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 날씨만 물어보고 있어요
카카오 패밀리 서비스 자주 사용한다면
미니링크도 쓸만하겠네요

#작고 귀엽고 가볍긴한데

#날씨만 물어보고 있어요

#인공지능 이렇게 쓰는거 맞나요?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지난 21일 '내 손 안에 인공지능(AI) 친구' 미니링크를 출시했다. '미니링크'는 음성인식 컨트롤러로 AI 플랫폼 '카카오i'가 탑재돼 있다. 작고 귀여운 모습을 보면 가지고 싶다는 생각이 확 든다. 그래서 체험해봤다. 과연 '미니링크'의 AI는 내 삶을 얼마나 스마트하게 바꿔줄 수 있을까.

미니링크 한 손에 들어온다. / 사진=문정은 기자
미니링크 한 손에 들어온다. / 사진=문정은 기자

미니링크는 휴대용이기에 굳이 '헤이카카오'를 외치지 않아도 전면 버튼을 누르고 음성명령을 할 수 있다. 기계와 말하는 게 익숙지 않아 아직 적응기다. 자동차로 이동하거나 집에서 손이 바쁠 때 이용하기엔 꽤 편하다.

다만 집이 아니라면 크고 정확하게 말해야 한다. 그리고, 멜론이나 카톡 주문하기 등 평소 카카오 서비스를 주로 사용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활용하기가 제한적일 수 있다. 


꽤 맘에드는 첫인상... 중요 '카톡 친구' 지정은 좋다 


'미니링크'는 여자 손에도 한 손에 들어올만큼 작은 크기다. '휴대용 카카오미니'라고 표현한 것처럼 목에 걸고 다니거나 들고 다니기에 부담스럽지 않은 무게와 크기다. 

자동차에 미니링크를 고정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음성명령하려면 전면버튼 눌러야 한다. / 사진=문정은 기자
자동차에 미니링크를 고정시킬 수 있다. 그런데 음성명령하려면 전면버튼 눌러야 한다. / 사진=문정은 기자

특히 자동차로 주로 이동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마그네틱 트레이와 차량용 클립으로 미니링크를 단단히 고정할 수 있다. 작은 크기에 맞춤형으로 나온 라이언과 죠르디 케이스가 꽤 괜찮은 장식 역할을 한다. 첫인상이 마음에 들었다. 미니링크와 스마트폰 연결은 '헤이카카오' 앱을 통해 가능하다. 헤이카카오 앱 내에서 '기기관리'에 접속해 미니링크를 연결해 사용하면 된다. 

가장 쓸만한 기능을 먼저 소개하면 특정 카카오톡 친구를 지정해두고 우측에 위치한 전원 버튼을 통해 메시지를 편리하게 주고받는 것이다. 헤이카카오에서 연결한 미니링크 앱 페이지를 들어가면 '친구 지정하기' 기능이 있다. 

미니링크 전원 버튼 한번 누르면 '카톡 읽어줘'라고 말하지 않아도 메시지를 읽어준다. 전원 버튼을 두번 누르면 '뭐라고 보낼까요?'라고 묻는다. 지정된 친구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를 말하면 이를 다시 한번 확인하고 보내준다. 운전을 하거나 집에 청소를 하고 있을 때 사용하기에 좋은 기능이다. 


물어보면 대답은 하는데... 아직 많은 걸 바라지 마세요


사실 카카오 인공지능(AI) 기능을 이번에 처음 써봤다. AI 플랫폼 카카오i는 음성을 알아듣고 대화를 이해하며, 수많은 데이터를 확인해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찾아준다고 했다. 실제로 날씨나 환율, 주요 뉴스 등 간단한 정보 요구 질문에는 딱 들어맞는 대답을 해준다. 비트코인 시세도 알려준다.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기준이다. 해당 가상자산의 현재 시세와 한시간 기준 가격 변동성을 말해준다. 

다만 주변에 소음이 있거나 조금 길게 물어보고 싶다면 또박또박 전달해야 미니링크가 알아듣는다. 알아듣지 못할 수도 있다. 사실 지난 주말 자동차로 에버랜드를 가는 중에 용인에 진입하자마자 미니링크에 물었다. '여기서부터 에버랜드 주차장 얼마나 걸려?' 미니링크는 목적지를 다시 말해달라는 주문을 반복하다 끝내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사람 이름을 잘못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OOO에게 카카오톡 보내줘'라고 주문했다가 미니링크가 다른 사람으로 이름을 잘못 인식해 아찔했던 순간도 있었다. '아니 아니야! 보내지마'라는 다급함 목소리에는 세상 차분한 '카톡 전송을 취소할게요'라는 미니링크 대답이 돌아온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미니링크가 마이크 2개를 사용해 이용자의 음성을 깨끗하게 처리해주는 노이즈 캔슬링, 에코캔슬링을 기본 탑재해 야외에서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런데 아니다. 보완이 절실하다. 


카카오 패밀리 서비스 익숙해야 미니링크도 쓸 데가 있다 


'음악 틀어줘'라는 질문에는 멜론 1분 다시듣기만 가능했다. 내가 멜론 이용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뿌링클 치킨 주문해줘'라고 하면 카카오톡의 '카카오톡 주문하기'을 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메시지를 보내준다. 

미니링크를 사용하기 이전에 멜론과 카카오톡 주문하기 등의 기능을 사용해본 적이 없었다. 체험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이용하지 않았을 서비스다. 결국 카카오 생태계를 잘 알면 알수록 미니링크를 잘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집에 카카오홈 앱으로 제어할 수 있는 에어컨이나 조명 등을 이용하고 있다면, 미니링크와도 연동해 해당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 실제 '에어컨 꺼줘'라고 미니링크에 말하면 '카카오홈 앱에 가입하면 집 안의 기기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내가 카카오홈 이용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평소에 카카오 패밀리가 제공하는 콘텐츠나 기기들을 자주 이용하는 사람이라면 미니링크 활용처가 다양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미니링크'를 통해 카카오 패밀리 생태계에 이용자들을 '락인'하고 있는 것이다. 

 

문정은 기자 m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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