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인디 뮤지션으로 살아남기#
마지막화. 온라인 공연에서 가능성을 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오프라인 공연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위버스와 네이버 브이라이브 같은 팬덤 플랫폼은 온라인 공연 송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는 이미 인기있는 대중적인 뮤지션들만 만날 수 있다. 홍대 공연장에서 만나던 인디 뮤지션들을 팬덤 플랫폼에서 만나기는 쉽지 않다. 말 그대로 '인디'이기 때문. 플랫폼에 수익을 가져다주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럼 인디 뮤지션들과 이들의 팬들은 어디로 가야할까? 다행히 음악의 다양성이라는 가치를 지켜가기 위해, 인디 뮤지션들에게 무대를 제공하는 기업이 있다. 비대면 공연 플랫폼 프레젠티드 라이브와 영상 없이 오디오 라이브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아티스트카드'가 그 주인공이다. 


'록덕후'가 본 온라인 공연의 가능성 '프레젠티드 라이브'

먼저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 캠페인에 무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던 비대면 공연 플랫폼 프레젠티드 라이브는 비대면 온라인으로 라이브 이벤트를 수익화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다. 티켓 판매, 굿즈 판매, 기부 등 다양한 수익모델을 지원한다. 

백명현 프레젠티드 라이브 대표는 흔히 말하는 '록덕후'였다. 미국 메탈밴드 '드림 시어터'를 좋아한다. 하지만 그는 록 음악이 좋다는 단순한 이유로 #우리의무대를지켜주세요를 지원하지는 않았다. 온라인 라이브 공연의 가능성을 본 것이다.

비대면 공연 플랫폼 프레젠티드 라이브 / 사진=프레젠티드 라이브 제공 
비대면 공연 플랫폼 프레젠티드 라이브 / 사진=프레젠티드 라이브 제공 

백 대표는 "프레젠티드 라이브가 추구하는 가치는 다양성"이라며 "다양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자생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이 비전"이라고 말했다. 록 음악을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이같은 철학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것이다. 

특히 프레젠티드 라이브는 온라인 공연이 아직 생소한 사람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들끼리 온라인 공연을 보면서 소통하는 것이다. 백 대표는 프레젠티드 라이브에서 13번이나 공연한 뮤지컬 '광염 소나타'를 통해 팬들이 서로 소통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전했다. 공연을 여러번 하다보니, 온라인에서 서로를 알아보는 사람들이 생겼고 커뮤니티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덕질'도 같이 해야 재밌다는 말이다. 이같은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프레젠티드 라이브는 VOD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신 재방송을 해 시청자들끼리 대화하며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백 대표는 프레젠티드 라이브의 최종 목표는 구독 서비스 형태라고 강조했다. 매주 공연이나 뮤직토크 등을 만들어 팬들이 공통의 관심사를 위해 모이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그는 "인디씬에 구독 서비스를 적용시킬 수만 있다면 이는 대한민국 인디씬을 움직이게 하는 혈액이 될 것"이라며 "만약 현실화 된다면 인디 음악을 다음 단계로 진화시키고, 더 많은 인디 뮤지션이 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운드에 집중하는 아티스츠카드

여기 영상 없이 오디오 라이브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기업도 있다. 바로 음악 플랫폼 스타트업 아티스츠카드다. 아티스츠카드는 대표 서비스로 회사명과 같은 온라인 공연 플랫폼 '아티스츠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아티스트의 목소리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오디오 라이브 공연을 서비스 하고 있다.

아티스츠카드는 지난달 15일부터 43명 인디 뮤지션들의 오디오 라이브 릴레이 공연을 진행중이다. 공연은 오는 9월 12일까지 이어진다. ▲싱어게인의 출연자 박경환 ▲K팝스타 시즌4 출연자 이설아 ▲인디 밴드 전기뱀장어의 보컬 황인경 ▲히든싱어5 우승자 김민창 등 다양한 뮤지션들이 6개월간 랜선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들려주고 청취자들과 소통한다. 

온라인 공연 플랫폼 아티스츠카드 / 사진=아티스츠카드 제공
온라인 공연 플랫폼 아티스츠카드 / 사진=아티스츠카드 제공

아티스츠카드 관계자는 "사실 유명 뮤지션들은 코로나19에 큰 영향을 받지 않지만 직격타를 맞은 이들은 인디 뮤지션"이라며 "인디 뮤지션들을 위한 오디오 라이브 공연을 통해 무대를 잃은 인디 뮤지션들에게 온라인 무대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 공간을 마련해주고 싶었다"고 전했다.

아티스츠카드에는 '후원' 기능도 있다. 이를 통해 인디 뮤지션이 오디오 라이브 공연에서 수익을 낼 수 있는 것. 후원으로 신청곡을 요청하면 인디 뮤지션이 그 노래를 불러주는 형식이다. 더불어 신청곡을 요청하는 것 같이 오프라인 공연에선 하기 어려운 일들이 온라인 공연에선 가능해 뮤지션과 팬 사이의 유대관계를 더 돈독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이에 더해 아티스츠카드는 연내 영상 라이브 기능을 추가하고 유료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유료 공연을 위한 공연장과 설비 등 인프라도 준비하고 있다. 

아티스츠카드 관계자는 "온라인 무대에 충분한 가능성을 봤고 앞으로도 온라인 공연이 중요해질 것"이라며 "최종적인 목표는 어디서든 편안하게 누구나 음악 라이브를 할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공연이 공존하는 시대

코로나 시대에 각각의 비전을 갖고 인디 뮤지션에게 무대를 제공한 두 기업, 그리고 앞서 온라인 공연을 기획한 기획자와 무대에서 공연하는 인디밴드들은 모두 온라인 공연이 오프라인 공연을 대체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오프라인 공연의 현장감을 온라인 공연에 온전히 담을 수 없다는 것이 그 이유다.

하지만 온라인 공연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들 역시 없었다. 온라인 공연과 오프라인 공연이 각각의 특징을 살려 공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각종 첨단 기술이 동원된 온라인 무대는 온라인 관객들에게 그동안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재미도 더해준다.  

특히 물리적 거리로 인해 오프라인 공연에 갈 수 없는 사람들에게 온라인 공연을 좋은 선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종식된 이후 온라인 공연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지 지켜보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이성우 기자 voiceator@techm.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