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못벌던 카톡은 이제 없다, '톡비즈'로만 1조 매출 도전

 

 

#역대 최대 실적 #돈버는 카톡 #1조는 책임진다

카카오톡에 광고를 다니 카카오 살림이 활짝 폈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 배너광고 플랫폼 '톡보드'의 성장세에 힙입어 지난해 매출 3조원, 영업이익 200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2018년 4분기 0.6%로 바닥을 찍었던 영업이익률은 올해 같은 기간 9.2%까지 상승하며 뚜렷한 개선을 보였다.

 

 

◆'0%대' 영업이익률 바닥 딛고 반등세

카카오는 2019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3조898억원으로 전년 대비 27.8% 증가했다고 13일 밝혔다. 매출 3조원 시대를 연 것보다 의미가 있는 건 영업이익을 크게 개선한 점이다. 지난해 카카오의 영업이익은 2066억원으로 183.2%가 늘었다.

카카오의 수익성 개선은 속도를 더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실적만 놓고 보면 매출액은 86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8%가 늘었고, 영업이익은 794억원으로 무려 1749.6%가 증가했다.

그동안 지나치게 낮은 영업이익률로 투자자들의 원성을 들어온 카카오는 지난해 수익 개선에 사활을 걸었다. 그동안 카카오 공동체를 확장하며 다양산 신사업에 투자해 온 과실을 이제는 거둬들일 때가 됐다는 판단이었다.

 

 

◆이용자만 많던 카톡, 광고 시작하니 '황금알'

카카오가 수익 개선을 위해 가장 먼저 손을 댄 건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이었다. 카카오톡은 월간 활성 이용자(MAU) 4400만명의 카카오 최대 플랫폼이지만 수익 창출 면에선 신통치 않았다. 포털 광고로 견조한 수익을 내는 네이버와 항상 비교되는 지점이었다.

이에 카카오는 카카오톡 내에 직접 광고를 노출하기로 결정한다. 그동안 이용자 편의 등의 문제로 조심스러워 하던 시도다. 카카오는 카톡 이용자들에게 거슬리지 않는 광고를 하기 위해 위치부터 노출되는 광고 내용까지 데이터 분석을 통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는 2018년 5월 카카오톡 대화목록창에 배너광고를 다는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의 비공개 테스트를 시작했다. 이용자들의 반응을 지켜본 카카오는 대형 광고주 위주의 비공개 테스트에 이어 같은 해 10월 오픈베타로 전환해 중소형 광고주를 참여시켰다. 본격적으로 톡보드 사업을 확대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현재 톡보드는 3000여개 광고주를 확보해 일매출 5억원 이상을 올리며 카카오의 실적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이날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광고주를 만 단위까지 확대하고 장기적으로 10만개 이상까지 확장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카카오는 톡보드를 비롯한 카카오톡 내 수익사업인 '톡비즈' 부문 매출을 지난해 약 6500억원에서 올해 1조원 이상 규모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광고 달아도 '까똑' 소리 줄지 않네

카카오가 톡보드 사업에 자신감을 갖게 된 건 광고를 노출시켜도 카카오톡 이용자들의 이탈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MAU는 지난해 1분기 4442만명에서 4분기 4486만명으로 소폭이나마 계속해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여 대표는 톡보드 도입 이후 이용자들의 활동성을 면밀히 관찰한 결과 여전히 이용자들이 활발히 카톡을 이용하는 모습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톡 채팅목록창 조회수는 전년 대비 6% 늘었고, 이용자들의 평균 친구수도 9% 증가했다. 카카오톡 내에 100명 이상 친구를 가진 이용자는 3500만명을 기록했고, 연간 메시지 수도 12% 늘어 하루 110억건에 달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여 대표는 "톡보드가 더 성장할 가능성이 트래픽 측면에서 분명히 존재한다"고 자신했다.

톡보드가 기업들의 홍보 활동 내로 이용자들을 끌어오는 관문 역할을 하기 시작하면서 카카오톡 내에 다른 마케팅 도구들도 힘을 받고 있다. 여 대표에 따르면 현재 '알림톡'은 3만9000개 파트너사를 확보했다. 특히 신용카드사들이 알림톡 사용을 본격화하면서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지난해 4분기 비즈 메시지 카테고리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46% 증가했고, 톡채널(구 플러스친구)도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카카오는 톡보드를 시작으로 톡채널, 비즈메시지, 페이까지 이어지는 완성된 사업 모델을 제공해 톡비즈 매출 성장세를 계속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카톡 플랫폼 내에서 광고를 시작으로 회원 가입과 각종 예약·예매, 구매에서 결제까지 모두 이뤄지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여 대표는 "톡보드 성장세로 카카오 전체 광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진 만큼 톡보드가 진입점이 돼 톡채널, 비즈메시지, 페이까지 이어지는 완결된 비즈니스 경험을 제공하며 톡비즈 매출 전체 성장세를 견고하게 높여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준 기자 joon@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