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디자인만큼 주목 받는 V2L
전기차가 보조 배터리가 된다?
패러다임의 전환 이뤄질지 관심

현대차그룹은 아이오닉5 사전 계약 첫날 계약 대수가 2만376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아이오닉5는 국내 자동차 모델을 통틀어 역대 최다 사전계약 기록을 보유한 모델로 등극했다.

이같이 흥행중인 아이오닉5의 핵심 기술로 V2L(Vehicle to Load)이 꼽힌다. 차린이톡을 통해 전기차 구동원리부터 제조 기업, 자율주행 기술 등을 여러가지 전기차 기술에 대해 알게 된 '차린이'지만 'V2L'은 또 처음 들어본다. 역시 기술은 날로 진화하고 배움에는 끝이 없다.

V2L 기술이 도대체 뭐길래 사람들이 배터리나 전기모터만큼 관심을 가지는 지, 차린이와 함께 알아보자.


V2L이 뭐길래

V2L(Vehicle to Load)은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의 전력을 외부로 끌어다 쓸 수 있는 기능이다. 지금까지의 전기차는 온보드차저(OBC)를 이용해 외부에서 차량 내부로의 단방향 전기 충전만 가능했다.

하지만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탑재한 아이오닉5는 이를 보완해 차량에 있는 고전압 배터리와 보조배터리 모두 충전이 가능한 통합 충전 시스템(ICCU)과 차량 충전관리 시스템(VCMS)을 통해 별도의 추가 장치 없이 일반 전원을 차량 외부로도 공급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비상용 충전 케이블을 사용해 다른 전기차의 배터리를 완속으로 충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이오닉5는 파워아웃렛이 차량 외부에 1개 기본으로 설치되고, 내부에도 선택 사양으로 추가할 수 있다.

물론 이전에도 12V 시가잭이나 220V 인버터를 이용해 차량 내 전기를 사용해왔다. 하지만 내연기관차의 경우 시동을 끄면 배터리 방전 위험이 있었다. 또한 220V 인버터를 사용하는 전기차의 경우도 정격 소비전력이 200W 수준에 그쳐 캠핑이나 차박을 위한 온열 전자제품 등 소비전력이 높은 제품은 사용이 어려웠다.

반면 V2L은 일반 가정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높은 3.6kW의 소비전력을 제공해 야외활동이나 캠핑 장소 등 다양한 외부환경에서도 가전제품, 전자기기 등을 제약없이 사용할 수 있다. 집에서 쓰는 전자제품을 전기차에서 다 쓸 수 있게 됐다. 전기차가 초대용량 보조 배터리가 된 셈이다.


완전히 바뀔 캠핑-차박

전기차가 보조 배터리가 됐다는 것은 무슨 의미일까? 스마트폰 충전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차린이'같은 생각은 저 멀리 던져두자. 우선 많은 사람들이 V2L 기술이 캠핑과 '차박'의 개념을 완전히 바꿀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차박은 차와 함께 하는 캠핑을 뜻하는 말로 텐트없이 차를 활용하는 캠핑을 뜻한다.

V2L 기술을 활용하면 캠핑을 할 때 오븐이나 에어프라이어기를 전기차에 연결해 간단하게 요리를 할 수 있다. 캠핑장에서 먹는 에어프라이어 요리라니... 상상이 됩니까? 또 차박을 할 때 여름에는 방전 걱정없이 에어컨을 틀고, 겨울에는 온열매트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전기 걱정이 없는 캠핑은 그야말로 '럭셔리' 캠핑이 될 것이다.

 / 사진=픽사베이
 / 사진=픽사베이

콘텐츠 소비 공간이 될 전기차

아울러 전기차가 각종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웃픈' 얘기긴 하지만, 전기차가 유부남들이 가족을 벗어나 쉴수 있는 아지트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전기차에 '풀스'를 넣어두고 주말에 잠시 산책을 다녀오는 것처럼 '플스'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지난 차린이톡에서 전기차는 바퀴 달린 스마트폰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완성되면 운전시간이 여가시간이 되고 전기차는 콘텐츠 소비 공간이 될 것이란 전망이었다. V2L 기술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싣는 기술로 보인다. 비록 운전중이 아닐지라도 전기차 안에 전자제품을 연결해 콘텐츠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V2L 기술이 전기차가 바퀴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는 첫 걸음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이성우 기자 voiceac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