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 / 캐리커쳐 = 디미닛

 

상장 후 첫 실적을 어닝서프라이즈로 시작한 카카오게임즈가 12월 출시를 예고한 대작 '엘리온'의 글로벌-모바일화에도 나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엘리온이 카카오게임즈 내년 실적의 키포인트로 꼽히는 만큼, 매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카카오게임즈, 엘리온 글로벌로 간다…모바일화에도 주력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4일 열린 2020년 3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신작 엘리온은 12월 론칭하며, 내년 하반기에는 해외진출까지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엘리온 모바일 버전 우선협상권을 확보한 만큼, 빠른 시기에 모바일화에도 나선다는 계획이다. 펄어비스의 검은사막을 서비스하고도 모바일 IP를 확보하지 못했던 일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또한 검은사막의 북미-유럽 흥행 사례를 잇기 위한 글로벌화에도 박차를 가한다. 조 대표는 "북미-유럽에서 큰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면서 "국내 PC MMORPG 시장은 모바일 대비 한계가 뚜렷해 더욱 큰 시장으로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증권가가 예상한 내년 엘리온의 국내 PC 매출 규모는 약 1000억원대에 불과하다. 결국 큰 폭의 매출원 확대를 위해선 해외시장 진출이 불가피하다. 

아울러 카카오게임즈는 엘리온의 클라우드 서비스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이동통신사와 손을 잡고 공동 마케팅에 나서거나, 대형 콘솔업체와의 협업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일정이 결정된 건 아니지만 클라우드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 MMORPG로 개발 중인 신작 '오딘'의 크로스플레이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오딘은 PC-모바일 크로스플레이로 지원할 예정"이라며 "아직 공개가 안된 MMO 신작 라인업 역시 크로스 플랫폼으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PC 온라인게임 엘리온의 게임 화면/ 사진 = 크래프톤
PC 온라인게임 엘리온의 게임 화면/ 사진 = 크래프톤

 


북미 흔들리는 크래프톤, IPO 대박 카카오…엘리온 흥행 '절실'


올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혔던 카카오게임즈는 카카오의 첫 자회사 IPO인데다 게임주에 대한 시장 전반의 기대감 덕에 시총 4조원대로 코스닥 입성에 성공했다. 상장 직후, 대규모 매물 소화에도 불구하고 4일 기준, 여전히 시총 3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도 주가수익비율(PER)이 100배를 넘어선 탓에 '벨류에이션 거품'이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적지 않다. 실제 국내게임 대장주 엔씨소프트(25배)와 매출 기준 카카오게임즈와 비슷한 몸집을 지닌 펄어비스(16.7배) 대비 PER는 이들을 상회한다. 결국 첫 시험대는 올 하반기 출시될 대작게임 '엘리온'이 될 전망이다. 현재 포트폴리오 중 이익을 끌어올릴 수 있는 유일한 대작이기 때문이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일약 글로벌 메이저 게임사로 우뚝 선 크래프톤 역시 카카오게임즈와 마찬가지로 엘리온의 흥행이 절실한 분위기다. 연간 영업이익 1조원대의 대형사로 거듭났지만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중국 매출 의존도가 심화되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북미-유럽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는 점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관전포인트다. 

실제 올 상반기 크래프톤(연결기준)의 PC온라인 및 콘솔 매출은 1600억원에 그치며, 지난해 하반기대비(약 3000억원)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PC온라인 및 콘솔 이용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과 정반대되는 결과가 나온 것.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미-유럽 매출이 571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대비(780억원) 200억원 가량 급감했다.

반대로 중국 매출이 반영된 아시아매출은 7700억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대비 2배 가까이 폭증했다. 업계에선 해당 매출 대부분을 중국 내 모바일게임 성과로 보고 있다. 서구권 매출이 빠지며 중국 의존도가 매출의 70%에 이를 정도로 극심해진 것이다. 결국 전세계를 홀린 배틀그라운드의 인기를 다시 끌어올리거나, 엘리온의 흥행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이뤄내야 IPO 흥행이라는 결실을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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