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인원' 메모앱 노션, 직접 써보니 '빠져든다'


#스타트업처럼 일하고 싶다면 #정답은 노션 #애자일하고 린하게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지인들을 만나면 자주 거론되는 두가지 협업툴이 바로 '슬랙'과 노션이다. 이들을 만나 '회사에서 카카오톡으로 소통하고 에버노트를 이용한다'고 말하면 자칫 '늙다리' 취급을 받을지도 모른다. 우선 오늘은 '노션'만이라도 알아보자. 

노션은 지난 2016년 샌프란시스코에서 탄생한 메모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처음 서비스됐다. 최초의 노션은 '에버노트'와 같은 메모 기능에 충실했다. 하지만 하나 둘 기능을 추가하기 시작한 노션은 어느덧 에버노트의 완벽한 대체재로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현재는 실리콘밸리를 넘어 전세계적으로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다.

노션의 서비스 슬로건은 'All in one workplace'. 하나로 모든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간단한 문서 작성부터 할일 리스트,  프로젝트 관리, 일정, 데이터베이스 등을 한곳에 모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PC와 모바일, 안드로이드와 iOS를 가리지 않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연동된다는 것도 강점이다.

국내 스타트업에서도 노션을 공식 협업툴로 사용하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대표적으로 당근마켓을 꼽을 수 있다. 누적 다운로드 수 1000만, 월활성사용자(MAU) 400만명을 돌파한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은 2018년부터 회사 문서 도구를 노션으로 통일했고, 회사소개를 비롯해 모든 정보를 노션을 통해 외부로 공개했다.  

당근마켓 이외에도 쇼핑 앱 '지그재그', 온라인 교육 플랫폼 '클래스101' 등도 노션을 통해 회사소개와 함께 채용공고를 업데이트한다. 

초장기부터 노션을 사용해 왔다는 한 개발자는 "스타트업에 일하면서 노션을 쓰지 않으면 어쩐지 트렌드에 뒤처진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었다"면서 "지금은 개발자들보다 마케터들이 아이디어를 모아놓거나 개인 홈페이지처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이 개발자는 "다양한 기능을 하나에 집어넣다 보니 프로그램 자체가 계속 무거워지고 있는 것이 아쉽다"라고 전했다.

◆기자가 직접 써보니... 탬플릿 활용하니 적응 쉬워

노션을 열었을 때 든 첫번째 감상은 '심플하다'는 것이다. 사용자인터페이스(UI)는 미국의 글쓰기 플랫폼인 미디엄을 연상시킨다. 하얀색 빈 바탕에 무엇이라도 쓰고 싶게 만드는 디자인이다.

얼핏 기존 메모 앱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지만 사실 노션의 마법은 '/'를 누르는 순간 발생한다. 간단하게 숫자 및 불릿 기호 매기기부터 엑셀 시트와 같은 테이블을 만들어 간단한 함수도 쓸 수 있다.

노션은 한줄 한줄이 블록 단위로 구성되고, 페이지 안에 또다른 페이지를 집어넣는 트리식 구조다. 이를 잘 이용하면 체계적으로 문서를 관리할 수 있다. 또 유튜브, 비메오, 구글 독스, 구글 드라이브, 구글 맵, 깃허브 등을 연걸해서 노션 안에서 바로 열람할 수 있다. 크롬에서 별도 확장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웹클리핑도 가능하다. 웹서핑을 하다 읽고 싶은 기사가 생기면 노션으로 보내 모아놓을 수도 있다.

무엇보다 트렐로 등에서 구현되는 칸반 보드 탬플릿을 활용해 프로젝트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오프라인에서 화이트 보드와 포스트잇을 사용해 프로젝트를 관리하고 공유하는 것을 온라인상에 옮긴 개념이다. 잘만 이용한다면 나도 스타트업 종사자들처럼 '애자일하고 린하게' 일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물론 단점도 있다.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아 기능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공부가 필요(유튜브에서 튜토리얼을 쉽게 찾을 수 있다)하다. 그리고 공짜가 아니다. 블록을 1000개 이상 생성하면 유료로 전환해야 한다. 한달에 개인은 4달러, 팀은 한명당 8달러를 내야 한다.

김임수 기자 imsu@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