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은 부모님들만 써요'라는 말을 듣던 카카오가 한층 젊어지고 있다. 카카오톡에 다양한 콘텐츠 볼거리를 탑재하는 한편, 10대를 위한 맞춤 금융서비스와 20대를 위한 재무설계, 유행에 민감한 이들을 위한 맞춤 쇼핑까지 내놓으며 카카오톡이 생애주기를 이끌겠다는 당찬 포부가 엿보인다. 


오늘의 청소년은 모바일 세대…"대학가도 카뱅 쓰자"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뱅크가 지난 19일 선보인 10대 전용 금용서비스 '카카오뱅크 미니'의 가입자가 출시 하루만에 5만명을 돌파했다. 카카오뱅크 미니를 사용할 수 있는 만 14~18세 전체인구(약 237만명)의 약 2%가 출시 첫날 카카오뱅크 미니의 고객이 된 셈. 전용 이모티콘 등 맞춤 전략을 내세운 탓에 10대 가입자는 꾸준히 늘어날 전망이다.  

만 14세부터 18세까지, 10대 중에서도 성인이 되기 직전의 연령층이 개설할 수 있는 카카오미니는 일종의 선불전자지급수단이다. 미니에 보관 가능한 최대 금액은 50만원이고, 1일 이용 한도는 30만원, 1개월 이용 한도는 200만원이다.

은행 계좌 개설이나 연결 없이 휴대폰 본인 인증, 약관 동의, 비밀번호 생성 과정만 거치면 서비스에 가입해 ▲입금 ▲이체 ▲카카오톡 친구 간 간편이체를 이용할 수 있다. 주민등록증 등 신분증이 없어 비대면 계좌 개설이 불가능했던 청소년들이 스스로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며 추후 성인이 되서도 자연스레 카카오뱅크에 남을 수 있도록 유도한 것. 

관련업계에선 카카오뱅크가 수익모델보다는 카카오의 취약점으로 거론됐던 MZ세대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모바일시대에 성장한 지금의 10대가 대면 방식의 기존 금융업 이해도가 낮다는 점을 착안한 마케팅으로 보인다"면서 "추후 카카오뱅크가 사세를 더 불릴 경우, 현재 10대는 기존 은행 ATM 또는 지점 방문없이 금융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진 = 카카오뱅크
사진 = 카카오뱅크

 


증권앱에 없는 편리함…주린이는 카카오페이로 몰린다 


카카오는 갓 성인이 된 MZ세대의 금융서비스 활용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 12일 결제서비스를 업데이트한 카카오페이는 여러 서비스를 연결해 더욱 체계적인 결제 혜택을 제공하는 '카카오페포인트'를 신설했다. 

카카오페이포인트는 결제·송금·투자·보험·대출 등 서비스를 이용하거나 서비스에서 진행하는 이벤트 참여에 대한 리워드를 적립 받고, 이를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의 고유한 포인트 제도다. 적립률은 11월 공개된다.

현재 카카오페이로 결제할 때만 지급되는 '알' 리워드는 랜덤 비율로 주어진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용자는 알을 깨서 카카오페이머니로 쓰거나 '알 모으기' 방식으로 카카오페이에서 내놓는 증권·펀드 상품에 자동 투자할 수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의 증권서비스인 카카오페이증권은 주식을 처음 시작하는 '주린이'를 위한 펀드 상품도 내놨다. 이른바 '똑똑한 펀드'는 블록체인·클라우드·인터넷·반도체·전자상거래 등 5개 산업군에 투자한다. 해당 산업군을 주도하고 있는 우량 글로벌 기업 주식에 분산 투자하는 개념이다. 이를 위해 각 섹터를 대표하는 해외 주식형 ETF를 선별해 분할 매수 방식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선보이고 있다. 

이 상품은 섹터별 목표수익률인 5%를 달성하면 자동 리밸런싱 전략을 실행한다. 투자 비중을 초기 비중으로 되돌리는 것이다. 이를 통해 펀드가 목표수익률 달성을 위해 늘렸던 위험자산 비중을 초기화하고 변동성을 낮춘다.

 

사진 = 카카오M

 


유튜브 식상하지? 대세는 카카오TV! 그리고 카톡소설도?


게임과 웹툰·웹소설로 MZ세대을 공략해온 카카오는 지난 9월 카카오톡을 통해 볼 수 있는 스낵형 영상콘텐츠 카카오TV를 론칭하며, MZ세대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카카오TV는 지난 1일 출시된 이후, 론칭 7일만에 260만명의 이용자, 누적 조회수 1300만뷰를 기록하며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 별도 애플리케이션이 아닌 카카오톡을 통한 접근성에 20분 내외의 숏폼 콘텐츠로 제작된 것이 흥행의 비결로 꼽힌다. 

대표작으로 드라마 연예혁명의 경우, 공개 8시간만에 40만뷰를 기록하며 MZ세대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이처럼 카카오TV는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숏폼 형태의 새로운 타이틀을 꾸준히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올해 카카오TV는 예능 20개 타이틀, 300여개 에피소드를 공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카카오는 웹툰 외에도 카카오의 타이틀을 앞세운 '카톡소설'도 내놓는다. 올 하반기 출시를 예고한 카톡소설은 카카오페이지 앱을 통해 우선 유통되지만, 추후 카카오톡으로 바로 볼 수 있는 형태로 진화할 전망이다. 


옷 어디서 사? 카카오톡!


카카오는 유행에 민감한 MZ세대를 잡기 위해 대량의 오픈마켓 방식이 아닌 투트랙 전략을 유지 중이다. 명품과 브랜드를 앞세운 상품을 늘리는 한편, 동시에 소량 생산 맞춤 제작으로 MZ세대의 소비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 

실제 카카오쇼핑의 올해 순이용자수는 전년대비 500만명 가량 급증한 4000만명을 기록할 전망이다. 엄지 쇼핑족을 끌어들이고 있는 카카오 쇼핑라이브 또한 지난 5월 베타서비스 시작 후 100일만에 이용자수 100만명, 누적 시청횟수 500만회를 돌파했다. 

취급 브랜드 역시 전년대비 1000여개 가량 늘어난 7000개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3분기만 따지면 커머스 거래액은 전년대비 40%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선물하기 위주에서 톡딜, 톡스토어, 메이커스 등 다양한 쇼핑 맞춤 전략이 눈에 띈다"면서 "전자상거래형 비즈니스가 다각화되고 있고, 댓글과 선물 등 커뮤니티 콘텐츠가 구비되고 있어 기존 오픈마켓 시장에 적잖은 판도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