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부터) 유창현, 박도현, 박현수/사진=넥슨 제공
(사진 왼쪽부터) 유창현, 박도현, 박현수/사진=넥슨 제공

"누가 올라가도 이상하지 않을껄요? 최근 '01라인' 선수들 폼이 다 미쳤어요. 다들 배성빈이 무조건 올라갈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아닐 수도 있어요."

2021 신한은행 헤이영 카트라이더 리그 개인전 32강 D조 조별리그가 열리기 전, 한 선수가 귀띔한 이야기입니다. 솔직히 믿지 않았습니다. 최근 배성빈이 팀전 에이스 결정전에서 이재혁과 박인수를 잡아내며 승승장구 하고 있었기에, 무조건 1위를 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죠.

사실 개인전보다 팀전에서 잘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팀전, 게다가 에이스 결정전의 경우 패하면 팀이 지는 결과를 안고 가야하기에 부담스럽고 힘듦니다. 개인전에서 날고 기는 선수도 에이스 결정전에서는 패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모두들 배성빈의 진출을 의심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01 라인' 선수들의 평소 실력을 알고 있었던 주변 선수들은 정확하게 현실을 직시하고 있었나 봅니다. 결국 개인전 32강에서 유창현이 1위를 차지했으며 박도현과 박현수가 2, 3위로 16강에 직행했습니다. 1위로 올라갈 것이라 예상됐던 배성빈은 5위로 최종전에 털걸이하는데 그치고 말았죠.

경기도 박진감이 넘쳤습니다. 조금 과장해서, 개인전 결승전을 보는 것 같았습니다. 1위인 유창현이 50점, 2위인 박도현이 49점인 것만 봐도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을 만큼 치열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정말 신기해요. 어제 잠깐 저랑 (유)창현이가 같은 방에서 개인전 연습을 했어요. (배)성빈이한테 같이 하자고 하니 자기는 타임어택을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박)현수가 연락이 와서 어쩌다 보니 셋이 같이 연습을 하게 됐어요. 그런데 너무 신기하게 세명이 16강에 직행하게 됐네요. 상상도 못한 결과라 얼떨떨해요. 셋이 같이 연습해서 그런가 싶기도 하고요(웃음). (배)성빈아, 다음에는 우리랑 같이 연습하자."

경기가 끝난 뒤 박도현은 셋이 올라간 상황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같은 에피소드를 전하기도 했습니다. 아마도 어제 셋이 연습하면서도 셋이 나란히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만큼 이번 조는 어려웠다는 이야기기도 합니다.

"저는 제가 1등할 줄 알았는데요(웃음)? 1위를 하지 못해서 아쉽긴 해도 어제 같이 연습한 (박)도현이, (유)창현이랑 올라가게 돼 재미있긴 했어요. 다른 팀이지만 '01 라인' 다 친해요. 아마 최종전에서 (배)성빈이도 올라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최근 물오른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박현수 역시 이같은 상황이 재미있었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1위를 할 줄 알았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자신감에 넘쳐 있는 모습입니다. 최근 '01 라인' 모두가 자신감에 넘치기에 다음 맞대결이 더욱 기대될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이재혁과 송용준이 합류한다면 어떨까요? 아마도 결승전은 '01 라인'의 전쟁이 되지 않을까 조심스레 예상해 봅니다. 그리고 이들이 문호준 없는 카트라이더 리그를 이끌어 가지 않을까요?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