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보다 기획력-소통능력 더 고려된 듯
게임법 전부 개정-OTT 음악 저작권 등 이슈 넘치는데
'당직사병 논란'으로 청문회 정치공세 변질 우려

/그래픽=디미닛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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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음원 등 콘텐츠 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신임 장관으로 황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내정됐다.

재선 의원인 황 내정자는 그동안 문화체육관광위원회가 아닌 국방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도시재생 분야 전문가다. 내정 이후 '깜짝 발탁'이라는 평가가 쏟아지는 이유다.

문체부 관련 분야에서 이렇다 할 행보를 보이지 않았던 인물인 만큼 업계의 눈은 곧 일정이 확정될 인사청문회로 쏠린다. 특히 콘텐츠 분야에서 게임법 전부 개정, 동영상 플랫폼(OTT) 음원 저작권료 논란 등 이슈가 산적한 만큼, 황 내정자가 청문회에서 어떤 입장을 밝힐지 주목된다.


도시 전문가가 문체부 장관에?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신임 문체부 장관으로 황희 내정자를 지명했다. 황 내정자는 현재 서울 양천구에서 재선에 성공한 국회의원이다. 20대 국회에서 국토교통위원회에서, 21대 국회에서는 국방위원회에서 활동했다. 4차산업혁명위원회에서는 스마트 시티 특별위원회를 지내는 등 도시공학 전문가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깜짝 발탁'을 두고 전문성보다는 정권과의 친밀한 관계, 기획력과 소통능력 등이 더 고려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황 내정자는 지난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 총무본부장을 맡았으며 '친문' 모임으로 불렸던 '부엉이 모임'의 멤버로도 활동했다.

청와대 역시 "기획력과 업무추진력, 의정활동을 통해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문화예술 체육 관광산업의 위기를 극복하고 스포츠 인권 보호 및 체육계 혁신, 대국민 소통 강화 등 당면 핵심 과제를 성공적으로 완수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황 내정자의 발탁으로 업계의 눈은 인사청문회로 쏠리고 있다. 청문회를 통해 황 내정자가 문체부 주요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지가 관심이다.


청문회로 쏠릴 눈... 게임법 전부 개정-OTT 음악저작권


우선 게임분야를 살펴보면 게임법 전부 개정이 눈에 띈다. 문체부는 지난해부터 게임산업법 전면 개정을 추진중이다. 전면 개정을 통해 전향적으로 규제를 개선하고 게임 성장 지원, 게임이용자 권익 보호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선택적-강제적 셧다운제와 같은 중복 규제, 우연에 의한 아이템 획득이 가능한 이른바 '확률형 아이템' 규제, 게임물등급분류 제도 개선, 게임 광고 규제 조항, 게임진흥원 신설 등과 관련 이슈 등에 대한 황 내정자의 입장표명이 있을지 주목된다.

이 외에도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는 중국 게임허가권(판호) 문제를 어떻게 풀어낼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OTT 음악 저작권 관련 이슈에 대한 발언도 있을지 주목된다. 문체부가 지난달 11일 발표한 'OTT 음악저작권료 징수기준'에 대해 OTT 사업자들이 과도하다며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자들 뿐만 아니라 OTT 관련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 역시 개정된 징수기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OTT 사업자를 두고 정부부처에서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정책 검증 아닌 정치공세 변질 우려도


업계 한 관계자는 "전문성도 중요하지만, 실무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듣고 합리적인 정책을 만들어내는 기획력과 소통능력 역시 장관의 중요한 덕목이라고 본다"며 "콘텐츠 업계의 시급한 사안이 산적한 만큼, 청문회에서 황 내정자가 주요 이슈에 대해 어떤 입장을 밝히는지에 따라 업계에서의 평가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청문회가 정치공세로 변질될 수 있다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황 내정자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논란 당시 제보자인 당직 사병의 실명을 거론하고 '단독범'이라고 지칭하는 등 논란이 적지 않았다. 

문체부 장관 내정 직후 SNS 글을 모두 지운 것도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청문회가 순탄하게 진행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허준 기자 joo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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