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논은 하루빨리 후속 제품을 내놓아야 한다"

 

 

#신세경 따라잡기 #인생은 템빨 #남은 건 물욕뿐


직장생활의 고단함에 지칠 때면 꼭 한번쯤 스치는 생각이 있다. 나도 유튜브 한번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 가장 시작하기 좋은 장르를 꼽자면 아마 '브이로그'일 것이다. 인생은 '템빨'이지 않겠나. 배우 신세경은 아이폰과 저렴한 삼각대만으로 브이로그의 대명사가 됐지만, 그런 외모와 요리 실력과 귀여운 강아지가 없기에 일단 장비부터 갖춰야 하겠다.


"액션캠만 있으면 뭐라도 할 줄 알았어"


본편에 앞서 잠시 기자를 거쳐간 액션캠의 역사를 짚어보자. 첫 번째 기기는 소니 FDR-X300R이었다. 인기 IT 유튜버인 '가전주부', 'JM' 등이 자주 사용하며 추천하기도 한 제품이다. 2016년 출시됐지만 4K 촬영과 액션캠 최초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액션캠 본체와 화면을 볼 수 있는 리모트뷰가 분리돼 있어 항상 따로 챙겨야 하고, 충전도 따로 해야한다는 것이었다. 삼각대 역할을 하는 '슈팅그립'에 장착한 모습이 어쩐지 '가심비'를 채우기에도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와중 액션캠의 대명사 고프로 신작 출시 소식이 들려왔다. 오직 고프로 하나를 들고 세계여행을 다니며 인기 여행 유튜버가 된 '빠니보틀', IT 뉴미디어 '디에디트'에서 쓰는 바로 그 고프로 아닌가. 출시되자마자 소니 액션캠을 처분하고 고프로 히어로8으로 넘어왔다.

고프로와 함께 한 몇 번의 여행에서 깨달았다. 내가 액티비티와는 거리가 먼 정적인 인간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휴대하기 간편한 작은 사이즈에 하이퍼스무스(동영상 안정화)와 같은 강력한 기능을 탑재했음에도 정작 휴대폰을 꺼내 찍는 일이 더 많았다. 어떻게 찍히는 지 중간에 확인하기 어려워 답답했고, 발열도 심해 찍다 보면 고장나는 거 아닌가 염려되기도 했다. 꽤 비싼 가격으로 미디어 모듈을 별도 판매한다는 것도 어쩐지 얄팍한 상술 같았다.

고프로와 나와의 인연도 여기까지임을 직감했다.


'백종원'과 여배우가 사랑하는 몸값 높은 카메라 


두 카메라를 떠나보내고 눈에 들어온 것이 있었으니, 캐논에서 2014년 출시한 오디션캠 '캐논 빅시아 미니X'였다. SBS 예능 '골목식당' 애청자라면 백종원 대표의 손에 항상 들려있는 카메라를 잘 알 것이다. 바로 그 카메라다. 지금도 많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즐겨 사용하며, 유튜브에서는 인기 여자 연예인이 브이로그를 찍을 때 즐겨 쓰는 카메라로도 잘 알려졌다.

해당 제품은 캐논이 오래전 단종시킨 제품이어서 구하기가 쉽지 않다. 출시가격이 40만원대였으나 현재 중고 시세가 60~80만원, 새제품은 120만원~150만원까지 호가한다. 거의 한 놈만 걸려라 수준이다. 기자는 지난 겨울 운좋게 이베이 직구를 통해 40여만원에 구할 수 있었다. 정확히는 유럽버전인 '캐논 레그리아 미니X'지만 성능상 차이점은 없다.

바다를 건너온 캐논 빅시아 미니X의 생김새는 투박했다. 요즘 나오는 어떤 액션캠과도 다른 독특한 생김새에 들고 다니면 '그거 카메라예요?' 되묻는 이들이 많았다. 삼성전자에서 최근 출시한 '갤럭시Z플립'이 반으로 접은 상태에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수 있어 '캐논 빅시아 미니X''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캐논 빅시아 미니X의 장점은 자유자재로 전후면으로 자유롭게 틸팅되는 셀피 스크린과 탁월한 오디오 수음 능력이다. 아마추어 뮤지션들이 오디션 영상을 찍기 위한 용도에서 탄생한 만큼 사운드를 잡아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별도의 마이크없이 사용할 수 있어 편하고, 카메라 하단에 자체 스탠드를 이용해 식탁이나 바닥에 내려놓고 촬영하기도 용이하다. 다만 '1280만화소, 풀HD'까지 찍지 못하는 답답함은 참아야 하며 밤에 찍거나 달리면서 찍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해당 제품을 사용하는 한 유튜버는 "캐논 빅시아 미니 X는 셀피 스크린, 수음 능력으로 알려졌지만 진짜 장점은 배터리인 것같다. 다른 카메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배터리가 오래 간다. 오래 촬영해도 꺼진 적이 없고 심지어 발열도 없다"면서 "메인이 아닌 서브 카메라로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브이로그용으로 추천하겠느냐'는 물음에는 "아무래도 지금 나오는 액션캠들과 비교해 성능도 떨어지고 고장나면 AS가 불가능한 것으로 안다. 중고가가 비싼데 그 돈을 주고 사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고 전했다.

한계가 분명한 이 매력적인 카메라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다. 만약에 캐논에서 4K 촬영과 손떨방(OIS)을 장착한 후속 제품이 나온다면? 분명 전세계 브이로거들이 너도나도 장바구니에 담지 않을까. 캐논은 빅시아 미니X 후속 제품을 하루빨리 출시해야 한다.

 

김임수 기자 imsu@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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