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데이터센터 내부 / 사진 = NHN
NHN 데이터센터 내부 / 사진 = NHN

'21세기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를 활용하기 위한 클라우드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IT기업들의 데이터센터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변모하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등 IT서비스 제공에 필요한 장비를 밀집해놓고 24시간 가동하는 시설을 말한다. 최근 산업계에서 데이터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데이터 호텔'로 불리는 데이터센터의 가치도 함께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여러 곳에 분산된 데이터를 한 곳으로 모아 저장·처리·분석 할 수 있는 클라우드 기술이 디지털 전환의 필수요소로 자리 잡으면서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데이터센터는 IT기업들의 자체 클라우드 관련 사업을 위한 필수 인프라이면서, 동시에 다른 기업이나 기관에 공간을 임대하거나 운영 기술을 제공할 수 있는 수익 모델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롯데정보통신 실적 성장 모멘텀 '제4데이터센터'

1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롯데정보통신은 조만간 개소식을 열고 용인시에 준공한 제4데이터센터를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롯데정보통신 제4데이터센터 조감도 / 사진 = 롯데정보통신 제공
롯데정보통신 제4데이터센터 조감도 / 사진 = 롯데정보통신 제공

연면적 1만6351.95㎡, 지상 8층 규모로 설립된 제4데이터센터는 '글로벌 클라우드 센터'로 운영될 계획이다. 롯데정보통신은 이 데이터센터를 기반으로 자체 클라우드 플랫폼 'L클라우드' 사업을 비롯해 해외 클라우드 기업을 대상으로 상면임대 사업도 펼칠 계획이다. 앞서 롯데정보통신은 글로벌 유수의 클라우드 기업들을 고객으로 유치한 바 있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운영에 대한 경쟁력을 입증받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데이터센터 확장은 롯데정보통신 실적 성장의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롯데정보통신의 데이터센터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한 1163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제4데이터센터 개소를 계기로 글로벌 네트워크 업체로의 도약을 주목할 시점이란 분석이다. 이를 통해 올해 데이터센터 이익 비중은 49%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롯데정보통신 관계자는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신기술 기반의 혁신 서비스가 디지털 전환(DT)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의 흐름에 따라 앞으로도 클라우드 인프라를 더욱 강화하고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클라우드 시대 '신의 한 수' 된 더존비즈온 데이터센터

작년 4분기까지 25분기 연속 실적 성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SW) 기업인 더존비즈온은 데이터센터 구축을 통해 클라우드를 비롯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 IT 신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로 꼽힌다.

더존비즈온은 간판 제품인 '전사적자원관리(ERP)'와 더불어 비즈니스 플랫폼 '위하고(WEHAGO)'를 통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비대면 수요가 늘면서 발빠른 클라우드 전환이 회사의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 이 회사의 클라우드 사업 매출액은 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8.8% 급증했다.

사진 = 더존비즈온
사진 = 더존비즈온

더존비즈온은 지난 2011년 토종 소프트웨어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강촌 캠퍼스에 클라우드를 위한 인터넷데이터센터(IDC)를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소프트웨어 기업들은 통신사나 IT서비스 업체가 구축한 IDC에 입주하는 게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절이었기에 업계에선 의아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 때 결정이 현재 클라우드 수요가 폭발하며 '신의 한 수'가 됐다. 현재 이 회사는 IDC를 활용해 WEHAGO와 ERP 등의 솔루션을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방식으로 자체 공급하고 있다. 자체 IDC를 발판으로 모바일, 빅데이터, 인공지능, 블록체인 등 신기술 기반의 서비스 연계도 다른 SW 기업들보다 발 빠르게 진행 중이다.

더존비즈온 관계자는 "클라우드 사업에는 인프라가 필요한 데 준비가 빨랐던 만큼 그동안 쌓은 경험과 노하우를 통해 사업 목표를 계획한대로 실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NHN, 공공·지자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수요 공략

수많은 데이터를 처리하는 일이 일상인 인터넷 기업들도 데이터센터 사업에 관심이 크다. 자사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가 많기 때문이다. 국내 최대 포털사 네이버는 세종시에 단일 기업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의 제2데이터센터 '각 세종'을 짓고 있고, 카카오도 2023년 준공을 목표로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학교 에리카 캠퍼스 부지 내에 서버 10만대 이상을 운영할 수 있는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지을 계획이다.

한게임, 페이코, 벅스 등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NHN은 데이터센터 확장과 글로벌 클라우드 사업 진출을 통해 2025년 1조원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려놨다. 지난 2014년 통합 클라우드 솔루션 '토스트(TOAST)'를 내놓으며 시작된 NHN의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해 전년 대비 2.5배 성장한 1600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광주 AI 데이터센터 조감도 / 사진 = 광주광역시
광주 AI 데이터센터 조감도 / 사진 = 광주광역시

올해 NHN은 클라우드 사업 브랜드를 'NHN 클라우드'로 새단장하고 보다 공격적인 글로벌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를 위해 회사 측은 도심형 데이터센터인 ▲판교 데이터센터와 더불어 스마트 제조와 스마트 시티의 핵심 인프라인 ▲김해 데이터센터와 세계적 규모의 국가 인공지능 데이터센터인 ▲광주 AI 데이터센터 설립을 통해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을 확충하고 있다.

이와 함께 NHN이 디지털 전환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지자체와 공공 부문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NHN은 지난달 공공·지차체 영역에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고 데이터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전문 자회사인 NHN엔터프라이즈를 설립했다. 자회사 대표는 NHN에서 클라우드사업그룹총괄을 맡고 있는 김동훈 전무가 겸직한다.

NHN엔터프라이즈는 최근 전라남도, 순천시와 함께 공공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및 스마트 IT산업 밸리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에 따라 NHN엔터프라이즈는 순천시에 20년간 3000억원을 투자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및 스마트 IT산업 밸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구축될 데이터센터는 정부가 지정한 공공 클라우드센터로, 2025년까지 전라남도 소재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 이전 등에 대응할 예정이다.

김동훈 NHN엔터프라이즈 대표는 "공공 분야를 포함한 산업 전반에 클라우드 기술 도입 및 전환이 빠르게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내 클라우드 전환 및 기술 저변 확대를 위해 앞장서 나가겠다"고 말했다.

남도영 기자 hyun@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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