가 나타날지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런 특성 때문에 새로운 일자리에 예측이 쉽지는 않다”며 “하지만 신기술 등장에 따라 이를 현실적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욕망이 이어지며, 제품이 등장하며 새로운 일자리가 계속 생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국가적 해결과제에 대해서도 차이가 크게 나타났다. 국민들은 23.0%가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가장 중요한 국가적 해결과제로 꼽은 반면, 전문가들은 54.4%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꼽았다. 또 국민 22.4%가 청년 일자리 문제를 두 번째 중요 과제로 선택했는데, 전문가들은 4.1%가 선택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우수한 과학기술자를 배출하기 위해 선행돼야 할 부분에 대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국민 37.3%가 일자리 확대를 첫 번째로 꼽은 반면, 전문가 38.7%가 사회적 지위향상을 첫 번째로 꼽았다. 국민 23.0%는 사회적 지위향상을, 전문가 16.1%는 일자리 확대가 선행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또 국민들은 경제위기 재발을 막기 위한 국가적 해결과제로 39.1%가 기초 원천기술 확보를, 25.4%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제품 개발을, 13.7%가 수출위주의 경제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부가 과학기술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49.8%가 한국 산업 발전과 경제 성장을 위해, 25.0%가 국가적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24.6%가 과학적 진보와 기술적 발전을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 조사에는 만 19세 이상의 국민 1404명(2018년 900명, 2019년 504명)과 과학기술 분야 정책/연구 전문가 332명(2018년 115명, 2019년 217명)이 참여했다.

조황희 과학기술정책연구원장은 “STEPI는 2020년을 맞아 대한민국 과학기술혁신정책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와 10가지 테마별 진단과 전망을 통해 국가 과학기술혁신 전략의 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면서 “STEPI Outlook 2020이 과학기술혁신 정책 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미래 사회 변화에 미리 준비하는 정책을 수립하는데 기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한편 ‘STEPI Outlook 2020’에는 과학기술혁신정책에 대한 STEPI 10인의 전망, 과학기술혁신정책에 대한 명사들의 화두도 함께 담겨 있다.

박응서 테크엠 기자 gopoong@m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