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의 프로게이머 생활에 마침표를 찍은 문호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현장에서 문호준을 1년 동안 만나지 못한 팬들은 아쉬움을 토로했습니다. 경기장에서 마음껏 만날 수 있었던 문호준을 이제는 만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비단 문호준 팬들 뿐만이 아닐 것입니다. 아마도 모든 프로게이머들의 팬들도 현장에서 선수들을 만나지 못하는 아쉬움이 클 것이라 생각됩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사그라들지 않는 상황이기에 팬들의 아쉬움은 앞으로도 더 커질 일만 남은 것이 큰 문제입니다. 


e스포츠 리그 현장은 선수와 팬들의 직접적인 소통의 장


e스포츠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팬들이 많은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팬들과의 직접적인 소통' 덕분입니다. e스포츠는 현장에 가면 가까운 거리에서 선수들을 만날 수 있고 경기가 끝난 뒤에는 팬미팅이라는 자리를 통해 가까이에서 선수들과 호흡할 수 있습니다.

다른 스포츠들의 경우 특별한 경우에만 허용되는 팬미팅이지만 e스포츠는 거의 대부분의 경기 후 팬들과 만나는 자리를 갖습니다. 그렇다보니 종목을 가리지 않고 항상 현장에는 팬들로 넘쳐납니다.

카트라이더 리그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오프라인에서 선수들을 마음껏 만날 수 있었던 팬들은 날을 새고 줄을 서며 카트라이더 리그를 보기 위해 열정을 불태웠습니다. 선수들을 가까이에서 보겠다는 일념으로 말입니다.


코로나19로 굳게 닫힌 경기장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리그가 치러지면서 팬들은 현장을 갈 수 없음에 아쉬움을 토로했죠. 특히 문호준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컸습니다. 크리에이터로도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문호준을, 현장에서 직접 만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인 리그 현장을 갈 수 없게 되자 팬들은 안타까운 목소리를 숨기지 않았습니다.

카트라이더 리그뿐만 아니라 리그 오브 레전드 팬들 역시 마찬가지였죠. 현장에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롤파크(리그 오브 레전드 리그가 열리는 경기장) 주변을 서성이는 팬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됐습니다. 

객석이 텅빈  상태로 치러진 카트라이더 리그 결승전
객석이 텅빈 상태로 치러진 카트라이더 리그 결승전

문호준이 은퇴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팬들은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아쉬운 마음을 함께 전했습니다. 항상 경기 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문호준을 만날 수 없기 떄문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팬미팅과 같은 큰 행사가 열리기 힘든 상황이기에 더욱 팬들의 아쉬움은 클수밖에 없습니다.


문호준 "팬들과 만나지 못해 은퇴 시기가 앞당겨진 것 같다"


문호준은 은퇴 발표를 하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으로 리그가 열리면서 힘이 많이 빠졌다고 고백했습니다. 승부의 세계에 종사하는 선수들은 모든 스트레스를 팬들의 함성과 사랑을 받을 때 푼다고 합니다. 문호준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힘들 때도 경기장에서 팬들이 좋아해주고 응원해주는 모습을 보며 힘을 얻곤 했거든요. 그런데 무관중으로 경기가 계속 치러지다보니 그렇게 힘을 받을 수 있는 시간이 없어졌고, 스트레스만 계속 가중됐던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인해 은퇴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문호준도 이럴진데 다른 선수들은 어떨지 심히 걱정이 되더군요. 2019년 넘쳐나는 팬들로 얼굴에 함박 웃음을 띄며 경기에 임했던 선수들의 얼굴 표정이, 어느 새 그늘이 드리워 진 것을 그냥 넘기고 볼 수만은 없는 것 역시 이 때문입니다. 


문호준 팬들 "수고했고, 가면 쓰고 다시 돌아와 주세요"


어쩄든, 팬들은 수고했다는 목소리로 14년 동안 한결같이 정상을 유지한 문호준의 마지막 길을 축복했습니다. 다시 그의 플레이를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은 접어두고 말입니다. 그가 얼마나 수고했는지 알기에 팬들도, 관계자들도 가장 먼저 "수고했다"는 말이 먼저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하지만 문호준이 다시 돌아오기를 바라는 팬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한 팬은 "가면 쓰고 다른 선수인 척 하고 반드시 복귀해 달라"며 "우리 모두 모른척 하겠다"는 댓글로, 그가 충분히 휴식한 뒤 다시 돌아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을 담기도 했습니다. 

문호준의 은퇴는 아마도 선수들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쉽게 만들 것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박수칠 때 떠난, 거의 유일한 e스포츠 선수로 기록됐다는 점에서 문호준은 e스포츠 역사에 영원히 '레전드'로 남을 것이라는 사실입니다.

마지막으로, 문호준과 역사를 함께 한 김대겸 해설 위원의 입을 빌려 우리 모두의 마음을 전해봅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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