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허설 중인 카트라이더 리그 개인전 8인/사진=이소라 기자
리허설 중인 카트라이더 리그 개인전 8인/사진=이소라 기자

8일 펼쳐진 2020 SKT 5GX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2 개인전. 문호준이 은퇴를 선언한 개인전에서 누가 그 빈자리를 차지하게 될지 더욱 관심을 모았던 경기였습니다. 

우선 캐스팅이 된 선수는 성남 락스(락스) 이재혁과 송용준, 샌드박스 게이밍(샌드박스) 박인수와 박현수, 정승하, 아프리카 프릭스(아프리카) 유영혁, 한화생명e스포츠(한화생명) 최영훈 그리고 유일한 10대 김지민이었습니다.


이야기의 초반, 주연은 최영훈-박현수


주연=최영훈, 박현수 

조연=김지민, 이재혁 

엑스트라=박인수, 유영혁, 정승하, 송용준 

이번 개인전 결승전 이야기의 초반은 최영훈과 박현수가 주인공이었습니다. 항상 팀에서 2인자 역할을 했던 두 선수의 반란이 시작되는 듯 보였죠. 팀전에서 러너가 달려 나가면 항상 중위권에서 상대팀 선수들이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게 만들었던 스위퍼들의 반란이었죠.

특히 한화생명 최영훈은 1, 2라운드를 모두 1위로 들어가는 기염을 토했습니다. 쟁쟁한 선수들을 모두 물리치고 최영훈이 상위권을 유지했고 박현수 역시 1위는 하지 못했지만 지속적인 3~4위권을 유지하며 통합 포인트 2위를 지켜내는데 성공했습니다. 

한화생명e스포츠 최영훈/사진=이소라 기자
한화생명e스포츠 최영훈/사진=이소라 기자

그리고 두명의 주인공이 앞으로 치고 가는 사이, 두명의 조연인 김지민과 이재혁이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결승전 진출이 처음인 김지민은 지속적으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새롭게 역사를 쓰는 듯 보였죠.

기존 강자였던 박인수와 유영혁이 좀처럼 앞으로 치고 나가지 못하며 엑스트라처럼 밀리고 말았습니다. 특히 박인수는 아무리 슬로우 스타터라고 해도 너무나 좋지 못한 성적을 지속적으로 기록했는데요. 7일 팀전의 패배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야기의 중반, 주연은 이재혁


주연=이재혁 

조연=박인수, 송용준, 박현수 

엑스트라=유영혁, 정승하, 김지민, 최영훈 

역시 초반과 중반 이야기가 같으면 카트라이더 리그가 아니죠. 모든 반전 영화가 그렇듯 카트라이더 리그는 항상 반전으로 먹고 사는 리그입니다. 단한번도, 초반 상황이 그대로 이어진 적이 없었습니다. 최영훈과 박현수가 주연이었던 이야기는, 중반으로 들어서자 이재혁 단독 주연 이야기로 바뀌어 버립니다.

완전히 손이 풀린 이재혁은 무서울 정도로 강했습니다. 엄청난 속도로 1위를 따라잡은 이재혁은 눈으로 보고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날카로운 인코스 주행을 펼쳤습니다. 이대로 가다가 절벽으로 떨어질 것만 같은 라인이었지만 이재혁은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락스 게이밍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락스 게이밍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이재혁은 순식간에 1위를 마구마구 추가하면서 결국 가장 먼저 70점대를 돌파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재혁의 무서운 질주 덕에 박인수-송용준-박현수로 이어지는 2위 싸움은 더욱 치열해 질수밖에 없었죠. 1, 2위가 결선에 진출하는 시스템인만큼 2위권을 유지하던 세명은 죽을 힘을 다해 달리고 또 달렸습니다.

결국 이재혁은, 2위와의 점수 차이를 30점 이상 벌려 놓으면서 사실상 1위를 확정 지었습니다. 한 경기 정도만을 앞두고 조연인 세사람은 마지막 한자리인 2위를 차지하기 위해 목숨을 건 주행을 시작했습니다. 


후반의 주인공, 박인수-송용준의 2위 결정전!


주연=박인수, 송용준 

조연=이재혁 

엑스트라=없음 

이보다 더 치열할 수 있었을까요. 1위는 이재혁이 앞으로 치고 나갔지만 2위는 박인수와 송용준이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누가 이길 수 있을지 예측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박인수가 뒤로 쳐져 있었지만 10라운드, 11라운드를 연달아 1위로 골인하면서 순위 급상승을 이뤄냈습니다. 역시 박인수라는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경기였습니다. 

결국, 1위를 확정 지은 이재혁을 뒤로 하고 박인수와 송용준이 55점 동률을 이루며 2위를 가리는 재경기를 성사시켰습니다. 지난 시즌 문호준과 박인수, 유창현 세명이 79점으로 동률을 이뤄 치열한 접전을 펼쳤을 때를 연상시킬 정도로 명경기였습니다.

락스 게이밍 송용준/사진=이소라 기자
락스 게이밍 송용준/사진=이소라 기자

2위 결정전을 치른 주인공 박인수와 송용준. 초반은 박인수가 과감한 라인으로 송용준을 압도하며 앞으로 치고 나갔습니다. 경기 시간 90%를 이기고 있었던 박인수는 송용준의 마지막 코너 승부수를 막아내지 못했고, 결국 송용준이 마지막 코너에서 역전에 성공하며 2위를 차지했습니다.

결국 박인수는 또다시 명경기의 조연이 돼버렸습니다. 마지막 5초를 버텨내지 못한 박인수는 통한의 눈물을 흘렸고 개인전 결선을 펼칠 최후의 2인은 락스의 내전, 이재혁과 송용준으로 결정 됐습니다. 


이야기의 마지막, 이재혁 개인전 2회 우승 달성!


주연=이재혁 

조연=송용준 

최후의 2인이 펼치는 개인전 결선. 에이스 결정전처럼 1대1로 맞대결을 펼쳐 세세트를 먼저 승리하는 선수가 승리를 따냅니다. 락스 내전이지만 사실 이재혁에게 무게추가 기우는 것은 사실이었습니다. 이재혁은 항상 팀내에서 1인자, 송용준은 2인자라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이죠. 

반전은 없었습니다. 송용준은 유리한 상황에서도 아쉽게 실수를 하는 등 아쉬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결국 이재혁은 큰 위기 없이 무난한 주행으로 3대1로 승리, 두시즌만에 개인전 우승트로피를 다시 가져오는데 성공했습니다. 

개인전 2회 우승을 달성한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개인전 2회 우승을 달성한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이재혁은 2019년, 2020년 두번의 개인전 우승을 일궈내며 명실상부 문호준에 이어 개인전 최강자로 불리기에 손색없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또한 팀전 결승도 진출해 있기에 문호준 이후 최초의 양대리그 우승자가 될 기회를 잡았습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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