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카카오모빌리티
사진 = 카카오모빌리티

국내 모빌리티 시장을 향한 해외 자본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도심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으로 스마트 모빌리티와 이를 관리하기 위한 통합교통서비스(MaaS)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다 자율주행을 비롯한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 관련 기술 안착이 머지 않은 탓이다. 무엇보다 수도권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대한민국'이야 말로 모빌리티 혁신의 중심축으로 손꼽힌다.


해외자본이 키운 카카오모빌리티...기업가치 3조 '돌파'

지난 18일 카카오모빌리티는 글로벌 투자사 칼라일그룹으로부터 2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공시했다. 약 2200억원 규모로, 이번 투자로 카카오모빌리티 기업가치는 3조원을 넘어섰다. 앞서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17년, 택사스퍼시픽그룹(TPG)로부터 5000억원의 거액을 유치하며 사업을 불려왔다. 당시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이었으나, 칼라일그룹은 카카오모빌리티의 기업가치를 3조4000억원으로 책정했다. 

이번 투자 유치를 바탕으로 카카오모빌리티는 신사업 확대와 기술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단순히 다양한 교통수단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사람이 필요로 하는 사물 또는 서비스를 이동시키며 하나의 플랫폼에서 모든 이동의 니즈를 해결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실현을 더욱 앞당긴다는 계획이다.

현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를 시작으로 자전거, 셔틀, 시외버스, 기차 등 중단거리에서 광역교통에 이르는 이동까지 촘촘히 연결하며 카카오 T를 2800만명이 이용하는 국내 최대 서비스형모빌리티(MaaS, Mobility as a Service) 플랫폼으로 진화시켜왔다. 여기에 내비, 주차, 대리운전 등을 이용하는 약 2000만명 자차 소유 이용자를 확보하고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시장 우위를 확보하며 국내 모빌리티 기업 가운데 가장 완결성 높은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

관련업계에선 카카오모빌리티가 기존 택시 호출과 고급택시, 글로벌 택시 로밍서비스 외에도 금융서비스와 연계된 차량공유 서비스를 이른 시점에 내놓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사진 = T맵모빌리티
사진 = T맵모빌리티

 


우버가 반한 T맵모빌리티... 기업가치 '1조' 프리 IPO '청신호'

SK텔레콤의 T맵모빌리티는 지난해 10월, 우버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우버가 T맵모빌리티에 5000만달러, 합작사에 1억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것이 골자다. 이 과정에서 T맵모빌리티의 기업가치는 1조원대로 치솟았다.

T맵모빌리티의 핵심서비스인 T맵은 월간 사용자수가 1270만명에 달하는 국내 1위 스마트폰 내비게이션 서비스다. 시장 점유율은 70%에 달한다. SK텔레콤은 지난 2018년 11월 'T맵택시'를 개편, 국내 택시 호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한 카카오모빌리티에 도전장을 낸 바 있다. T맵택시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시범서비스로 택시업계와 마찰을 겪을 당시 순간적으로 점유율을 끌어올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점유율을 역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에 우버와 손을 잡고 가맹택시 사업을 공략하는 한편, 전동킥보드와 택시, 차량공유, 렌터카, 대리운전을 올인원 앱으로 선보이고, 구독형 모델로 차별화에 나설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차세대 모빌리티인 '하늘을 나는 차(플라잉카)' 등을 한국에 확산하는 것이 궁극적 목표다. 이를 위해 T맵모빌리티는 이달 중 프리 IPO를 열고 외부 자금 유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국내 VC 외에도 해외 VC들이 적격인수후보(숏리스트)에 대거 이름을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 = KB손해보험
 / 사진 = KB손해보험

 


카카오+T맵 10조? 韓 모빌리티는 황금알...빅데이터+자율주행 = 궁극의 플랫폼!

해외 자본이 그간 돈 먹는 하마로 불렸던 국내 모빌리티 시장에 연이어 목돈을 푸는 이유는 관련산업의 비즈니스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증권가에선 카카오모빌리티와 T맵모빌리티가 5년내 10조원에 달하는 합산 기업가치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5G 네트워크 안착과 빅데이터 활용 기술, 도심 밀집화, 교통 수단 연계를 위한 정책적 지원 등이 조화를 이루며 관련시장이 '황금알'로 거듭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매년 수백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하던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창사 이래 첫 흑자전환을 예고한 상황이다. 가맹 택시 시장이 빠르게 팽창하고 있는데다, 코로나19 상황에도 고급택시와 주차, 밴 등 부가 운송서비스들이 안착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비롯, 규제 혁신을 통한 인터넷-금융 연계서비스가 힘을 받으면서 전동킥보드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와의 제휴도 속도가 붙고 있다. 실제 카카오와 T맵모빌리티 모두 광역교통을 모두 연계하는 MaaS 서비스 확장에 팔을 걷고 나선 상태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자율주행 확산으로 교통수단 이용 요금이 빠르게 하락하면서 자동차에 대한 관점이 소유에서 공유로 전환되며, 이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MaaS 시장은 연평균 약 50% 성장해 2030년 1600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며 "국내 역시 2~3년 전부터 MaaS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며, 국내 MaaS 시장은 2022년 0.2조원에서 5년 뒤에는 1.3조원까지 고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내 MaaS 시장은 향후 5년 내 가입자 기반 및 누적 데이터에 강점을 가진 카카오모빌리티와 T맵모빌리티가 양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국내서도 전기차 보급을 위한 인프라가 빠르게 구축되고 있고, 전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완성차 제조국가라는 점에서 MaaS 시장의 파급력은  전세계 그 어느 국가보다 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완성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모빌리티 시장은 전후방 관련산업이 모두 벨류체인화를 이뤄 부가 산업으로 팽창할 기회가 많다"면서 "전기차와 자율주행, 금융 혁신, 인터넷 플랫폼 등이 결부돼 강력한 매스 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수호 기자 lsh5998688@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