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폰 지난달 순증 가입자 6만명…10개월 연속 증가세
이통사 2년 약정 끝난 가입자, 알뜰폰 유입
이통사보다 30% 저렴한 알뜰폰 5G 요금제 출시 예정
'자급제+알뜰폰' 인기 당분간 이어질듯

/사진=LG유플러스 제공
/사진=LG유플러스 제공

몇년 전까지만 해도 고사 위기에 처했던 '알뜰폰'이 최근 번호이동 시장에서 활기를 띄고 있다. 실제 국내 번호이동 시장에서 알뜰폰 사업자들의 점유율은 약 1년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알뜰폰은 기주파수를 보유한 이동통신망사업자(MNO)들로부터 설비를 빌려 독자적인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를 말한다. 

특히 올해 알뜰폰 사업자가 자유롭게 원하는 5G 요금제를 만들어 판매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5세대(5G) 상용화 2주년을 맞아 기존 2년 약정이 끝난 사람들이 저렴한 알뜰폰으로 갈아타려는 수요 등과 맞물려 가입자 증가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알뜰폰 순증 가입자 최근 1년새 '최대'

6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이동통신 번호이동건수는 43만7010건을 기록했다. 알뜰폰 순증 가입자는 ▲지난해 8월 9909명 ▲지난해 10월 1만3039명 ▲지난해 12월 4만3949명 ▲올해 1월 5만6426명 ▲올해 2월 5만6673명 ▲올해 3월 6만1105명으로 10개월 연속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자료=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자료=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이처럼 번호이동시장에서 알뜰폰 성장세가 지속되는 반면, 이통 3사의 가입자수는 점점 감소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 2만6325명, KT는 1만6907명, LG유플러스는 1만7874명의 가입자가 지난달 이통사로부터 이탈했다. 

알뜰폰의 인기가 식을줄 모르는 이유 중 하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 채널이 활성화되고, 이통사 마케팅 비용이 감소하면서 지원금 규모도 함께 줄었기 때문이다. 특히 고가 프리미엄 단말기 가격이 부담스러운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라인을 채널을 통해 자급제 단말기를 구매하고, 저렴한 알뜰폰 요금제를 쓰는 것이 '똑똑한 소비'로 떠오르게 된 것.


독자적 5G 알뜰폰 요금제 가능...소비자 선택권 'UP'

관련업계에서는 알뜰폰 가입자 증가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달부터 알뜰폰 사업자들이 다양한 5G 요금제를 내놓을 수 있도록 종량제(RM) 도매대가 방식을 허용키로 했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알뜰폰 사업자들이 이통사들의 알뜰폰 요금제를 그대로 가져다 쓰는 방식의 수익배분(RS) 방식이였다. 일반적으로 RM은 3G 요금제 등에 주로 적용됐고, RS는 LTE나 5G에 주로 사용됐다. 이번 개정으로 5G 요금제에도 알뜰폰 사업자가 종량제 도매대가 방식을 적용해 5G 요금제 설계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4~5월 출시 예정인 알뜰폰 독자적인 5G 요금제 예시. /자료=과기정통부
4~5월 출시 예정인 알뜰폰 독자적인 5G 요금제 예시. /자료=과기정통부

뿐만 아니라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에 없는 중간 구간대(1.5GB~30GB) 5G 데이터 상품을 출시할 수 있게 됐다. 당장 이번달부터 이통사 알뜰폰 자회사를 제외한 중소 알뜰폰 사업자 10곳은 최소 월 4950원~최대 월 4만4000원으로 구성된 5G 저가 요금제를 선보일 전망이다. 

아울러 정부는 올 하반기에 전년 대비 최소 10% 이상 망도매대가를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망 도매대가는 알뜰폰 사업자가 이통사에게 망을 빌리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을 말한다. 망 도매대가가 인하될 시 알뜰폰 사업자들은 이통사에게 지불하는 부담을 덜게 되면서, 더욱 다양한 종류의 요금제를 출시할 가능성도 커지게 된다.


'홍보 부족-셀프 개통' 진입장벽 아직 높아

이같은 알뜰폰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온라인 쇼핑몰과 근처 편의점 등에서 유심을 직접 구매한 뒤, '셀프'로 개통해야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밀레니얼+Z세대(MZ세대)를 포함한 젊은층들은 이미 온라인으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대리점 방문 없이 스마트폰을 개통하는 '셀프 개통'에 익숙하다. 따라서 알뜰폰 가입 과정에서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세대들에게 알뜰폰 진입장벽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알뜰폰을 개통하는 방법을 잘 모르는 중장년층도 많다. 또, 마케팅 경쟁이 치열한 이통3사와 달리, 알뜰폰은 홍보도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알뜰폰 관련 문의사항이 있을때 찾아갈 오프라인 대리점도 부족하다. 부족한 고객센터 역시 향후 알뜰폰 사업자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김경영 기자 management@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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