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신한은행 헤이영 카트라이더 리그 시즌1이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사실상 1, 2, 3위가 정해진 가운데 플레이오프행 티켓 한장을 두고 락스와 프로즌이 경쟁구도에 들어갔죠. 사실, 프로팀과 아마추어팀의 경쟁이기에 락스 입장에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외나무 다리에서 만난 락스와 프로즌

14일 매치는 락스와 프로즌에게 세상 어떤 경기보다 중요한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었죠. 이 경기에서 승리하는 팀이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확정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락스는 아마추어팀 릴리와 경기가 예정돼 있고 프로즌의 경우 2위인 샌드박스 게이밍(샌드박스)와 경기를 펼치는 상황이었기에, 누가봐도 이 싸움은 락스가 유리해 보였습니다. 프로즌이 최근 물 오른 샌드박스를 이기기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락스 게이밍 단체/사진=넥슨 제공
락스 게이밍 단체/사진=넥슨 제공

이에 비해 락스가 상대하는 릴리는 1승4패로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팀입니다. 플레이오프를 두고 펼쳐질 두 팀의 경쟁에서 락스가 유리한 상황에 놓은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게다가 두 팀 가운데 누가 더 절실한지를 묻는다면 단연 락스일 것입니다. 지난 시즌 준우승팀인 락스가 아마추어팀과 플레이오프 진출을 두고 싸운다는 것 자체가 너무나 자존심이 상하는 일입니다. 


기로에 놓인 이재혁

락스의 승리가 점쳐지기는 했지만 이재혁이 흔들리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습니다. 조금은 지친듯도 보였습니다. 이재혁은 지난 10일 개인전에서 조1위를 박인수에게 내주고 2위로 16강 승자조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물론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이전의 파이팅 넘치는 주행은 볼 수 없었기에 팬들의 걱정은 더욱 커진 듯 보입니다.

이재혁은 이제 기로에 놓였습니다. 과거 문호준도, 유영혁도, 박인수도 겪었던 일입니다. 팀이 부진에 빠졌을 때 이를 극복하는 선수가 '레전드'에 등극합니다. 팀과 함께 나락으로 빠지는 선수는 그저 개인리그에서 우승 몇 번 한 선수로만 기억됩니다.

락스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락스 이재혁/사진=-이소라 기자

그렇기에 이재혁에게는 14일 릴리와의 경기가 어느 때보다 중요했습니다. 모든 부담감을 떨치고 다시 팀을 이끄는 에이스로 거듭날 수 있을지를 시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습니다. 


PO 진출 확정 지은 락스...부진 탈출, 이제 시작이다

1경기에서 프로즌은 샌드박스에게 세트스코어 0대2로 완패했습니다. 프로즌의 성적은 3승3패, 세트득실 -1, 트랙득실 -2였습니다. 락스가 릴리를 상대로 완승을 거둔다면 단번에 순위가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락스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릴리를 상대로 세트스코어 2대0 승리를 따낸데다 트랙스코어도 +5를 획득했습니다. 결국 이재혁은 자신의 손으로 팀을 플레이오프에 올려 놓았고, 락스의 연패도 끊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재혁은 그렇게 스스로 일어서는데 성공했습니다. 단순히 아마추어팀에게 1승을 했다는 객관적인 사실뿐만 아니라, 약점으로 지적됐던 스피드전에서 이재혁이 그야말로 '멱살'잡고 올라가다시피 할 정도로 '캐리'하는 모습을 제대로 보여줬죠.

락스는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습니다. 그리고 이재혁도 오랜만에 환하게 웃었습니다. 이제 플레이오프에서 락스는 조별 예선에서 패했던 팀들과 맞대결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재혁과 락스의 눈물겨운 싸움은, 이제 시작입니다. 

이소라 기자 sora@techm.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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