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프릭스 유영혁(아프리카 제공)
아프리카 프릭스 유영혁(아프리카 제공)

e스포츠 현장에서 누구보다 빠르고 생생하게 선수들의 이야기를 전해 드리는 e스포츠人! 종목을 가리지 않고 독자 여러분들께 경기 후 선수들의 인터뷰를 들려 드릴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 드립니다. <편집자 주>


한 분야에서 '레전드'라고 불리는 선수들은 다 이유가 있습니다.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을 때도, 그들은 팀이 위기에 빠지면 어디선가 나타나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 팀을 구해내곤 합니다. 그것이 에이스의 숙명이고 '레전드'들이 해야 할 역할이죠.

분명 유영혁은 현재 최고의 선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그는 역대 세 손가락 안에 꼽는 '레전드' 프로게이머입니다. 오래된 만큼 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는 위기 때마다 존재감을 발휘하며 여전히 '레전드'로서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지난 23일 카트라이더 리그 2020 시즌2 팀전 8강 풀리그 경기에서 유영혁이 에이스 결정전에 출격했습니다. 상대는 샌드박스 게이밍 에이스이자 현존 최강 프로게이머라고 평가 받는 박인수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박인수의 낙승을 예상했죠.

사실 지난 카트라이더 리그 2020 시즌1에서도 '레전드'의 활약은 빛났습니다. 유영혁은 준준결승전 에이스 결정전에서 박인수를 상대로 승리를 따내며 팀을 준결승으로 이끄는 쾌거를 이뤄냈죠.

유영혁이 박인수를 한번 꺾긴 했지만 이번에는 힘들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아프리카는 1승3패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었고 샌드박스는 4연승을 내달리며 최강팀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죠. 에이스 결정전까지 승부가 이어지자 많은 사람들은 박인수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패하면 그대로 포스트시즌 진출이 물 건너 가는 위기의 상황에서 '유영혁 매직'은 또 한번 빛을 발합니다. 유영혁은 또다시 박인수를 에이스 결정전에서 잡아내며 팀에 소중한 1승을 안겼습니다. 그가 '레전드'라는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합니다. 

"위기의 순간에 간절함이 실력으로 연결 되는 것이 저만의 강력한 무기인 것은 맞아요. 하지만 평소에도 압도적인 모습을 계속 보여줘야 할 것 같은데 걱정입니다. 그걸 극복해야 스스로에게 만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프리카 프릭스가 가야할 길은 멉니다. 그렇기에 유영혁 역시 '최강' 박인수를 꺾고도 웃을 수만은 없는 것이죠. 유영혁은 후배들을 키워야 하는 위치에 있기에, 다른 선수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짐이 그의 어깨에 놓여 있습니다.

"후배들을 더 키워야죠. 요즘 홍승민, 최윤서, 김기수 선수가 팀에서 체계적으로 연습하며 점점 기량을 끌어 올리는 것이 눈에 보이더라고요. 우리 팀 최윤서 선수 역시 아마추어팀 에이스였기 때문에 게임 내에서의 브리핑이나 플레이 조율이 정말 좋아요. 열정도 넘치는 선수이기 때문에 잘 끌어준다면 큰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직 성적이 많이 아쉽지만 개인적으로는 아프리카 프릭스도 충분히 우승 가능성이 있는 팀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우선의 목표는 그렇고 궁극적으로는 최강팀이 될 수 있도록 더 노력해야죠."

현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팬들을 현장에서 볼 수 없는 상황이기에 선수들이 힘을 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하지만 항상 잊지 않고 응원해 주는 팬들이 있기에 유영혁은 더욱 힘을 낼 수 있었다고 합니다.

"시즌 후반에도 함께 웃어야죠. 항상 응원해 주시는 팬들께 너무 감사 드리고 이번 승리에 만족하지 않고 더 성장해 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 남은 경기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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