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동차 그룹 '둥펑'이 인기 왕훙 '웨이야'를 초빙해 진행한 생방송에서 7분 만에 1700대가 넘은 자동차를 팔았다. / 사진 = 바이두 
중국 자동차 그룹 '둥펑'이 인기 왕훙 '웨이야'를 초빙해 진행한 생방송에서 7분 만에 1700대가 넘은 자동차를 팔았다. / 사진 = 바이두 

7분 만에 자동차 1700대가 팔렸다

지난해 4월 중국 자동차 그룹 '둥펑'이 진행한 라이브커머스 방송에서 세워진 기록이다. 라이브커머스란 실시간 방송으로 상품을 소개하고 판매하는 모바일 쇼핑이다. 줄여서 '라방'이라고도 한다. 테슬라,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자동차 브랜드 역시 중국에서 라이브커머스로 상품을 팔았다. 지난해 7월 아우디가 진행한 쿠페형 콤팩트 SUV '아우디 Q3' 라방은 총 2만명이 시청했다. 

라이브커머스는 중국은 물론 전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쇼핑 트렌드다. 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 등 영상 기반 소셜미디어(SNS)가 보편화되면서 새로운 소비 형태로 자리 잡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소비문화가 확산하면서 성장 가능성이 더 크게 점쳐지고 있다. 


'라이브커머스' 얼마나 핫 하길래?


중국은 라이브커머스 시장이 가장 먼저 형성된 국가다. 2016년 타오바오, 징둥 등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라이브커머스를 시작했다. 이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이 라이브 동영상 스트리밍 기능을 도입한 시점과 비슷하다. 

중국 시장조사기관 아이미디어 리서치의 2020년 3월까지 통계를 살펴보면 라이브커머스 이용자는 약 2억6500만명이다. 대표적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타오바오의 하루 평균 누적 시청자 수는 약 1억6000만명에 달한다. 

중국 정부 역시 라이브커머스 시장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해 5월부터 중국 충칭, 광저우, 항저우 등 11개 도시에서 창업 장려 세제 혜택 등이 포함된 라이브커머스 산업 지원정책이 발표되기도 했다. 라이브커머스 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해 지난해 매출 규모 9610억위안(약 163조원)을 달성했다.

대륙 소비시장이 들썩이자 글로벌 기업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미국 유통 체인 월마트는 최근 틱톡을 통해 라이브커머스 시험 방송을 진행했다. 페이스북,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도 동영상 쇼핑 기능을 적극 지원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아마존 라이브'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기업도 라이브커머스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은 물론 신세계, 롯데, GS 등 유통기업, LG유플러스 등 통신기업들까지 앞다퉈 시장 진출에 나섰다. 티몬과 같은 이커머스 플랫폼도 앞다퉈 라이브커머스를 내세우고 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에 따르면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올해 4조원 2022년 6조원 2023년 8조원으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세가 점쳐진다.


'라이브커머스' 왜 핫 할까?


중국 유명 뷰티 왕홍인 '장모판(张沫凡)'과 '두하이타오(杜海濤)'가 진행한 더뷰티풀 팩터 '토닝 워터리 선' 라이브커머스 / 사진 = 타오바오
중국 유명 뷰티 왕홍인 '장모판(张沫凡)'과 '두하이타오(杜海濤)'가 진행한 더뷰티풀 팩터 '토닝 워터리 선' 라이브커머스 / 사진 = 타오바오

라이브커머스 시장의 가파른 성장 배경엔 '인플루언서'가 있다. 중국에서 라이브커머스가 빠르게 자리잡은 것은 상품을 판매하는 인플루언서 '왕홍' 역할이 컸다. 일반 전자상거래 구매 전환율이 0.3~1% 수준인 것에 비해, 왕홍이 진행하는 라이브커머스 구매 전환율은 5~8%로 나타난다.

이를 입증하는 연구도 진행됐다. 지난해 국제e비즈니스학회는 '플랫폼 및 방송진행자 정보원천 특성이 중국 소비자들의 라이브커머스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 논문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라이브커머스 구매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방송 진행자의 매력으로 밝혀졌다. 

해당 논문에서는 367명의 라이브커머스 이용자들 응답자료를 바탕으로 라이브커머스 방송상품 구매의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오락성과 정보성, 방송 진행자의 매력성이 구매의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에서 방송 진행자의 매력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라이브커머스 소비자들은 플랫폼 자체 특성보다는 방송 진행자(왕홍) 특성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며 "방송 진행자 역할 역시 정보 전달 등 커뮤니케이터 특성보다 진실되고 매력적인 엔터테이너적 특성을 강조할 때 더욱 효과적으로 구매를 촉진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국내 상황 역시 다르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인플루언서의 기존 콘텐츠와 활동을 지켜보며 신뢰감이 쌓인 구독자들은 해당 인플루언서가 진행하는 라이브커머스 브랜드와 제품에 대한 믿음 역시 공유하게 된다"며 "이는 제품 구매 결정에 영향을 주고 그 결과 완판과 품절이라는 긍정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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