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매니얼 관련 이미지 /그래픽=디미닛
할매니얼 관련 이미지 /그래픽=디미닛

'할매니얼'이라는 신조어가 화제다. 할머니와 밀레니얼을 합친 단어로, 복고에 열광하는 MZ세대(1980~2000년생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생 Z세대)를 일컫는 말이다. 요즘 젊은 층 사이에서 옛날 감성에 대한 인기가 이어지며 새로운 '복고' 열풍이 불면서 등장했다.

'할매니얼' 열풍은 최첨단 기기와 트렌드로 무장한 IT업계에도 불어닥쳤다. 옛 향수를 소환하는 복고 마케팅을 위해 소매를 걷어붙인 IT기업들을 만나보자.


카세트부터 필름 카메라까지 '복고 열풍'

KT는 대표적 아날로그 기기인 카세트 플레이어 'KASSETTE'를 새롭게 출시했다. 메탈릭 실버 컬러의 뉴트로 콘셉트로 디자인됐다. 김병균 KT Device사업본부장(상무)은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에게는 카세트 플레이어가 아날로그의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으로 기대하며, 앞으로도 MZ세대를 대상으로 감성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 사진 = KT 제공
/ 사진 = KT 제공

삼성전자는 무선이어폰 '갤럭시버즈 프로' 케이스를 새롭게 선보였다. 복고 감성을 담아 과거 출시된 기종 애니콜 T100, 애니콜 E700을 본뜬 케이스를 출시했다. 해당 케이스는 소셜미디어(SNS)에서 MZ세대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에 삼성전자는 애니콜 A100 미니폴더를 기반으로 한 버즈 프로 스페셜 케이스를 추가로 선보였다. 

아날로그 감성을 담은 '필름카메라' 인기 역시 뜨겁다. MZ세대가 많이 사용하는 SNS 인스타그램에서 '필름카메라'를 치면 200만개가 넘는 게시글이 등장한다. '필름카메라 추천', '필름카메라 판매', '필름카메라 사진' 등 관련 해시태그도 쏟아진다. 지난 10일 한국후지필름은 필름 카메라의 인기에 힘입어 '레트로 키링 굿즈'를 출시하기도 했다.

/ 사진 = 삼성 갤럭시버즈 프로 케이스
/ 사진 = 삼성 갤럭시버즈 프로 케이스

 


싸이월드부터 디아블로까지...재출시 '릴레이'

복고 열풍은 2000년대 초중반 인기를 끌었던 IT서비스들을 부활시키고 있다. 대표적 국민 SNS '싸이월드'는 '싸이월드Z'라는 이름으로 새 출발을 확정했다. 오는 5월 중 웹과 모바일 버전으로 서비스를 재개할 예정이다. '미니미' 캐릭터는 증강현실(AR) 기반으로 재탄생한다. 싸이월드 콘텐츠 구매에 사용하는 '도토리'에는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다.

지난 2012년 종료됐던 메신저 서비스 '버디버디'는 최근 공식 홈페이지가 다시 열렸다. 지난 2일 운영사 위메이드가 '버디버디가 다시 찾아옵니다'라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게시해 화제가 됐다. 2000년 출시된 버디버디는 한때 국내 메신저 점유율 1위(56%)를 기록하는 등 국민 메신저로 통하며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서비스다.

2000년대 초반 PC 인기 게임 포트리스, 디아블로도 재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포트리스V2'는 글로벌 게임 플랫폼 '스팀'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디아블로2'도 올해 내 리마스터 버전을 선보인다. 2D이던 원작을 3D로 변환하고, 4K 이상 초고해상도를 지원하겠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사진 = 버디버디 홈페이지
/ 사진 = 버디버디 홈페이지

 


복고, MZ세대에게 새로운 경험으로 인식

전문가들은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하고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들이 '복고 문화' 자체를 새로운 경험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최첨단 기술과 트렌드에 민감한 IT 분야에 아날로그 감성이 더해진 복고 트렌드는 젊은 층에게 더욱 신선하게 다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주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과거 아날로그 감성에 대한 경험과 향수가 적을 수밖에 없고, 이는 신선한 경험이라 느껴질 것"이라며 "디지털 기기에 아날로그 감성을 접목하게 된다면, 젊은 세대에게는 새로움과 신선함을, 기성 세대에게는 추억으로 소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명한 마케팅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IT업계 관계자 역시 "과거 유행하던 제품과 서비스를 새롭게 다시 재출시하는 것은 기존 고객을 모객하는 효과도 있고, 서비스 개발에 드는 비용 측면에서도 경제적"이라며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에는 신선하고 감각적으로 다가갈 수 있고, 과거 제품과 서비스 사용 경험이 있는 기존 세대에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등 마케팅 측면에서도 효과적인 전략"이라고 전했다.

이영아 기자 twenty_ah@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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